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지 일년 훌쩍 지난 주부입니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했었어요.

워낙 아이들을 좋아하기도 해서 나에게도 아이가 생기면 어떨까 상상도 많이 해 보았고요.

마침 결혼적령기에 신랑을 만나 20대 후반에 결혼하게 되면서 딱 좋을 때 아이를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네요. 

그런데 세상 일이 다 그렇듯 막상 결혼이라는 걸 해 보니까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무척 다르고 제가 본래 가졌던 생각도 변하게 되네요.

장거리 커플이었던지라 신랑을 따라 신랑이 사는 지역으로 옮겨 오게 된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친정과는 두 시간 거리로 떨어지고 시댁과는 오 분 거리..

결혼하기 전엔 여자들이 왜 그리 시댁을 싫어할까 시댁이 가깝다고 하면 왜 다들 기겁을 할까 했는데 살아보니 이제 모두 이해가 되네요. 왜 그런지는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상황에서 아이를 낳고 기를 것이 도무지 엄두가 나지 않다 보니 이제는 그냥 싫어지려 하네요.

친정엄마는 예전부터 손주가 생기면 봐주마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척에 계시는 시어머니께서는 신랑에게 결혼 전부터 손주는 절대 봐줄 수 없다, 나이 들어 고생하기 싫다고 못박으셨다네요. 그러시면서 산후조리원 가는 것도 너무 아까우니 내가 조리 해주겠다 하십니다.

손주를 꼭 할머니께서 봐주셔야 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 신혼부부들 대부분이 그렇듯 외벌이로 과연 아이를 기를 수 있을지 도무지 계산이 안 나오는 상황이고..

살고 있는 집도 너무 작아서(실평수 11평) 아기까지 세 식구가 과연 살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제가 지나치게 걱정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해서 털어놓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주저리주저리 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른 분들 생각과 의견이 궁금하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