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이별을 생각할 때
이지데이 2014.02.12 11:36:55
남자가 이별을 생각할 때
어떤 관계든 가장 슬프지만 명확한 팩트는 끝이 있다는 것이다. 사귀다가 결혼을 한다고 해서 끝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물며 연인 관계쯤이야, 지나고 보면 언제 내가 그랬던가, 시간이 약인 것 같은, 어쩌면 유한한 감정에 연연하는 관계쯤이야 당연히 끝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다만, 그 끝이 상대와 내가 동일한 때 올 리 만무하고, 감정을 만들어내는 호르몬의 유효기간도 저마다 다르니, 그것이 상대와 내게 상처를 주고 아픈 시간이 존재할 뿐. 요즘처럼 좀 가벼워지고, 쿨해진 세상엔, 지지부진한 남녀관계가 없을 법도 하지만, 여전히 남녀의 불문율이나 감정이나 심리는 비슷도 한 것 같다.
오늘은 남자의 이별이야기에 대해서 하려고 한다. 남자, 여자가 생각했을 때 때로는 찌질하고 하등한 존재에 불과한 이 남자들 때문에 여자는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가? 나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고, 한번만 만나달랄 때는 언제고 친구와의 술자리, 남자들과 어울림 자리마다 빠지지 않고, 여자를 등한시 하기도 한다. 어느 때에는 참으로 못된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어느 때에는 비겁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화가 날 때에는 제 아무리 사람은 자기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이기적일 수 있는지, 어쩌면 그렇게 한번을 지지 않고, 이성적으로 여자를 짓누르는지, 참 그럴 땐, 남자가 미워지고 싫어지기도 한다. 비겁하고 이기적인 남자의 모습은 이별을 고할 때도 티가 난다. 보기에 따라, 어째서 그것이 이기적이고 비겁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싶지만, 나쁜 놈 되기는 싫고, 여자 알아서 떠나주기 바라는 모습은 참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야속하고 분노가 일어나기까지 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웬만해서 직접적으로 이별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 변화를 통해, 여자가 먼저 알아채고 떠나갈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것이 남자의 비겁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나쁜 놈 되기는 싫고, 여자에게 그런 상처를 줄 수 없다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그렇게 여자가 더 큰 상처를 주니 말이다. 그리고 남자에게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라는 말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말을 한번이라도 들었다면 그건 순전히 뻥, 그것도 개, 뻥 이다. 남자는 절대 사랑하는 여자를 놔주지 않는다. 절, 대!
연애의 매너리즘, 권태기 슬슬 자유롭고 화려한 싱글이 부러워져.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시시한 데이트도, 연인의 잔소리도 없는 그런 때로. 그렇다고 연인 몰래, 바람을 피우고 싶지도 않고, 그럴 주제도 못되며, 그저 화려한 싱글이 되고프다, 자유롭게 친구 만나고, 여자친구의 불호령 따위 신경 거슬리지 않는 때로. 그리고 점차 나의 생활 깊숙이 들어와버린 그녀가 가끔은 성가시고 불편해짐을 느낄 때. 그때가 위험한 때다.
자꾸만 미래의 그림을 그리는 여자친구, 결혼의 압박이 몰려올 때
물론 장난으로 그녀를 만난 건 아니다. 한다면 그녀와 결혼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그것이 누군가를 책임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든, 좀 더 놀고 싶든, 아직 변변히 모아둔 돈이 없든 어쩌든, 그저 “결혼”이라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 나는 아직 자유롭고 싶은데, 자꾸만 결혼 이야기를 하는 그녀, 여자친구의 부모님의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육중한 부담. 아, 이런 남자 30대에서 이렇다면, 여자 입장에서는 결혼을 하던 안 하던 참 비추다.
이러면 안되지만, 자꾸만 비교 될 때.
사람이 아무리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일지라도, 과거의 일은 언제나 아름답게 미화된다고 할 지라도, 이럼 안되지, 안되지, 남자도 생각한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과거의 그녀, 심지어 지금 여자친구와 비교까지 된다. 게다가, 현재 여자친구는 이제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보인다. 남자의 사랑 호르몬 유효기간 만료 때가 온 것이다.
여자의 몸이 익숙해졌을 때.
섹스를 위해 그녀를 만난 건 아니다. 그녀를 사랑했고, 그래서 안고 싶었다. 좋아하면 만지고 싶고, 입맞추고 싶고 안고 싶고, 온 몸으로 그녀를 느끼고 싶어지는데, 이제 그러고 싶지가 않다. 서로의 몸이 너무 익숙해졌고, 새로울 것도 없으며, 편안함보다는 무뎌짐이 더 클 때에는 남자는 본능적으로 이별의 때가 왔음을. 남자에게 있어, 잠자리는 곧 사랑인데, 그것이 더 이상 매력이 없고, 하기 싫어진다면 이미 애정은 식었거나, 더 이상의 그녀에게 알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아, 이 모든 것은 핑계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지만, 모든 이별에는 사실 이러저러한 이유를 갖다 붙여도 다 핑계다. 드라마 속에서 현빈도 말하지 않았던가? 저마다 이별의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한계일 뿐이라고. 애정이 떨어진 것도, 이 관계를 유지할 마음이 사라지는 것도 모두모두, 다 자신의 한계일 뿐. 그러나 비겁하고 이기적인 남자는 그조차 인정하지 못한 체 저런 양상과 패턴으로 이별이 왔음을 핑계 댄다.
| 글 : Arom(ez작가) | 제공 : 이지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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