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데 좋아할 수 없는 남자
이지데이 2013.05.13 13:49:20
착한데 좋아할 수 없는 남자
애당초 지운 번호였는데, 끝자리를 보니 얼추 기억이 났다. 피할 이유 없었다. 전화를 다시 걸었다. 안받는다. 재차 걸지 않았다. 다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아무 말이 없다. 그리고는 툭, 끊는다.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뭐 하자는 건지, 장난 하는 건지.
헤어졌다고는 해도 아직 완벽히 정리 된 상태가 아니었기에, 다시금 감정에 휘둘리고 있었다. 전화를 걸었다. 음성으로 넘긴다. 다시 걸었다. 안받는다. 또 건다.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수 차례 시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전화기 넘어 소리는 이미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그제야 그녀는 아차, 싶었다. 다시 걸지 않는 거였는데.
“… 미안 해.”라고 운을 띄웠다. 자신이 없다고 했다. 그리고는 그렇게 전화는 다시 끊겼다.
처음에는 남자 관계를 의심하더니, 나중에는 사고가 맞지 않는다고 화를 내더니, 이제는 책임질 자신이 없다고 미안하다고 그만 보잔다. 아직 너무 좋지만, 너무 자신 없다면서, 혼자 안돼, 를 수 차례 연발하더니 끊어버렸다. 분명 그는 애교 많고 착한 남자였다. 제법 사랑스럽고, 제법 매력적인 남자였다. 그런데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닥이 드러났다. 착해도 소용없다. 이 자격지심과 피해의식과 자신감에 사로잡힌 남자는.
여자들이여, 이런 남자한테 정말 끌려 다닐 거니?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소위 ‘찌질’한 모습도 보이게 되고 못난 모습도 보이게 된다. 이런 말도 있지 않는가? 진짜 사랑했다면, 쿨할 수 있던가? 라고. 하지만 ‘찌질’도 정도껏. 못난 모습도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사랑에는 또 감정에는 혹은 그 이상에는 현실과 미래가 따르고 책임이 따르기에.
피해의식에 사로 잡힌 남자, 평생 고생 문
순한 남자의 이면에는 알고 보면 피해의식에 쩔어있는 경우도 있다. 정말 남자 중 ‘상’으로 못난 남자다. 피해의식에 사로 잡힌 남자는 일단, 잘 삐치고, 잘 토라지고, 마치 남녀가 바뀐 듯이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여자가 달래야 하고, 여자가 더 받아줘야 한다. 괜찮겠는가? 정말 괜찮겠느냐고 묻고 싶다. 이런 남자를 만나, 연애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결혼을 하고 심지어 애까지 낳았다고 치자. 그 그림은 안 봐도 현미경 아니던가? 좀 더 현명히 사랑하려면 이런 남자는 애당초 멀리 하는 것이 좋다.
눈치 없는 남자는 시작이 어렵다!
눈치 없는 남자 중에는 의외로 착한 남자도 많다. 하지만 여자의 화법은 직설적이지 못하다. 숨겨진 의미를 간파하여, 여자의 마음을, 여자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채길 바란다. 그런데 눈치 없는 남자 이런 것이 될 리 만무하다. 눈치 없는 남자와 여자의 메시지란 이렇다. 여자가 이를 테면 그 남자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가정 했을 때, 여자는 일단 운을 뗀다. “오늘 뭐해요? 어디세요?” 이렇게 그런데 남자는 곧이곧대로다 “집인데요. 이제 혼자 게임 좀 하려고요.” 이러면 뭐 진전 있겠는가? 말이다. 심지어 데이트 나와서도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여자는 점점 답답해진다. 아니 그럼 여자가 좀 직설적으로 해주면 좋겠지 않냐고? 대체 어느 만큼, 언제까지? 여자의 생리와 특성상, 그것도 매우 무리인 요구다. 더욱이 시작하는 단계라면.
거절을 잘 못하는 남자, 너무 착해도 탈 인 것을.
남자들이 착각한 것 중 하나!, 여자가 “저는 착하기만 하면 돼요.” “착한 남자가 좋아요.” 라고 말할 때 진짜 정녕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착하면 되는 줄 안다. 하지만 그 진실은 오직 자신 앞에서라는 이야기다. ‘남들한테도 착해’라는 의미가 아니란 이야기다. 저는 다정한 남자가 좋아요, 라고 했을 때 나한테만 다정하고 남들, 특히 다른 여자에게는 이보다 까칠할 수 없을 때 내 남자에 대한 만족도가 더 급상승한다. 하지만 보통의 남자는 다정하면 만인에게도 다정한 법. 착한 남자가 좋다고 했지 또 어디 여기저기 사람의 요구에 모두 거절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남자가 착하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이런 남자 만나다 보면 지치고 피곤하다. 본인들 문제가 아닌, 타인의 문제로 싸우는 일이 빈번할 테니.
용기 없고 리더십이 없는 남자, 모든 감당은 여자의 몫
남녀관계란, 처음 봤을 때 문제가 될 법도 하는 모습이 혹시 내 선입견인가? 내가 잘못 생각한 건가? 싶어서 그냥 지나치거나 간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 문제는 꼭 다시금 불거져 나오고, 그것이 화두가 되어 헤어지기도 한다. A가 B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조금 애 같다. 막내라 그런가 싶었다. 그런데도 두어 달 잘 지내나 싶었는데, 결정적인 순간 용기 없음은 물론이고, 리더십이 전혀 없었다. 남녀관계의 발전, 나아가 결혼이라는 문제에 봉착해서는 분명 남자가 리드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이 결여된 경우라면 그 모든 것을 여자가 떠 안아야 하는데, 현실 속의 남녀문제란 어디 한쪽에서만 다 한다고 완성이 되더냔 말이다. 다 저마다 각자의 역할도 있는 법인데.
| 글 : Arom(ez작가) | 제공 : 이지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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