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갑작스럽게 다가온 이별.

너에게는 오랜 기간 힘들었을 연애.

사귀자는 말보다

헤어지자고 입 밖으로 말을 꺼내는 것이

몇 배는, 몇십배는 더 힘들었을 것을 알기에

나는 끝끝내 너를 잡지 못했다.

이제는 자신이 없다는 말을 내뱉은 너를 보면서

나를 더이상 못 쳐다보는 너를 보면서

가슴이 미어졌다.

사람을 잃는 것이 너는 두렵다 하였다.

그때는 미처 몰랐다.

네가 말한 좋은 오빠, 동생 사이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이렇게 남보다 더 못한 존재보다는 더 낫다는 것을.

같은 방에서, 복도를 지나치며 너를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찢어진다.

너는 어떨까.

나는 항상 생각한다.

하지만 알 수가 없다, 너의 마음을.

일주일동안은 그저 슬펐다.

나는 구겨졌었다.

도저히 펼 수가없었다.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나는 깨달았다.

참 힘들었을 너를.

아픈 기억이 있는 너를, 보듬어주지 못한 너의 실망감을 나는 깨달았다.

그러면서 나는 또 하나 깨달았다.

성숙하지 못한 나의 모습을.

뒷통수를 얼얼하게 맞은 것 같았다.

난 스스로 성숙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돌이켜보니 나는 그러지 못하였다.

헤어진 이유가 이거구나 라고 깨달았을 때.

나는 감사함을 느꼈다.

네가 이렇게 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평생을 모르고 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랑한다면 놓아주어야 한다는 말.

모두 개소리인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사랑한다면, 좋아했다면 놓아줌으로서 편해진다고.

그 사람도, 나도.

그렇게 나는 또 하나를 배우며

성숙해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