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듣기 싫은 말
이지데이 2013.02.26 14:36:20
남자친구에게 듣기 싫은 말
또 시작했어!
그들의 싸움은 그것으로 시작되었다. 크게 다툼이 있고 난 뒤, 만난 고작 이틀째 다시 불붙은 싸움이었다. 그래 여자도 안다. 남자가 싫어하는 몇 가지 패턴의 말이 있다는 것. 하지만 그 이전에 남자가 말하는 그 “또 시작”이라는 빌미를 남자가 제공했다고는 생각해보지는 않았는지. 여자가 입만 뻥끗하여 속사포 같은 말이 시작되면,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또 시작이야?”다. 그래 또 시작했다 치자. 그럼 또 시작할만한 그것을 남자인 당신도 또 한 것은 아닌지 적어도 자신을 돌아보고 하는 말인가? 물론 문제는 서로에게 있다. 남자가 거슬리는 행동과 말을 했어도, 여자는 다른 패턴의 충고나 어필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또한 설사 여자가 또 시작했다 한들, “또 시작했어!”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이러지 말고 어떻게, 어떻게 하자!’라고 청유하며 다른 방법을 강구하지 않고 감정대립으로 맞선 것, 그건 어찌 생각하는가 말이다. 우리는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너무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여자가 남자친구에게 듣기 싫은 몇 마디. 그걸 아예 하지 말아달라는 게 아니다. 단지 싫어한다는 것쯤은 기억해달라는 것이지.
그 날이야?
여자에게 모멸감과 수치감으로 줄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남자는 알고 말했는가, 아닌가? 고작 생리 따위로 여자의 모든 감정이 좌지우지 된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의 일차원적인 생각. 물론 여자가 생리를 할 때에는 두통, 복통, 요통 등등 갖은 생리증후군으로 인해 예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여자도 있다. 좋다. 그 모든 것을 양보, 이해한다고 쳐서, 그런 말을 해도 된다고 치자.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여자의 신체적 특성을 비하는 말이라면, 적어도 열 번 할 것을 한번으로 해야 되지 않나?
미안하다고 했으면 됐지
그럼 여자는 그러겠지, “뭐가 미안한데?” “사람 죽여 놓고 미안하다고 하면 땡이겠네?” 이런 것이다. 미안하다고 모르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그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마치 무슨 큰 해결책이나 양보를 한 냥 으스되는 것. 여자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것이 남자에게 피곤함을 수반한다는 게, 남자와 여자가 접점이 없고 평행선을 이루는 차이이기도 하다.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이상한 일이다. 우리나라 남자들은 너무 남자인 대우를 스스로 챙겨 받고 싶어한다. 마초이자, 꼰대이자, 권위와 보수를 넘나드는 전통적인 이 말. 그렇다면, 묻고 싶다. 남자가 그럴 수 있다면, 여자 적어도 이래야 된다, 강요는 하고 있지는 않은지.
아, 알았어. 알았다고
안타깝다. 남자는 여기서 마무리를 원하고, 여자는 멈추지 못한다. 이건 누구의 잘잘못도 아니다. 듣기 싫은 말일지라도, 남자가 알았다고 할 때, 여자도 포기하거나 체념해주는 부분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그 남자가 도저히 되지 않는 것에 너무 열 올리지 말란 이야기다. 여자만 피곤해지고 정신건강에 해를 입을 테니 말이다.
어떤 말을 해도, 뭘 해도 마음에 안 들어?
모든 체념하듯, 자포자기의 이런 말에 여자는 상처마저 받을 지경이다. 서로는 서로가 좋아서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까먹는다. 키스나 잠자리를 할 때만 사랑이 아니다. 누군가 그랬다. 연애에 있어 좋을 때를 이야기하지 말라고. 어려움이 직면하거나, 곤란한 사건을 만났을 때 그때 상대의 언행을 보라고. 여자여, 또 남자여. 당신은 서로를 사랑하지 않은가 말이다.
왜 싸우려고 해!
이런 이야기 사실 참 많이 듣지 않았던가? 감정적인 여자와 이성적인 남자, 여자도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다소 격양된 말투와 감정이입이 너무 된 나머지 동요의 폭이 남자보다 커 보일 뿐, 그런데 남자는 한마디로 이 상황을 KO시켜버린다. 왜 싸우려고 해? 남자여 여자는 싸우려는 게 아니다. 좀 더 감정 표현이 당신네들보다는 큰 상태로 말할 뿐이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끝까지 또 이러는 거야?
어느 드라마에도 나오지 않았던가? “너는 그게 문제야! 끝까지 가려고 하는 것. 너와 내가 왜 안 되는 줄 알아! 네가 늘 끝까지 가기 때문이야. 알아?” 여자 주인공은 이에 “그래 나 끝까지 간다. 네가 뭐라고 해도 난 끝까지 갈 거야.”라고. 남자는 이쯤에서 이 상황을 종지부 찍고 싶고, 여자는 빨리 전부 털어내고 끝장을 보고 싶어하려는 것뿐인데. 결국 어찌되었든 끝을 내려고 하는 건 둘 다 동일한데, 그 시기와 타이밍이 좀 문제일 뿐.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 말이야 말로 뭐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이 말이 나온 상황이면, 남자든 여자든 뭐 어쩌지 못하는 상황임은 분명하다. 적어도 필자의 의견은 그렇다. 이 말이 나온 순간이라면, 뭐 어쩌라는 것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던지, 아니면 뒤 돌아서서 가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 글 : Arom(ez작가) | 제공 : 이지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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