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승]]


뽀오얀 피부 젖살담아 포동포동
두볼 머금은 초롱초롱 동자승

깨물고 싶은
채 여물지 않은 다섯손가락의 긁적임에
햇님의 따사로움 가득담아
반짝이는 까까머리

연못속 조그마한 물고기의 움직임에
흔들리는 작은 물결의 잔영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신 자비보다도
연꽃의 온화한 미소보다도
백팔번뇌와 윤회의 끝없는 질문보다도

지금 이 순간 동자승의 두눈 가득 담긴
연못속이 경이로운 세상인가 봅니다

자그마한 얼굴 그리 무거울까
두손모아 턱고여 바라봅니다

산속의 적막함을 깨우듯
맑은 새소리의 흔들림에
큰 하품 앙증맞은 기지개
너무 작아 연못의 작은 흔들림에도
기우뚱거릴 동자승의 그림자

큰 깨달음을 얻은 듯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뒷짐지며 가녀린 헛기침까지 하며
산사로 뒤뚱뒤뚱 아기걸음을 옮깁니다

***짧은 생각 하나:너무 귀여워 다가가 품안에 꼭 껴안아주고 싶은 아기 동자승.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고 싶은 꼬마 동자승.
나이드신 스님 흉내라도 내는 것일까요?
뒷짐지며 산사로 사라져 가는 모습보며 두손 합장해 봅니다.

스님이 되게 하려고 부모님이 스스로 보낸 동자승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거나
생계곤란등 여타 이유로 부모에게서 버림받는 경우
미혼모의 아픔으로 버려진 아이
미아가 되어 고아원등에 위탁되었다가 오는 경우
이혼한 부모 그 어느쪽으로부터도 선택받지 못하고
늙으신 할머니등에게 맡겨졌다가 할머니 사후에 오는 경우등
상처받은 영혼을 간직한 동자승이 많다고 합니다.

한번 상처받은 저 순수한 눈망울이 두번다시 상처받아
눈물맺히는 일이 없기를 합장속에 속삭여봅니다.
부디 혼탁한 세상의 더러움이 저 동자승에겐 오지 말아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