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입하자마자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저는 27살 여자입니다.

 

3년 약간 넘게 만났고 약 3달전에 헤어짐을 선고 받고 현재까지 힘들어하고 있는중이에요.

 

전남자친구는 저와 세살 차이로 올해 서른입니다.

 

현재 가족들조차도 제가 헤어진 상태인지 모르고 있고 말할 용기도 나질 않네요.

 

 

남자친구를 처음 만난건 24살 봄이었습니다. 모태솔로나 마찬가지였던 저는 직장에서 만난

 

무뚝뚝한 남자의 대시에 처음으로 진지한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순진하기 짝이 없던 전 남자친구의 관계 요구해 왔지만 계속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만난지 3개월 되던 때 제가 수술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보여준 남자찬구의 모습에 마음을 열어서

 

관계를 허락하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콘돔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바보같고 멍청하게도 그렇게 계속해서 관계를 가지다가

 

그해 12월 저는 임신임을 확인하였습니다.

 

그와 저는 그당시 일자리도 변변치 않았고 나이도 어렸기 때문에 저희는 낙태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술을 많이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야간에 교대로 일하는 업무였는데 낮에 주로 술을 먹는 모습도 안타깝고 항상 결혼하자라는 얘기를

 

달고 살았던 남자친구였기 때문에 주간에 일할 수 있는 직장에 들어가길 바랬고 다음해 3월

 

남자친구는 전공을 살려 중소기업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적응도 어려워하고 힘들어 했지만 동료들이 다들 좋아서 적응도 잘해내더라구요.

 

그렇게 안정적으로 만나던 와중 저는 5개월 만에 다시 임신하게 됩니다...

 

역시나 콘돔을 안낀 것이 원인이었죠. 제몸을 망쳐가면서 저는 바보같은 짓을 한거에요.

 

욕을 먹어도 당연한 일이나 너무나 후회가 됩니다....

 

이아이도 역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제 뱃속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저는 곁을 지켜주는 남자친구가 있어서 우울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겉으로는 적어도 저와 제 남자친구는 행복해보였어요.

 

 

그러다 그해 12월에 남자친구가 이별을 얘기했습니다. 제 나이 25이었고 남자친구는 28이었습니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창창한 너를 데리고 살 자신이 없다. 능력도 없는 내가 너와 어떻게 결혼해서

 

살수 있겠냐 이런 뜻을 전하면서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보수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관계를 가지는 것에 있어서도 결혼할 남자하고만 해야 된다고

 

생각했고 결혼할 남자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에게 제 몸을 허락한 거였어요.

 

게다가 낙태라는 죄는 그와 함께해야만 그래도 덮을 수 있는 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더 좋은 남자에게 보내주겠다고 하니 화도 났지만 그남자의 생각과 마음이 너무 쓰리게

 

느껴져서 마음은 아니지만 그러겠노라 했습니다.

 

 

나름대로 그를 잊기위해서 바쁘게 지내던 와중 삭제했지만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오드라구요.

 

헤어지자고 해놓고 무슨 일인가 싶어 궁금은 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다른 번호로 다시 전화가 오길래 받았더니 그였습니다.

 

내심 반가웠지만 무슨일이냐고 차갑게 얘기 했어요. 헤어진 마당에 너와 내가 무슨 할말이 있냐 했죠.

 

처음엔 밥한번 먹자하더니 애원조로 돌변해서 자기가 잘못했으니 한번만

 

만나달라더라구요. 바보같이 그가 너무 보고 싶어서 일단 만나주겠다고 했어요.

 

3주만에 만난 그는 굉장히 초조해 보이고 굉장히 친절하더라구요.

 

자기가 잘못했다며 다신 헤어지는 일 없을 거라고 다시 만나달라고 하는데 솔직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제일 큰 건 믿었던 내남자에 대한 믿음. 그게 깨진 것이 가장 컷습니다.

 

그래서 헤어질 때 얘기 했던 것처럼 나도 여전히 니가 좋긴 하지만 우린 결혼은 안될거 같고 나는

 

평생 결혼할 마음이 안생길 것 같다고 말하며 그래도 괜찮다면 만나겠다라고 제 뜻을 전했어요.

 

남자친구는 그래도 좋다고 얘기했고 헤어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저희는 다시 알콩달콩

 

사이 좋게 올해 6월까지 만났습니다.

 

 

어떤 문제점들이 그를 헤어질 결심을 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헤어지기 전에

 

그에게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을 만한 이야기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는 5월부터 사회인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구가 너무 좋다며 주말마다 꾸준히 참석

 

하기 시작했구요. 그래도 그와중에 저를 만나는 시간은 쪼개어가면서 만났고 만나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아쉬워서 토를 달기는 했지만 남자친구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이해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지만 야구하는 시간도 부족한데 저를 만나기 까지 하니까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에요...

 

 

카톡을 읽지도 않고 씹길래 이렇게 연락씹을꺼면 나도 연락안한다고 선전포고를 하니

 

전화가 오드라구요....

