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는 너무너무 이쁜 조카가 있습니다. 남편의 큰누나의 딸래미죠.
12살인데 얼굴도 엄마닮아 너무너무 이쁨니다.
헌데 조금 아픕니다. 자폐증이죠. 그래서인지 사람에게 곁을 안줍니다.
믿는 사람은 자기 엄마, 이모 그리고 저 입니다.
자기 아빠에게도 말도 안하고 오빠에게도 말을 안합니다.
저희 남편도 목소리들은건 제게 말할때 첨 들었다고 하네요.
저희는 연애를 6년해서 결혼 전부터 조카를 알고 지냈습니다.
조카가 세살때 누나가 큰 아이 병원에 가야해서 남편에게 한시간만 봐 달라고 맡겼는데
울기만하고 그래서 저를 불렀지요. 여자만 따르니까 혹시나해서요
제가 가서 안아주구 기저귀도 갈아주구 하니 자기삼촌옆에는 안가구 제 치마만 붙잡고 있다
잠이 들었습니다. 그 인연으로 자주 신랑이 데리고 나왔고 저도 많이 좋아 했습니다.
결혼을 한지도 5년째니 저를 잘 따르네요. 시어머니와 아버님이 신기해 하십니다.
큰형님과 걸어서 2분거리에 삽니다. 조카는 혼자서 학교에 다니지 못하기 때문에
형님이 매일 학교까지 데려다 주구 데려오곤 하는데 가끔 제가 데려오기도 합니다.
형님도 좀 쉬시구 저도 보고싶어서요. 저희 집에도 자주 오고 4살먹을 우리딸도 좋아합니다.
많이 표현하지 않지만 제가 좋아하는 떡복이를 해주거나 옷을 사주면 제게
"언니 사랑해~"(제게 언니라고 합니다.) 하며 손을 꼭 잡습니다.
최고의 애정표현이죠. 너무너무 사랑스럽습니다.
하지만 형님의 시어머니는 아이를 너무너무 미워합니다.
얘만 아니면 자기 아들이 이리 불행하지도 않고 자기 손자가 웃으며 지낼꺼라며
올때마다 형님에게 이혼을 요구하며 아이들 데리고 나가라고 합니다.
그럴때면 자기 아들과 큰소리로 싸우죠.
너무 싸우다 보니 형님도 지쳐 이혼하는게 편할꺼 같다고 말합니다.
그 할머니 정말... 대단합니다. 말끝마다 아이에게 병신이라고 하고 손찌검도 서슴치 않습니다.
아이가 가끔 무서우면 실례를 하는데.. 그럴때면 뺨을 때립니다.
한번은 그걸 보고 제가 너무 화가나서 그만 하시라고 하며 아이를 데리고 돌아서는데
제 머리채를 잡으시며 상관마라고 합니다.
그걸본 형님과 제 신랑이 (고모부는 안계셨음) 말리고.. 큰조카는 방으로 휙 들어가 버리구
나중에 애들 아빠와 형님에 미안하다고 하는데 정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본인의 손주인데,... 그것도 그리 이뿌게 생긴 손주인데.. 어쩜 그리 모질게 대할수 있는지
조카가 실례하는 경우는 대부분 할머니가 오셨을 때 입니다.
그래서 할머니가 오시는 날에는 제가 조카들을 다 데리고 옵니다.
큰 아이도 어른들 싸우는걸 보면 안좋을것 같아서요.
결국 올 추석에 큰 일이 터졌습니다. 시댁에 내려갔던 형님이 음식을 하는 사이에
애들 할머니가 작은 아이를 데리고 나갔는데 혼자 돌아온것 입니다.
나가는 것도 아이 오빠가 보고 엄마에게 말해서 동네 방네 찾아다녔는데...
할머니 집에와서 하시는 말이... 옷사주러 나갔다가 잃어버렸다.
그러곤 밥차려와라 배고프다..
아이는 나중에 찾았습니다. 아이 아빠가 찾다가 안보여서 혹시나 해서 마을 근처에 고아원을
여기저기 다녔는데... 그 중 한곳에 아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맡겨다더군요.
그 후로 연을 끊겠다고 올라오셨고 내년에는 이민을 가신답니다.
원래 계획 중이시긴했는데 홀시어머니에 하나밖에 없는 아드님이신 고모부는
아이를 미워해도 부인을 미워해도 본인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차마 발이 안떨어졌던 거죠. 연세도 많으시니...
하지만 이번일로 바로 추진하셨고 내년 2월에 떠나 신다고 합니다.

너무 너무 이뿌고 착한 우리 조카를 이제는 못볼것 같네요.
형님 내외는 다시는 한국에 나오지 않을꺼라고 합니다.
한국이 이제는 무섭다네요.(아이키우며 주위시선은 정말 끔찍했습니다.)
가기전에라도 많이 보고 많이 이뻐해야겠어요.
큰조카가 제 남편에게 "삼촌, 아이(우리딸) 좀 크면 꼭 놀러와야해요"
하는데 눈물이 왈콱 쏟아지네요. 오늘도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
작은 조카가 제 손을 꼭잡고 놓지를 않아 밥도 왼손으로 먹었네요.
정확히는 몰라도 분위기때문에 그런것 같은데...
휴,,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