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시어머니에 외아들과 결혼했습니다. 시댁과 저희 집 거리는 10분 거리구요

애기가 이제 6개월이에요. 오빠를 저한테 뺏겼다 생각하셨던건지 저희 결혼하기 전부터 엄청나게 우울해 하시고 매일 외롭다 힘들다 엄마 신경좀 써라 하시면 저희 둘을 달달 볶으셨던 분입니다.

남자들은 좀 그렇잖아요. 결혼하면 와이프만 보지 엄마한테 조금 무심해지는 것 같은...

안그래도 무심한 아들이 결혼을 해버리니 더 외로우셨나봐요. 애기를 낳자마자 저희 집으로 매일 출근하십니다. 오빠에게 쏟으셨던 사랑을 손주한테 주는 것마냥.

심지어 제가 산후조리 할때 저희 친정 엄마가 저희 집에서 3개월 같이 지내시며 저를 도와주셨는데요. 친정엄마가 있으면 시어머니들은 잘 안온다던데 그게 눈치이고 예의라던데 저희 어머니는 눈치 같은거 없으세요. 주위에서 자주 가지 마라 이런 얘기 해줘도 '난 그런거 신경안쓰느데? 난 맨날 가는데?"라며 눈치 코치 없이 저희 친정엄마 앞에서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일부러 저를 골탕먹일려고 하시는건 절대 아니구요. 그냥 남 의식 안하시고 눈치가 없으세요. 그리고 다른 사람 얘기를 절대 안들으세요. 자기 얘기만 하셔요.

애기 놓고 초창기에는 제가 몸이 온전치 않아 저희집에서 같이 주무시면서 아기를 같이 봐주셨어요. 근데 이제 아기가 자리도 많이 잡았고, 잠도 잘자서 제가 혼자 보겠습니다. 하고 오시지 말라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아침 출근하시기 전에 1시간 정도 잠깐 오셔서 보시고 가는 정도가 됐어요. 근데 오늘 토요일이었죠. 모처럼 남편이랑 애기랑 같이 나가서 쇼핑도 하고 좀 그래보려고 했는데, 여차 없이 또 오신거에요. 같이 갈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같이 갔습니다. 너무 기분이 팍 상했어요. 어머니는 아이쇼을 절대 못하세요. 그냥 필요한게 있으면 가격 생각안하고 그냥 사십니다. 저희둘은 아이쇼핑 하는거 좋아하는데, 둘은 신나게 둘러보는데, 2시간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말씀도 없으시고 힘든 내색이 역력하셔서 집에 그냥 가자 하고 집에 왔습니다. 제가 아무 대꾸도 안하고 그냥 말도 잘 안하고 있었어요. 너무 싫은거에요.주말에까지 시어머니를 봐야 합니까? 그리고 남편 밥상 차리고 설거지하는 것도 애기 보는거에 치여서 근근히 하는데, 맨날 오시면 밥상 차리기도 싫습니다. 그냥 둘이서 간단히 먹으면 대충 차려 먹어도 되는걸 괜히 신경쓰이고 제가 왜 애기 보는 거에도 피곤해 죽겠는데 시어머니 상까지 차리고 설거지 해야 하는지 너무 싫습니다.

저 힘드니까 도와주신답시고 매일 오셔서 아가 잠깐씩 봐주시는건 정말 너무나 감사한 일인데, 제발 적당히 제 눈치도 좀 보시고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전혀 그런 눈치가 원래 없으신 분이라서,,,

그래서 제가 오늘 낮에 설거지 하면서 오빠한테 몰래 말했어요.

"오빠야 어머니한테 얘기좀 해줘. 나도 숨좀 쉬자. 내가 어머니 별로 안좋아하는거 오빠야는 알면서 맨날 365일 어머니랑같이 있으면 나는 언제 쉬는데? 어머니 안계시면 나도 설거지 하고 좀 드러눕고 할 수 있는데, 그런것도 안되고 너무 스트레스다 전부다"라고 말하니까 오빠가 알았다고 얘기하겠다 하더라구요.

