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앞에서 조연일 수 밖에 없었던 사연
이지데이 2012.07.12 17:07:32
사랑 앞에서 조연일 수 밖에 없었던 사연
인생사를 돌아보면 짝이 되기 위해 누군가는 꼭 조연을 하고 돌아간다.
어떤 시청자들은 욕을 하면서 보고, 또 어떤 시청자들은 흥미롭게 보기도 하는, 다음날이면 인터넷기사가 쏟아지는 짝짓기 프로그램 “짝”에서 나온 자막에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그래 맞다. 조연. 사랑에 누가 주연만 있다 하겠는가, 2인자, 혹은 3인자의 설움을 누가 알겠는가? 어떤 주연은 인식하지도 못한 채 잊혀지고, 또 어떤 조연은 주연이 되기 위해 애만 쓰다가, 결국 주연은 해보지도 못하고 주저앉기도 한다.
사랑 앞에 조연 된 사연.
>죽 써서 개줬네. 연애 10년, 결혼은 6개월 만에 딴 여자와.
스무 살 때 만나, 십 년 내도록 사랑했던 그 남자, 당연히 결혼 할 줄 알았어요. 군대도 다 기다렸고, 취업 뒷바라지까지 했어요. 그렇지만 우린 헤어졌죠.
어느 날 그가 그러는 거예요. “널 만나면 내가 없어지는 것 같아.”라고…… 사랑하지 않는다, 다른 여자가 생겼다. 이렇게 말하면 울고불고, 원망도 했다가 분노도 했다가 그랬을 텐데 ‘내가 없어지는 것 같다’라는 말은 그야말로 충격, 멘탈붕괴이었어요. 힘들었지만 헤어져줬어요. 한 달간은 정말 술 먹고 전화도 하고, 집 앞에 찾아가 애원도해보고, 별 짓 다했는데, 그는 요지부동이었어요. 그러더니 그 뒤 얼마 있지 않아 대학 선배에게 들려온 소식은 더 청천벽력이었어요. 결혼한다고. 집에서 선보라고 해서 선을 봤는데, 일사천리 그렇게 진행이 되더라고. 스무 살에서 서른 살까지 내 청춘, 여자가 가장 예뻤을 그 시간, 전 대체 뭐한 걸까요? – 31세 K씨
>지금도 현재진행형. 내 남자의 첫사랑 지긋지긋해
처음 그 남자에게 끌린 건, 어딘가 모르는 우수에 젖은 듯한 그런 모습이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휴대폰 다이어리를 봤는데, 첫사랑에 관한 이야기더라고요. 사귀기로 하고, 단둘이 술을 먹기로 한 그날, 첫사랑 이야기를 물어봤어요. 그 남자 첫사랑 이야기를 하면서 울더라고요. 그러면서 나한테 미안하대요. 그렇지만 가슴 한 켠이 애리는 건, 그리고 지울 수 없는 건 사실이라고.
이해해달라고 했어요. 불쾌했지만, 제가 사랑하니 어쩌겠어요. 참아야지. 그런데 그는 아직도 다이어리를 적더라고요. 첫사랑에 보내는 편지처럼. 과연 이 남자에게 전 어떤 존재인 걸까요? – 29세 W씨
>쟁취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가버린 그 여자
지난 사랑으로 한참 힘든 그녀가 좋아졌던 그 순간, 어쩌면 저는 이런 일을 예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녀의 집, 그녀의 방 안에서 잠자리를 처음 하게 된 날, 물었어요 참 어리석게도 말이에요. “지난 사랑이 돌아와 만나자고 하면 만나겠냐?”고. 당연히 그녀는 아니라고 했어요. 제가 더 소중해졌다고.
그렇게 한 2년쯤 만났을까? 그 남자의 존재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을 그 즈음, 그 남자 차에서 내리는 그녀를 봤어요. 모른 척 했죠. 그리고 6개월 뒤, 여행을 가겠다는 거예요. 가족여행이라나? 그녀의 가족들과도 친밀하게 지냈기 때문에, 사실 그녀가 가족들과 여행을 가지 않는다는 것쯤은 금방 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것도 그냥 눈 감았어요. 그녀를 잃는 것보단, 그녀의 곁을 지키면 결코 저를 저버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으면서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자취를 했고, 그녀의 집과 불과 걸어서 5분 거리였기에 만난 지 1년이 넘어서는 사실 동네에서 만나거나 각자 집에서 데이트를 했는데, 굳이 약속을 잡는 것 자체가 불안했죠. 역시나 그녀는 헤어지자고 했어요. 저는 모른 척했어요. 그녀가 화를 내더라고요. 내가 다 알고 있는 것 자기도 안다고. 더 이상 자기를 못된 여자, 나쁜 여자 만들지 말라고. 그렇게 결국 가버렸어요. – 28세 S씨
조연이 있기에 사랑이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말한다면, 지금 가슴 아파하는 조연들에게 필자는 돌팔매를 맞을까? 사랑에 아파 보지 않은 자, 누군가 깊이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사랑 앞에서 냉정해야 할 때, 지지부진 못나고 찌질 해지며, 사랑이 쉽지 않다는 것 등을 배우거나 알지 못한다. 설사 지금 조연이면 어떠한가? 후회 없이 누군가를 향해 마음이 직진하였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당신 안에 당신은 조연이 아닌 주연이다. 조연이라고 다가올 사랑에 위축되는 못난이만 되지 않기를,
사랑을 꿈꾸는 자, 로맨스와 연애를 꿈꾸는 자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조연이어도 사랑하라. 조연이 늘 조연이라는 법은 없으며, 조연을 거쳐야 더 빛나는 주연이 될 수 있으므로 지금의 조연을 아깝거나 억울해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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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Arom(ez작가)| 제공 : 이지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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