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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백야행을 보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남자주인공은 하천에 꽃도 피우고, 아버지를 죽이고, 그녀를 위해 타인에게 해를 입히고 또 다른 살인까지 저지른다.
사랑은 별도 달도 따다 준다더니… 사랑을 하면 그렇게 되도 않는 용기가 생기나 보다.
물론 그건 허구인 드라마였고,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들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사랑의 힘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사랑을 하면 절대 안될 것 같은 것에도 너그러워지고, 세상만사가 아름다워 보이기까지 한다. 사랑의 힘은 그처럼 대단하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디까지 얼만큼 해보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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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이용하세요. |
그는 정말 고지식한 남자였어요. 보수적이고, 뭐랄까? 전형적인 한국 남성?
고등학교 시절부터 짝사랑하던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저는 많이 상처 입고 있었어요. 매일 밤 울고, 그렇지만 또 다시 그 남자를 그리워하고. 어떻게 직장을 다녔는지 신기할 정도였죠.
그렇게 만신창이 된 채 유령처럼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 날 그가 입사했어요. 성우가 필요한 한 프로젝트에 1년간 고용된 계약직원이었죠. 그는 프리 성우였고요.
그렇게 그와 처음 만났고, 그 시절 저는 회식을 빙자하여 술에 젖어 살았어요. 깨어있으면 고통스러울 뿐이었고, 그나마 회사에서 일에 시달리다가 동료들과 술이나 마시는 것이 유일한 비상구였으니까요.
그가 입사한지 한 3개월쯤 지났을까? 그가 제게 전화를 걸어왔어요. 아무 용건도 없이. 그렇게 매일을 전화하고 저는 몇 마디 할까? 그냥 끊어버렸죠. 매일 밤 12시면 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전 왠지 모르게 화가 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물었죠. “저 좋아하세요?” 그랬더니 아니라는 거예요. 그리고서도 계속 되는 전화, 저는 화가 나서 말했죠. 앞으로 전화하지 말아달라고. 나에 대해서 뭘 아냐고, 어떤 여자인지나 아느냐고. 그랬더니 그가 그러더군요. “날 이용하세요”라고.
사실 별 것 아니라면 아니지만, 저는 그 말에 아마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게 지금의 제 남편이죠. 지금 생각하면 그의 그런 말, 어떻게 그런 말을 했을까 싶을 정도로 신기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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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를 위한 사채 |
여자친구 다니던 회사가 폐업하기에 이르렀고, 그녀는 이래저래 고민도 걱정도 많은 상태였어요.
어느 날 그녀가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가 “바다가 보고 싶다”라고 말하는 거였어요.
전 사실 차도 없었고, 변변한 직장도 없는 가난한 복학생에 불과했고, 그녀의 바람을 들어주기에는 무리가 있었죠. 하지만 그녀에게 꼭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TV 광고 속 대출광고를 보게 되었고, 저는 그 방법을 썼어요. 과장을 조금 보태면 사채나 다름 없는 돈을 빌린 거죠. 필요한 돈도 있고 해서 오백만 원쯤 썼던 거 같아요.
그리고는 차를 렌트하고, 그녀가 필요한 몇 가지를 사고 난 뒤, 폐업하는 마지막 날 회사 앞으로 그녀를 데리러 갔어요. 깜짝 놀라더군요. 우리는 바로 동해로 떠났죠. 회도 먹고, 전망이 좋은 숙소에서 와인도 먹었어요. 하루종일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녀를 보면서 전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곤 그녀를 집으로 데려다 주면서 여행 뒤 쓰고 남은 사백만 원 좀 넘는 돈을 고스란히 내밀었어요. 사실 그녀는 집안에서 가장이나 다름없었기에 벌이가 한달 이라도 없으면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끝끝내 거절하는 그녀에게 빌려주는 것이라고 화를 내면서까지 억지로 그 돈을 주었어요.
4개월 뒤 그녀는 취직을 하였고, 저도 졸업을 하게 되었어요. 그녀가 백만 원을 내밀더군요. 나머지 돈은 천천히 갚겠다면서. 저는 그 돈을 받지 않았어요. 어차피 받을 생각으로 사채를 쓴 것도 아니었고.
아 그 돈의 정체요? 아직도 그녀는 몰라요. 아마 알면 저를 가만 두지 않겠죠. 아 그 돈이요? 다행히 갚았어요. 빌린 돈은 오백, 갚은 돈은 칠백 가까이 될 거예요. 갚기까지 전 좀 고달픈 생활을 해야 했지만, 그걸로 그녀가 마음 편히 취업활동을 했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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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오랜 기다림과 인내뿐 |
그는 바람둥이였어요. 대학시절부터 그를 짝사랑했으니까 아마 한 10년쯤? 그를 기다렸죠. 그에게 전 그냥 친구였어요. 남녀 사이 친구는 없다고 했지만, 그냥 대학 동기 정도로 늘 한 발짝 멀리서 그를 바라봤죠. 군대 가기 전까지도 우리 과 여학생만 다섯 명을 사귀더니, 그 많던 여자 정리하고 군대에 가더군요.
그 후 복학을 해도 그에게는 끊임없이 여자가 많았어요. 외모 덕도 있지만 성격도 좋고, 유머러스하고 집안도 좋아 늘 그의 곁에는 여자로만 가득했죠. 그도 또 그걸 즐기는 듯했어요.
헌데 이상하게도 복학한 이후로는 사귀는 여자는 없더라고요. 물론 따라다니는 수많은 여자들을 만나는 것 같기는 했지만. 어쨌든 공식적인 연애는 하지 않았어요. 친구라는 명목으로 저는 간간히 연락만 하고 지냈죠.
그러다가 그가 유학을 간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어요. 사실이었죠. 고백을 해야 하나? 기다려야 하나? 그곳에게 만난 여자와 결혼이라도 하면 어쩌나 참 힘든 시간이었어요.
그에게 고백을 하면 그나마 그를 볼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렇다고 또 그를 그냥 보내자니 불안했어요.
용기가 없던 저는 후자를 택했어요. 1년에 한번씩 그가 한국에 올 날만 기다리며 꼬박 3년을요. 그가 귀국한지 한 6개월쯤 지났을까? 어느 날 묻더군요. “넌 아직도 남자친구가 없냐? 어쩌자고 그래? 괜찮다면 나라도 만나볼래?” 꿈인가 생신가 했어요. 사실 그는 알고 있었대요.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지. 너무 오랜 노력이 가상해서 만나준 거라나?
하지만 그와 난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죠. 역시 사랑에도 인내가 필요한 모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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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사랑을 어느 만큼 지켜내는가’이다. 또 내가 한 사랑과 상대에 대해 최대한의 신뢰와 믿음 그리고 예의를 갖추는 것이다.
활활 열정 같은 사랑에 크나큰 이벤트나 만용보다도 중요한 건, 지금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노력하여 오랜 시간 지켜내는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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