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남성입니다. 연애는 손에 꼽을 정도로 했었구요.

같이 일하시던 분이 괜찮은 여성이 있는데 이혼했고 6살 여자아이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제 학교 대학교 후배라고. 세살 아래더라구요.

그냥 저냥 친구로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에 만나도 괜찮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나온 후 1년 뒤 술자리에서 만나게 되었고, 그날 같이 가졌습니다. 담날 어색하게 전화했고 어색하게 답을 하더군요. 며칠 뒤 저를 보자고 연락이 와서 만났고 그때 자신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딸아이와 교회라고 하더군요. 부담없이 만나면 된다는 말을 하고 그렇게 계속 연락을 했더랬습니다. 부모님께는 만나자는 말을 차마 못했었지요. 그러다가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있다가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택시를 타고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공원에서 둘이서 맥주를 먹다가 키스를 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었지요. 부모님께는 그냥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씀만 드렸었구요.

둘이서 만날때 아이는 여자 부모님께 맡기고 주변 아이친구집에 맡기고 그렇게 했습니다. 같이 여행도 다녔구요. 한달반 정도가 지나서 아이의 생일날 자전거 선물을 한 이후부터 아이와 같이 만나는 시간이 많았졌습니다. 그런데 아이의 얼굴이 전체적인 윤곽은 엄마를 닮았으나 눈이 엄마를 닮지 않았더군요. 아마도 아이 아버지를 닮았겠지요.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어서 성격이 좀 까칠하더군요. 그렇게 짜증을 부리면 그 얼굴이 그렇게 부담으로 다가오더군요. 둘이 만나는 시간이 점점 줄고 아이랑 같이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양가적인 감정이 들더군요. 난 일단 연애하는 것이 좋은데 지금 겪는 이 시간은 결혼없이 육아부터 하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이제 우리 사이가 많이 가까워졌으니 이제 같이 생활하는 것에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에 대한 마음도 조금씩 열리고 있었구요. 하지만 집으로 초대하는 것은 끝까지 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서로에게 살짝 벽이 생기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어느날 통화도중에 저에게 불편한 것이 있냐고 묻더라구요. 그래서 가끔씩 아이얼굴에서 아이아빠의 모습이 떠올라 불편하다고 했지요. 바로 헤어지자고 말을 할 줄 알았는데 그런게 아니라고 이렇게 저렇게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제가 너무 속좁은 마음을 먹었다고 미안하다고 했지요.

그 이후 그녀의 얼굴을 직접 본적은 없습니다. 만나자고 해도 이렇게 저렇게 해서 거절을 하더라구요. 그게 지친 저는 해결책을 찾아야하지 않냐고 했지요. 그 답은 저에게 있다고 해서 해결하지 못할 것 같다고 이제 정리하지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부모님께 그녀에 대해서 사실대로 말했는데 역시나 돌아오는 답은 그 여자는 절대 안된다였습니다.

이별한다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만나자고 하니 시간을 갖자고 해서 2주 정도 지난뒤 만나서 내가 이래저래 잘못했고 앞으로 이렇게 하겠다 말을 했는데 자신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자기는 혼자가 아니라 딸과 하나인데 그 둘을 동시에 받아드리지 못하는 남자는 힘들다. 축복받는 결혼생활을 하고 싶은데 둘의 결혼은 넘어야할 난관이 너무 많다.... 제가 함께 이겨나가자 하니까 자기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싫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카톡으로 이래 저래 매달리고 글도 많이 보냈는데 멀리서 응원하는 친구가 되자고 하더군요. 대신 통화는 아직 부담스럽다고.. 그게 1주일 전이었는데 그 사이에 이것저것 일상적인 대화를 많이 보냈습니다. 대신 답은 1:10정도의 비율로 왔구요. 

어제 문자가 왔더군요. 만나는 사람이 생겨서 이제 친구로도 연락하기 힘들다고. 그래서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낸뒤 통화를 했습니다. 대체로 그 동안의 안부를 물었고 새남자는 어떤지 물었는데 민망해서 왠만하면 그 얘기는 하지 말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불쾌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 통화를 끝냈습니다. 통화도중에 되지도 않게 최근 소개팅을 해서 두번정도 만나는 여자가 있다는 거짓말은 왜 했는지 모르겠네요.

두서없는 긴글이었네요. 결론은 결혼과 출산을 경험하고 그 아이를 혼자키우는 과정에서 많은 성장을 한 여성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고 배움을 얻었는데 그리고 그 경험을 계속 같이 하고 싶은 마음도 확립되었는데 이젠 그 분을 잊어야하겠지요? 근데 잊을 수 있을까요? 계속 같이 하고  싶어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