 

전화온것이 너무 반가워서 화낸 것도 잊은채 일은 다 끝났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말은 앞으로 만나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이었습니다.

 

놀고 싶기도 하고 돈도 없다며 자유롭고 싶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래도 만난 세월이 얼만데 전화로 헤어지잔 말을 하는 건 아닌듯  싶어 만나서 얘기하자 했습니다.

 

울것 같아서 만나서는 얘기 못하겠다드라구요....

 

너무 화가 나서 알겠다고 한뒤 수신차단 카톡차단 할 수 있는 모든 건 차단했습니다.

 

 

 그리곤 한달간 외롭긴 하지만 나름 잘 극복해오고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리고 속으로 내심 다시 연락이 올거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연락도 오지 않고 남자친구의 근황도 궁금하기도 해서 여기저기 사이트 검색도 해보곤 했지요.

 

(저희는 주로 둘이서만 만나고 지인들과의 만남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와 헤어진 후 에 본 수많은 영화들을 발견했어요.

 

그중에는 조조영화도 있더라구요......

 

잘지내는 것 같았던 속이 한순간에 무너지고 손발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그때부터 겉잡을 수 없는 집착과 고통이 시작되었어요.

 

전화해서 나는 돈안드는 창녀였냐는 둥 내인생 망쳐놓고 너는 행복하냐는 둥 엄청나게

 

그를 괴롭혔죠. 제 악다구니에도 그는 무조건 미안하다는 말로 초지일관이었어요.

 

그러면 제가 또 미안하다 내가 이럴려고 그런게 아닌데 잘지내라...

 

이렇게 사과하고 또 다시 화내고 울고 불고 난리를 쳤었어요.

 

저는 그와 사귀면서 구속하거나 무슨일을 하는데 참견이 심한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헤어지고 난 뒤 엄청난 구속이 시작된거였어요...

 

그러다가 너무 보고 싶어서 만나자고 연락을 했습니다.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만났어요. 만나자마자 간단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한 뒤에 바로 눈물이 쏟아지더라구요.

 

그리고 제 눈물을 보고 그도 울더라구요. 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어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마시고 걸어가는데 그가 궂이 데려가 주겠다고

 

하드라구요. 그게 더 마음이 아파서 괜찮다고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뒤에서 몰래 따라왔었나봐요. 비가 갑자기 오니 제가 들고 있던 우산을 뺏어서 씌워주더라구요.

 

그만 가보라고 하는데도 끝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우기는데 순간 감정이 울컥하면서

 

한번 안아달라 했습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서 안아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미안하다면서 꽉 안아주더라구요

 

술김인지 용기가 나서 미친듯이 붙잡았습니다. 어디서 저한테 그런용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울면서 미안하다고 생각해볼게라고만 하드라구요.

 

아 이남자 정말 독하게 마음 먹었구나란 생각에 정말 괜찮다고 어서 가라고 보냈어요.

 

 

그리고 난 뒤 카톡으로 나 기다려도 괜찮겠냐고 물어봤어요.

 

답은 여전히 미안하다. 그 대답이 싫어서 대답안해도 된다고 했어요.

 

나 혼자 물어보고 답하고 하다가 잊어버릴 거라구요.

 

그래도 답은 미안해서 그러지 미안하다 이런 답밖에는 없더라구요.

 

순간 정신이 확들면서 이남자는 착한척하는 이별을 하고 싶어서 이런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독하게 헤어져야 겠다고 마음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숨쉴구멍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기적인 부탁이지만 내가 행복해지기 전까지 행복해지지

 

말라는 내용의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읽고 갑자기 차단 수신도 차단이더군요... 답을 못들으니 더 미칠 것 같고 화도 나드라구요.

 

내가 그렇게 무리한 부탁을 한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별 생각이 다들면서

 

다시금 집착을 하게 되었고 결국 그날 집앞까지 찾아갔다가 주인없는 집앞에서 기다리면서

 

원망과 독기만 마음에 가득차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원망어린 이메일도 그에게 보냈습니다. 내가 그렇게 이기적인 부탁을 한거냐구요.

 

 

그리곤 일체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7월이 지나고 8월이 되어서 그에게 이메일이 왔습니다.

 

제가 한말이 당황스러웠다는 얘기와 함께 자기를 잊고 잘살란 내용이었어요.

 

읽는 순간 속이 뒤집히더니 위가 너무 아프더라구요

 

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내가 잘 몰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또 원망이 들더라구요.

 

이제 해볼 것 다해봤으니 미련없다. 너도 귀찮고 힘들었겠지만 이별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라며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 뒤로는 연락을 해본적이 없어요. 그에 대한 원망도 사랑도 이제 생각보다 많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이제는 그가 왜그런 선택을 했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알고 싶어요.

 

내가 보낸 3년 넘는 시간이 없었던 걸로 되는 것도 너무나 아쉽고 인연이라는 것을

 

쉽게 잃어버리는 것도 아쉽습니다.

 

미련같아 보일 수도 있겠지만 미련일 수도 있겠지만 그를 친구처럼 만나고 싶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지 조언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