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사귄 남친과 한달 정도 시간 갖기로 했어요
우핳핳핳 2016.05.09 13:53:23
안녕하세요
저는 28살, 남친은 31살로 사귄지 2년이 막 되었네요
술자리에서 처음 만났고 처음 만난 그 날부터 서로 조금씩 호감을 보이다가 연인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2년 동안 매일같이 함께 하며 서로 많은 것을 공유했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결혼까지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남친과 저는 작년부터 결혼자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번 황금연휴에는 셀프웨딩을 찍기로하고 조금씩 준비중이였습니다.
(남친과 저 둘다 스튜디오 촬영은 별로라고 생각했어요)
아! 그리고 저희가 양가 부모님이 서로 왕래가 있었던건 아니였지만, 서로를 집에 데려가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도 했었고, 양가 부모님들도 저희 둘의 결혼을 찬성하고 지지해주셨어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남친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셀프웨딩을 못찍겠다고 하네요. 우리가 아직 상견례를 한 것도 아니고 부모님들도 뭐라고 하신다고 찍지 말자는 겁니다. 처음에는 남친의 말에 동의했어요.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남친과 제가 생각한 셀프웨딩은 거창하지도 않았고 매우 소박한 마치 커플스냅과 같은 그런 거였어요. 그래서 그랬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밀려드는 서운함이란...:흑흑흑 서운함에 이틀동안 남친 전화, 카톡 다 씹고 잠수탔어요.
그리고 며칠 뒤에 만났습니다. 만나자마자 남친한테 왜 그랬냐고......부모님한테는 오빠가 잘 말씀드리면 되지 않느냐...우리가 생각한거는 그냥 소박한 스냅사진이였다고 이렇게 말 하면 되지 않냐고 말했더니 컨셉이 웨딩이라서 안된다고 하네요. 그러더니 자신이 요즘 너무나도 힘들대요. 직장 스트레스, 가족 스트레스 등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예전처럼 저를 알뜰살뜰 챙겨주기도 힘들고 결혼도...당장 할 생각이 없다고 하네요. 모든 말들이 너무나도 큰 충격이였습다.
남친의 말을 듣고 있자니 배신감에 휩싸여 덜컥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눈물을 흘리며 감정적인 상태에서 저도 모르게 남친한테 그럼 우리는 결혼도 안할거고 연애만하다 헤어질건데 그럴거면 지금 당장 헤어지자고 하고 집에 와버렸습니다.
그리고 일주일간 카톡, 전화로 간간히 연락을 이어갔고 저는 이 때도 배신감에서 벗어나지 못해 남친에게 "그만하자"라는 말을 수도 없이 했고, 그렇게 힘들면 힘든걸 훌훌털고 일어날 생각을 해야지 왜 답답하게 그러고 있냐고 상처되는 모진 말들은 다 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남친은 이별을 고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두 번정도 더 만나 이야기를 나눴고 남친은 말합니다. 자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지 않았냐...너를 챙겨주고 싶은데 그럴 여유가 없고 그리고 지금은 연애가 하기 싫다...버겁다... 나한테 한 달 정도 시간을 줄 수 있냐...대신 아무연락 없이...그래 줄 수 있어? 라고 물어보네요.
그리고 그 동안 제가 남친에게 보였던 수 많은 관심들이 남친한테는 조금씩 간섭으로 집착으로 느껴져서 힘들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지금저에 대한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지...정인지...잘 모르겠다네요. 제가 나를 좋아하기는해? 라고 물어보니 좋아한답니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마음이 100이었다면...지금은 51이랍니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그러면서 하는말이 너가 싫었으면 당장 헤어졌다고 합니다...... 저를 놓치고 싶지는 않은데..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붙잡아 놓는 것도 자기 입장에서는 너무 미안하다고 하네요. 남친은 한 달만 시간을 주면 힘든거 스트레스 다 떨쳐버리고 예전의 마음으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자고 했지만 제가 그냥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결국은
헤어졌고...남친도 받아들였고...그렇게 끝이났습니다...
집에 와서 혼자 울고불고 혹시나 남친한테 전화가 오지 않을까 싶어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모든게 후회스러웠어요.. 그리고 상황이 이렇게 되기까지의 가장 큰 원인은...."나"였구나....남친이 조금이라도 힘들어하는 모습 보일때 내가 말이라도 예쁘게 해줄걸... 남친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여줄껄...그랬더라면 이렇게 헤어지는 일도 없었을텐데....내가 남친한테 기대려고만했지 정작 나는 남친한테 기댈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도 않았구나...하나 둘 제 잘못이 떠올랐고 남친한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사과하고 싶은 마음에 다음날 무작정 만나자고 했어요.
고맙게도 남친이 못이기는 척 하고 나와줬고, 그 동안 미안했다고 이 모든 원인은 저라고 다 이야기 했습니다. 헤어지지 말자고 그 동안의 일들은 없었던걸로 하자고 했어요. 기다리겠다고... 혼자만의 시간을 원한다면 그렇게하라고 하라고 했습니다. 고맙게도 남친이 알겠다고 약속지키겠다고 하네요. 그래서 헤어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달 동안 재충전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에휴....얘기가 길어졌네요.
아, 그리고 중간에 남친이...ㅡ ㅡ
저도 변했으면 좋겠다네요. 다름아닌 살.... 제가 뚱뚱은 아니지만 좀 통통하거든요. 남친을 만나고 나서 매번 먹으면서 데이트를 하다보니 3키로 뿔었습니다. 처음엔 남친한테 이 소리를 들으니 꾀 충격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제가 관리를 못한건 사실이니까...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래도 자존심이 상해서 남친한테 그 동안 데리고 다니기 창피했구나, 이뿌다고 너가 사먹였자나 지는 뭐 안쪘나 등 뭐라뭐라 했더니, 절대 그건 아니라고 하네요...믿어도 되는건지...아무튼 제가 살빼서 예쁘고 샤방한 원피스, 청바지 입었으면 좋겠대요. 그 동안 내가 입은 원피스들은 뭐였지...ㅡ ㅡ 참나
자기 누나들도 사십대 초반, 오십대 초반이다...친척들 중에서도 살찐 사람이 별로 없다... 그리고 인사차 남친 집에 다녀온 날 남친 가족들이 남친한테 그랬다네요. 요즘 너도 살찐거 같고... 여자친구도 혹시 찐거냐고...그럼 좀 빼야되지 않겠냐고 했대요. 완전 기분나쁘더라구요.
자신들이 워낙 마르고 여리여리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으나.....제가 66사이즈 입거든요. 옷가게가서 산 프리옷도 앵간히 다 맞아요.
이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이 남자를 기다려야 하는건지....온 잡생각이 다드는 순간이네요. 아무튼 기다리면서 살이나 빼보져 뭐. 에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