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결혼한 지 한 달 된 새댁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시어머니가 자꾸 신혼 살림이며 이것저것 질투하고 탐내서 스트레스 받아요

결혼 준비하면서 신혼집 공사를 했어요
좀 오래된 집이고 이왕 고치는거 제 맘에 들게 해준다길래
주방 캐비넷이랑 화장실, 마루, 페인트칠을 했어요
주방 가전제품도 좀 낡아서 신랑이 바꿔줬구요
근데 냉장고 우리가 바꿀걸 신랑이 어머니께 카달로그에 있는걸 보여드렸더니, 본인도 바꿔달라고 하시더래요
근데 시댁 부엌도 캐비넷이 작아서 요즘 나오는 큰 냉장고는 안 들어가는 거죠... 저희처럼 아예 싹 뜯어내고 새로 하지 않는 한..
그래서 포기하시나 싶었더니 저희 집에 있던 낡은 냉장고를 낼름 가져가신 겁니다
본인 냉장고가 너무 낡았다는 이유로요
한 대 더 놓고 쓰고 싶으셨대요
저희 새 냉장고는 신혼집 들어가고도 2주 있다가 배달 왔거든요
그동안은 어머님 덕분에 주방을 쓸 수 없어서 시댁에 가서 요리하고 밥 먹어야 했어요

아니, 어머님 댁에 냉장고가 고장이 났거나 하면 제가 이해 하는데요
냉장고 멀쩡히 잘 돌아가고 김치냉장고도 있으십니다
게다가 어머니는 살림에 영 소질이 없으셔서 웬만한 반찬이며 국, 찌개까지 사다 드세요
그래서 가져간 냉장고 잘 쓰셨으면 제가 화가 덜 나죠
창고에 두고는 수납장처럼 쓰고 계시더라구요
저희는 냉장고가 없어서 시댁을 오가며 한 달을 생활했는데...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머님댁에는 신랑이 사둔 55인치 티비가 있었는데 식구들 아무도 보지 않았어요 신랑 외에는
저한테도 처녀적에 쓰던 38인치 티비가 있어서, 새 티비 살 거 없이 그 두 티비를 쓰자고 얘기가 됐죠
근데 아무래도 시댁에 있던거 가져오는거라 신랑이 "엄마 안방에서 보시는 티비 뚱뚱한 브라운관 티비니까 새거 하나 사드리고 55인치 티비 우리가 가져오자" 하더라구요
전 솔직히 40인치면 방에서 혼자 보시기에 충분할 거라고 생각하고 샀습니다
근데 아무도 안 보는 그 티비를 굳이 거실에 놓겠다며 떼를 쓰시는거에요
그러다가 신랑이 아무도 안 보는거 왜 그러냐고 하자 체념하신 듯이 보였습니다
(거실에 놓겠다는 이유가... 국이나 물 끓일 때 방에서 티비보다 자꾸 냄비를 태워먹으니 거실에 두고 티비를 보면 타는 냄새 나면 달려가지 않겠냐... 하시는 거였어요;;;;;)
그리고는 저희 집에 오셔서 거실에 티비 둔거 보시더니
40인치 너무 작다고.. 그거 안방에 놓을테니 거실에 둘 55인치 티비 새로 사달라십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저희 신혼집 페인트 색깔이 맘에 든다며 본인 집도 해달라..
냉장고도 새거 너무 좋다 바꿔달라..
(신랑이 너무 커서 안들어간다니까) 그러면 캐비넷을 새로 싹 해달라..

휴.. 제가 결혼한건데 대체 왜 어머님이 살림살이를 새로 하고 싶어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것 뿐이 아니에요
저희는 아직 신혼여행도 못 갔습니다
어머니랑 신랑이 같은 가게에서 일을 하는데 어머니가 본인 놀고 싶은 마음에, 가게는 어머니나 신랑 중 한명은 무조건 지켜야 하니까
"지금이 일년 중 제일 바쁜 시기니까 덜 바빠지면 가거라" 라고 해놓고 본인은 인도네시아로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그래놓고는 같이 여행 갔던 친구는 며느리가 뭘 해줬네 뭘 해줬네 자랑하면서 넌 뭐 받았니? 하는데 너무 자존심이 상하더라며 와서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제 앞에서!
그러는 난 뭘 받았나..... ㅡㅡ (그 집 아들은 의사랍니다)

아무튼 결혼은 제가 했는데 기분은 시어머니가 내고 싶어하십니다
신혼살림이니 새거가 많은게 당연한데 뭐 할 때마다 질투하고 탐내시는 시어머니, 이젠 두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