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은 교대근무입니다.
이번에는 불행히도 교대근무가 안맞아 임신14주인 저와 4살배기 아들이 2시간 30분을 운전해서 시댁으로 가야하죠. 전 회사를 다니고 있고 밤운전은 아직도 불안한지라(제가 동공이 큰편이라 빛번짐이 심해서 야간운전을 안해요.)
어머님이 전화하셨어요. 이번에는 언제 올거냐고.
신랑이 교대근무라 원래는 근무가 맞음 데려다 주고 올라가는걸로 해서라도 금요일 밤에라도 출발하려고 했는데 근무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그마저도 안되서 토요일에 일찍 올라간다고 하니
어머님이 웃으십니다. 헛웃음을 하시며 왜 금요일 저녁에 못올라오냐고
그래서.. 저 회사 끝나면 6시 30분 정도 되야 하고.. 애데리고 뭐하고 하면.. 늦어지고..
밤운전은 힘들다고.. 위험해서 안된다고.. 토요일 일찍 올라가겠다고 하니..
어머님이 왜 못오냐고만 하시네요..

솔직히.. 2월에 임신했을때 다른여러가지가 겹치긴 했지만..
그때도 제 부주의로 사고가 났었고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때 당시는 임신한걸 몰랐는데 그 다음주 임신한 상태에서 사고가 났다는걸 알았어요. 얼마나 놀라고..
그런데.. 아이를 잃었어요. 그리고 며칠후에..

이런 상황을 다 아시는데도.. 어머님은 무조건 오라고만 하시네요..
이번에 제사때도.. 혼자 운전해서 회사 빼가면서 갔었는데..
아직 입덧도 안끝났고.. 음식도 혼자하시는게 아니고 작은 어머님 두분이나 계시고..
저보고 그러십니다. 토요일에 장도 봐야 한다고..
첫애때 만삭의 몸으로 어머님하고 제가 운전해서 제래시장에 가서 물건 다 들고 장보고 왔었어요. 시장사람들이 모두 제가 가면 아이고 어쩌냐고 더운데.. 그땐 말복이 제사라서 한참 더울때였거든요.. 갈때마다 할머니들도 자리를 내주셨었죠. 전 어머님 눈치보느라 제대로 앉지도 서지도 못하고.. 그리고 장을 본 기억이 나는데..

이번에는 만삭은 아니더라도.. 한아이를 그리 보내서 그런가.. 솔직히 마음이 쓰입니다.
신랑한테 말해보고 싶지만.. 말해도.. 답이 없을걸 알기에 불씨 만들기 싫어 그냥 있네요..

휴우....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