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나는 열렬히 사랑했다. 그는 가난했고 나이도 많았으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우리 집에서는 당연히 결혼을 반대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무엇도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수는 없었다. 난 그와 도망을 갔고 결국, 우리 부모님은 날 딸에서 제외 시켜버리겠다고 했다.
자식 버리는 부모 없다던데...다 큰 성인이 되어 난 부모님께 버림 받은 딸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철 없던 나는 그와 함께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는 평생 나만을 사랑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반드시 행복하게 해주겠노라고 했다.
곧 아이가 생겼고 그는 더욱 일에 열심이었다. 입이 하나 늘었으니까 열심히 살아야 한다며.
전문대학을 나온 나에 비해 그는 상고 출신의 학력으로 월급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디자이너로 일을 했었고 셋...아니 홀어머니까지 넷이 살기에 별 걱정은 없었다.
그러다 예기치 못한 둘 째를 임신하게 되었다. 연년생이 된 거다. 이제 식구는 다섯이다.

아이 키우는 게 힘들어 일을 쉴까 생각하던 차에, 덜컥 둘째가 생겼으니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다.
둘 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며 그와 나는 대화 시간이 줄어갔다. 그래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사는 게 너무 힘들다며 못 마시는 소주를 병째 들이키던 지난 밤 그의 모습이 마음에 걸리던 날, 묘한 기분에 휩싸여 나는 조퇴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왠지 불안하다....그때 울리는 핸드폰 벨소리...시어머니의 울음 소리...
그가 약을 먹고 자살을 했단다. 잠깐 내 귀를 의심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는 그렇게 나를 떠났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던 그는 철저하게 나를 배신하고 떠났다.

1살 박이 아들과 홀시어머니, 그리고 뱃 속의 아이를 남겨두고. 나는 앞으로 어쩌란 말인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무거운 짐만이 내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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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요?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기고 정신과 치료부터 받아야 할까요?
배신한 남편의 어머니, 홀시어머니까지 벌어먹여야 할까요?

아이는 누가 키워야 하나요? 뱃속의 아이를 가지고 있는 채 야근하며 돈을 벌어야 할까요?
호적에서 파버리겠다고 노발대발 하시던 친정 부모님께도 돌아갈 용기가 안난답니다.
그녀는 ....어떤 삶을 선택해야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