이별, 그거 별 거 아냐. 이별 치유법

그 사람이 떠나갑니다. 내게서 떠나갑니다.

그 사람이 멀어집니다. 내게서 멀어집니다.

눈물은 멈추질 않고 말조차 더 나오지 않고

나 이렇게 널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건가 봐

난 그리워, 네가 그리워

죽을 것만큼 널 사랑한다고

보고 싶어서 너무 보고 싶어서

보낼 수가 없는데, 자신 없는데.

-       그 사람이 떠나갑니다, 이소라

떠나가는 사람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정말 끝인 것처럼, 끝난 것처럼, 끝처럼, 떠나가는 그 상대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그 자리에 한동안 멍하니, 혹은 펑펑 울면서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간다. 여기서 반전은 여기다.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어 있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화장을 지우다, 변기에 앉아서 펑펑 울다가, 베개가 다 젖도록 울어서, 아침에 쌍꺼풀은 사라지고, 눈조차 뜰 수 없을 지경이 되어도, 우리는 학교도 가고, 회사도 간다. 각자 일은 한다. 그래야 하니까. 현실 앞에 감정은 나약한 존재며, 또 그 현실이 있기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이 사람이 지금 내 눈앞에서 멀어지는구나, 난 또 혼자 되는구나, 어찌 사나. 어떻게 지우나, 이제 그렇게 퍼주던 사랑의 대상은 떠나고, 이제 내 사랑만 남았구나. 잔뜩 자기 연민에 빠져서 울어대도, 그 사람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그게 이별의 현실이다. 잔인하고 정 없는 말이지만, 서로 좋다고 물고 빨고 해도 결국 끝이 있지 않던가? 그 끝이 지겹거나, 지치기만 한대도 아름다운 이별이라 말할 수 있으나, 또 어떤 이별은 얼마나 더럽고 추잡한가? 하지만 참 이상하게도 그 본질은 이별이 치유 되서야 온전히 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어서 그 시간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그러니 제발, 자신의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별의 아픔을 가중시키지 말았으면 좋겠다. 보고 싶고, 그립고, 아직 내 사랑은 여기까지지만, 이별을 인정하면 어느새 평온이 찾아오고, 다른 사랑도 찾아오지 않던가, 말이다. 사랑을 끝났고, 상대가 보고 싶고, 그립고, 한동안 아픔은 통과의례일 뿐. 적어도 자신을 괴롭히며, 자존감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이별에 푹 빠져 살지 않기를.

몸을 괴롭혀라!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감정적으로 힘들 때 꼭 나오는 한 장면이 있다. 헬스장. 미친듯이 운동하고 땀을 뺀다. 그거 괜히 나오는 거 아니다. 감정을 다스리는데 몸을 괴롭히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다. 펑펑 울고, 잠도 못 자고 퀭하고 있지 말 것. 집구석에 처박혀, 친구의 전화도 받지 않고, 엄마 잔소리 속에 밥도 먹지 않고 그러지 말 것. 아플 만큼 아파라. 단, 그것을 너무 마음과 감정에만 쏟지 말고, 육체와 정신, 반반씩 배분하라. 그 중에는 몸에 탄력도 생기로 저절로 다이어트도 되면서 배변 활동도 돕고 카타르시스까지 하게 하는 운동이 제격이다. 그것도 매우, 격한 운동!  

갈 수 있는데까지 가봐라!

흔히들 하는 말로, 하는데까지 해보면 미련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그래서 끝까지 가보길 권장한다. 단, 혼자서 놀아라. 혼자서 추억과 기억을 곱씹고, 상대에게 편지도 띄우고, 그러다 불쌍한 나를 위해서 자기 위로 편지도 쓰고. 혼자 말 그대로 쌩쇼를 해볼 것. 휴지 한 통을 다 쓸 만큼 울어도 보고, 상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을 푸지게 욕도 해볼 것.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건 혼자 해야 하고 혼자서 감당해야 된다는 것. 술 먹고 전화해서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미저리처럼 직장, 집 앞을 찾아가 눈물로 호소하거나, 그러지 말라. 자존심을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건, 어쩌면 상대가 나를 놓친 것에 대한 후회를 감소 시키는 일이다. 가장 위대한 복수는 깨끗이 잊어주는 것이라고 하지 않던가? 언젠가 시간을 흘러, 당신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아무렇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때, 비로소 당신의 소중함이나 애틋함을 깨닫는 것이야말로 통쾌한 일 아니겠는가? 당신에 대한 기억이 미저리 같거나, 집착덩어리 같아서, 더 빨리 헤어졌어야 했어, 이렇게 사람 질리게 만들지 말란 얘기다.

혼자 여행을 가라!

혼자 여행만큼 배우고, 느끼는 일도 없는 것이다. 당장 휙 떠날 자신이 없다면 계획부터 잡는 것도 좋겠다. 그 계획을 세우는 동안, 나도 모르게 이별의 아픔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을 테니. 찰나적으로 울컥, 내가 왜 이런 것을 짜고 있지? 난 항상 둘이었고, 우리끼리 간 여행이 얼마나 좋았는데, 이딴 생각이 나더라도 멈추지 말고, 계획은 이어갈 것. 그리고 떠날 것. 이제 그 누구의 뒷모습도 바라보고 있지 말 것. 이제 당신이 뒷모습을 보여줄 차례라는 것.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면 한층 치유된 스스로를 대견해할 것이다. 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