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패션이 K팝, K드라마, K영화를 타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향하고 있지요. 방탄소년단이 당당히 빌보드 1위를 거머쥔 것처럼, K패션 위상도 세계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드라마 열풍이 K콘텐츠 1.0 시대였고, K팝으로 세계를 정복하는 과정이 2.0이라면 지금부터는 드라마·패션·K팝이 융합한 K콘텐츠 3.0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패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인트렌드 대표가 한국인 최초로 영국패션협회(BFC)가 선정하는 런던 패션위크 공식 앰배서더(ambassador·홍보 대사)에 선정됐다. 영국패션협회는 2일(현지 시각) 정윤기 대표의 홍보 대사 선임을 발표하면서 “영국패션협회는 정윤기 대표와 손잡고 런던 패션위크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쇼 무대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의 홍보 대사 자격은 2022년 9월까지다.

영국패션협회 앰배서더는 그동안 영국 귀족 가문 출신 톱 모델 포피 델러빈,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부인 서맨사 캐머런, 보그 매거진 수석 평론가 사라 모어, ‘런던 패션 아이콘’이자 모델 겸 TV 진행자 알렉사 청 등이 맡아왔다.

정윤기 대표는 3일 본지 인터뷰에서 “런던을 비롯해 해외 패션 무대를 오랜 기간 찾아 교류했고, 2016년 한국을 대표하는 송지오 디자이너가 파리에 이어 런던 데뷔 무대를 가지면서 런던패션협회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됐다”면서 “창의성으로 가득한 런던 패션위크와 세계 패션계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도시 중 하나인 서울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간 영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알렉산더 맥퀸, 비비안 웨스트우드, 버버리 등을 비롯해 크레이그 그린, 에르뎀, 빅토리아 베컴, 시몬 로샤 등 2030세대가 열광하는 영국 브랜드의 국내 안착을 도왔을 뿐만 아니라 영국 패션위크 무대를 누비는 푸시버튼(박승건) 등을 국내외로 알리는 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캐럴라인 러시 영국패션협회징은 “한국을 넘어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윤기 대표와 손잡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한국이 영국 패션엔 무척 중요한 시장이기에 정윤기 대표를 통해 영국 디자이너들이 더 많이 알려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패션 스타일리스트라는 개념이 거의 없던 1994년 광고 스타일리스트로 출발한 정윤기는 김희애·김혜수·고소영·정우성·전지현·손예진·공효진·차승원 등 말 그대로 국내 톱스타 패션을 맡아왔다. 1999년부터 청룡영화상 MC를 맡아온 김혜수의 의상과 레드카펫 스타일을 전담하면서 ‘레드카펫 패션’이란 신조어도 탄생시켰다. 2014년엔 한국패션협회 주최 코리아 패션 대상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2017년엔 세계적 패션지인 비즈니스 오브 패션(BOF)이 꼽은 ‘세계 패션계 영향력 500인’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당시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패션’, ‘부부의 세계’ 속 ‘지선우(김희애) 패션’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넘어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완판’을 기록했다.

‘별그대’ 당시 국내 신진 브랜드나 다름없었던 안경 브랜드 젠틀 몬스터를 ‘천송이 패션’으로 각인하면서 세계 무대에 알리는 역할도 했다. 또 ‘동백이 패션’으로 알려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과 남성적 슈트에 여성미를 더한 드라마 ‘하이에나’의 김혜수 슈트 패션을 직접 완성하면서 국내 신진 디자이너를 해외로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