근데 이건 그냥 제가 열받아서 오빠한테 말한거지, 이걸 오빠가 어머니한테 제대로 전달하리라 생각하지 않아요.ㅠ 와는 제 편이라고 열심히 제 고민 들어주고 어머니한테 전달해주려고 노력하는데, 남자라 그런지 말주변도 없고 별 효과도 없는 것 같아요 ㅠ  

그래서 결국 이건 제 숙제인데, 어떻게 어머니 한테 말해야 하는 건지? 아님 오빠를 시켜서 제대로 전달시켜야 하는건지 너무 답답하네요. 시댁 떨어진 곳으로 이사가고 싶지만 아직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ㅜ 친정은 너무 먼 곳에 있어서 저는 이곳에 친구도, 같이 얘기할 사람도 한명 없어요. 매일 봐야 되는 사람이 시어머니라 더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결혼 전부터 시어머니한테 질린 사람이에요. 신혼여행 가방 쌀때만해도 "OO이 팬티랑 반바지는 챙겼니?" 집에오셔서는 샤워하러 들어가는 오빠한테 "속옷이랑 수건은 챙겨줬니?" 이렇게 자기 아들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마마보이로 키웠죠. 오빠는 그게 너무 싫어서 싫ㄷㅏ고 어머니한테 말하지만 어머닌 변화가 없으세요. 아들 얘끼도 잘 안듣고 다른 사람들 얘기도 안들으니 그냥 자기 방식대로 계속 하시는 거에요"

항상 명령조에 "이거 해라 저러 해라 빨래 안개? 설거지 안해? 이건 왜 안해 저건 왜 안해?" 항상 이런 얘기만 하셔요.

나쁘신 분은 절대 아닌데 저랑 성격이 너무 달라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참견하고 챙기는 스타일이랑 자기가 주위 사람 피곤하게 한다는거 본인도 아시는데, 절대 고치질 못하시네요. 오죽하면  돌아가신 시아버님이 어머니한테 "니랑은 그 어떤 남자도 같이 못살거다"라고 말씀하셨데요. 주위사람들은 다 피곤해 하는데 자기는 변화가 없으시니 ㅜㅠ

그래서 사실 제가 3년만에 얼마전에 어머니한테 폭발했습니다. 아침에도 쌀을 씻고 있는데 밥에 콩 넣었냐, 콩은 이렇게 뿔려야 된다 어떻게 했냐 이렇게 했냐? 하시길래 속에서 쌓였던 말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저는 어머니 아들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림받으면서 크지 않았다고, 3형제 사이에서 커서 뭐든지 혼자 스스로 해와서 어머니가 그런 말씀 이거해라 저거해라 할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 받는다고 그런 말씀좀 하시지 말라고 말이에요. 너무 북받치고 짜증나서 서러워서 그만 울면서 펑펑 얘기해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답답하고 짜증나는걸 거의 1시간 정도 말했어요. 그 당시에는 어머니가 그래 미안하다 내가 성격이 좀 그래서,,, 라고 말씀하시면서 자중하시겠다고 하시고 가셨어요.

근데 나중에 오빠한테 들으니 집에가셔서 그게 너무 화가나셨나봐요. 며느리한테 무시당한것 같고 그랬나봐요. 오빠가 30분 정도 어머니랑 통화를 해서 그걸 이해시켜드렸다더라구요. 이렇게 저희 어머닌 유도리도 없고 남의 얘기도 잘안듣고 그래요.ㅠ 저희 시어머닐 설명하자 하니 이렇게 얘기가 길어졌네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사 가고 싶어요. 먼 곳으로 그렇게만 되면 신혼때처럼 맨날 시집 와라 와라 와라 이런 얘기는 피할 수 있을텐데,

지금은 둘쨰 계획도 없네요. 둘째 낳으면 시엄마 얼굴 더 보고 더 도움받아야 할 일이 많아질텐데, 벌써부터 그게 질립니다. 얼굴도 보기 싫고 같이 밥도 먹기 싫고 그냥 이제는 3년동안 너무 짜증나는 일이 많아서 아무리 뭘 갖다주시던 돈을 주시던 애기 옷을 사오시던 그냥 싫습니다. 그냥 멀리 떨어져 살고 싶어요.

저 어떻게 해야 하나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