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잘지냈거든요 정말 좋았거든요 근데 덜컥 임신이라니 저도 겁나고 미치겠는데 나보다 더 안절부절 하더라구요. 알죠 같이 황당하죠 생각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 일어났는데 본인도 힘들겠죠 그래도 낳든 지우든 여자 몸으로 하는일인데 여자가 더 힘들지 않을까요 어떠한 위로의 말도 듣지 못한채 낳겠다는 저에게 마음대로하라고 니 인생 잘생각하라고 나몰라라하고 그런 쓰레기라도 놓지 못해서 뱃속에 아이를 생각하니 헤어지자 말도 못했습니다. 근데 수술하겠다고 확실하게 정한것도 아닌데.. 같이 밥먹는데 제가 술을 좀 좋아합니다; 근데 술마시라고 저한테 그러더라구요 평상시엔 당연히 반주겸 맥주한잔해야지 할텐데 뱃속에 생명이 있는데 술마시라니. 당연히 지울거라고 생각했겠죠 그래도 아직은 아닌데..그리고 지우겠다면 수술비반은 주겠다는말에 저도 이기적이지만  태어나지도 않은아기와 앞으로의 내 앞날중에 저를 택했습니다 그리고 수술 당일날 수술실 들어가는데 왜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아직도 트라우마 때문에 남자는 만날 생각이 없네요.. 수술실 앞에서 그사람은 "잘하고와" 라고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없네요 대체 뭘 잘하고 오라는건지 수술 후 도저히 너무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프고 진짜 다 싫고 너무 비참하고 이별통보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또 그런 사람이라도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붙잡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혼자 있고싶어" 였어요 남자도 힘들겠죠 그래서 진짜 혼자 있고 싶은건줄 알았는데 볼링치고 놀러다니고 만화방다니고 하..진짜 사람새끼 맞나 싶더라구요 하루 한달 계속 잡아도 돌아오는 대답은 혼자 있고싶다고.. 저는 정말 궁금한게 임신했다는 말 듣기 전날까지도 진짜 너무 좋았고 행복했는데 임신이라는말에 여자친구한테 정떨어지고 싫어지고 수술당일날도 수술끝나고 너무 아파 울며불며 회복실에서 배부여잡고 너무 아프다고 울부짖던 여자친구가 하나도 생각이 안날까요 정말 안부 한번 물어봐줄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전화해도 돌려버리네요. 대체 정말 궁금해요 진짜 어떻게 한순간에 정이 떨어지고 그런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도 잔인하게 놀러다니고 매몰차게 날 버릴수가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