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거 가지고 참
고운아 2015.02.25 13:37:25
내가 잔정없어서 무관심 쩔고 까칠하다
새언니와도
예의갖춰 얼굴보면 인사하는정도의 사이다
나보다 더잔정 없고 차가운
오빠랑 연애하고 결혼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무지 착한줄안다
명절때는 원래 못보고
자주봐서 모하나 연애하는것도아니고
절절하고 애틋한사이도 아닌데
부모님 생신때만 본다
올해 설엔 친정갔더니 있더라
사돈어른께서 여행가셨단다
뻘쭘하게인사했다
8년됐는데도 뻘쭘하다
큰집에갔다
오빠도 간단다
원래잘안 가는 사람 인데
걍 집에서 쉬라고햇는데 니가있는데 뭔걱정이냐는
알수없는 말을 한다
근데나도 잘안갔다 가기싫은이유는 큰집식구들
큰어머니가 먹는걸로 치사하게 하는지라
울엄마도 다 안다
친정아버지도
먹성이좋은데도 큰집에선 적게드신다
난 남자들 먼저먹을때 중간에 앉아서 보란듯이
뜨신밥에 국뜨신거로 두공기나 꿋꿋하게 먹는다
난 내조상님핏줄인데 여자라는 이유로
늦게 먹기 싫었다
큰어머니가나중에 먹으란다
여자들끼리먹는거라고
그런게 어딨냐고했다
배고파서 먼저 먹겠다고했다
어른말에 이야기길게 안하는데
대답안하면 할때까지 계속시키신다
그래서 말을 했다
실은 찌꺼기만 내놓을꺼 알고 내가먼저 실컷 먹고
큰어머니 앉아서 식사할때 죄다 내올속셈이였고
나는 이집 김씨니까 먼저 먹을꺼라고했다
큰버지도 아버지도 어르신들도 다웃으신다
신랑도 웃는다 오빠도 니를 누가이기겠냐며 웃는다
역시나 반찬 새로 안담는다
엄마밥이랑 새언니밥
내가퍼주고 국도 내가퍼줬다
밥도 꼭 한주걱씩 조금푼다
국도 국물밖에없다
큰어머니가 적게퍼준 갈비찜도 내가 다펐다
차례비도 동등하게 냇는데 일도 같이했는데
근데 뼈 밖에 없다 뼈만 쪽쪽 빨라는건지
그전에 남자들상엔 살도있고 양도 많았는데
새로 안담고 있다 냉장고에 넣어놨더라
자기식구들만 나중에 따로먹으려는
속셈인거 알고 냄비채로 가져와서
반찬 새로 다담고 밥도 새로 펏다
난왜 먹는걸로 치사하게 구는사람이
싫은지 모르것다
엄마는 통쾌한지 차안에서 계속웃고
아버진 임자 만 났다며 웃는다
싸가지없고 까칠하다고 욕할땐언제고
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