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인 요즘, 한 푼 두 푼 모아 은행에 저축해도 원금에 붙는 이자가 너무 적다. 이런 상황을 이용해 부동산 분양 시장에서는 고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다수의 피해자가 가정주부라는 것. 부동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여유 자금을 투자하는 이들은 사기꾼들의 첫 번째 타깃이 되곤 한다.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에 살며 두 남매를 키우는 50대 가정주부 K씨. 그녀의 남편은 30년 넘게 한 의류 회사에 다니며 3~4년 뒤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다. 남편의 퇴직과 자녀들의 결혼 등을 생각해 안정적이고 꾸준한 투자처를 찾고 있던 K씨는 어느 날 한 일간지 광고를 보았다. 연 수익률이 무려 8%에 이르는 인천 송도에 있는 오피스텔을 분양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다음 날 모델하우스를 찾아갔다. 공사가 한창인 현장을 둘러보고 모델하우스 내부를 구경하고 나니,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쳤다. 또한 분양 담당 업체에서는 자기들이 직접 임대 운영을 진행해주고, 매월 1백20만원 이상 안정적인 수익까지 보장해준다고 했다. K씨가 가진 돈은 자녀의 결혼을 대비해 모아놓은 2억원 정도. 그녀는 남편의 반대를 무릅쓰고 분양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문제는 오피스텔 준공을 앞두고 시작됐다.

2014년 5월 준공된다던 오피스텔이 차일피일 공사가 늦어지면서 2015년 2월에야 완공됐다. 그러나 부실 공사로 인해 오피스텔 곳곳에서 누수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 K씨는 오피스텔을 최초 분양한 회사를 찾아갔으나 회사는 이미 폐업 상태였고 담당자와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인근 부동산에 들러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니, 최초 분양 당시 제시한 수익률은 말도 안 되는 내용이며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없이 많다고 했다. K씨는 현재까지 분양 당시 받았던 대출 이자만 1년 넘게 지불하고 있다고 한다. 결혼을 계획 중인 큰아들을 위해 오피스텔을 원금보다 5천만~6천만원 정도 싸게 팔려고 했지만, 부실 공사를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입주하려는 사람이 없다고. 그녀는 순간의 판단 착오로 남편 그리고 자녀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언성을 높이며 지내고 있다.

K씨처럼 조금이나마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이 되고자 투자에 나서는 가정주부가 많은데, 그런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부도덕한 일부 분양 업자들 때문에 평생을 허리띠 졸라매며 살아온 성실한 가정주부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부동산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분양 광고 전단지와 분양 업체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가격이나 임대료가 적당한지 알아볼 것. 인근 부동산에서 시세 조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둘째, 시공사가 건실하고 우량한 회사인지 알아볼 것. 자금이 부족한 회사의 경우 중간에 부도가 날 수도 있고 시공사에서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저가 자재로 부실 공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오피스텔을 급하게 매매하려면 대중교통과 인근의 문화 시설, 쇼핑·교육 환경을 확인해야 한다. 넷째, 분양 회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증거 자료(전단지, 분양 당시 녹취록, 시공사 공사 지연 및 부실 공사 하자 책임 증서)를 수집할 것. 문제가 생기면 소송을 통해 일정 부분을 돌려받을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