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일단 지금 1년 사귄 남자친구가 있어요

 

남자친구랑 고기먹고 있는데 갑자기 카톡이 울려서 엄마겠거니 하고 봤더니

 

뜬금없이 전 남자친구의 카톡이더군요..

 

 

2개월 사겼던 남자친구에요

 

제가 무지무지 좋아했던 남자에요.

 

솔직히 성인되고 그렇게나 남자를 좋아해본적은 그 남자가 유일하네요 제 인생에서.

 

원래 이기적이고 남자친구한테 잘해주지도 않고 그런 성격인데

 

제가 최대한 져주고 누가 잘못했든 제가 먼저 사과하면서 저딴엔 잘했습니다

 

 

근데 전남자친구는 저에게 잘해주지 않았지요

 

그의 직장이 저의집과 5분거리였지만 평일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투잡뛰고 주말엔 지방가고...

 

일주일에 2번정도 밤 12시 넘어서 만나서 그냥 누워서 얘기 좀 하다가 잠들거나

 

제가 일주일에 1번은 데이트 하고 싶다고 졸라서 영화한편 보거나 밖에서 밥먹고 들어오거나

 

했는데 그게 부담스러웠나봅니다.

 

저도 말론 이해한다고 했지만 미약하게나마 불만을 계속 얘기했었구

 

결국 그런 이유로 헤어졌어요. 차였지요.

 

자긴 사는게 너무 피곤하다고 미안한건 맞지만 노력할 생각도 솔직히 없다면서요.

 

 

사귀면서 초반에 친구들에게 조차 제 존재를 숨기려고 하고

 

나중가서 알리긴 했지만 저는 상당히 섭섭했습니다.

 

지금까지 사귄 남자친구들은 사귀자마자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그랬었는데

 

이 남자는 서른살먹고 그런남자가 어딨냐며 저에게 외려 화를내면서 잠수를 타고...

 

내가 그렇게 숨김당할만큼 못나지 않았는데..자존심 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좀 통통한 체형인데요

 

제 애칭을 아예 뚱으로 정해서 부르더군요. 뚱땡아 돼지야~맨날 그러고

 

처음 만날때 165/56이었고 사귀면서 58까지 찌긴했어요

 

살찐건 맞으니까 할말은 없지만 애인한테 그렇게까지 놀림받기는 정말 처음이었구..

 

헤어지고 나서 너무 열받고 분해서...

 

꼭 날씬해진 모습 한번 보여주고 싶어서 7kg을 빼기도 했습니다.

 

뭐 지금은 다시 쪘지만...ㅎ;;

 

아쉽네요. 이렇게 연락 올 줄 알았으면 살뺀거 유지해서 보여주기라도 하는건데

 

 

당연히 1년 반동안 연락이 없었으니

 

그리고 날 그렇게 매정하게 차버린 남자한테서 연락올거라고 생각을 전혀 못했죠

 

사과해도 받아주지 않고 절 차버리고

 

차이고 나서 제가 있는용기 없는용기 다 쥐어짜내서 돌아와달라고 오글거리는 편지를 써줬는데

 

그러고나서도 아무 응답도 없었고

 

저도 여자로써 2번 거절당하니 부끄럽고 창피하고

 

더이상 질척거리기 싫어서 저도 연락 안했습니다 그후로.

 

 

헤어지고나서 지금 남자친구 만나기까지 6개월동안

 

바로 어제 헤어진거처럼 너무 힘들었어요

 

겨우 2개월 사귄 남자인데 너무 좋아했어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더라구요

 

개인적인 사정까지 겹쳐서 정말 제 생에 암흑기를 보냈습니다

 

정말 살기가 싫더군요. 매일매일 울었고 항상 너무너무 우울했습니다

 

 

자포자기로 저한테 다가오는 남자들은 한번씩 다 만나보곤 했어요

 

제가 원하는 진실된 남자도 없고 그짓도 한동안 하고나니 너무 질려서

 

아 그냥 남자고 뭐고 돈이나 벌자고 생각한 시점에서

 

만난게 지금의 남자친구에요. 저에게 진실한 마음을 보여줘서 사귀게 되었지요

 

제가 뭐..똥차가고 벤츠탔다고는 지금 전혀 말할수가 없지만...솔직히요

 

그래도 저를 생각하는 마음은 진실한 사람이니까 그거 하나 보고 만나고 있어요

 

 

솔직히 지금 1년반이 지났지만 남자친구도 있지만

 

전남자친구 생각은 자주 나더라구요

 

좋아서 나는게 아니고 상처받았던것들, 헤어지고 너무 힘들었던게

 

트라우마처럼 각인이 되서 생각나면 우울해지고...그게 지금도 그렇더라구요

 

 

ㅇㅇ아 라고 제 이름을 부르면서 카톡이 왔는데

 

왠지 읽기도 곤란해서 읽지도 않고 그냥 냅뒀어요

 

당췌 이제와서 딱히 무슨말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연락오면 받아주는척하면서 뻥차버릴까..그런 우스운 상상도 자주했었답니다

 

근데 연락올거라곤 전혀 생각 안했으니까

 

그저 혼자 상상하면서 흐뭇해하는 자기만족에만 그칠 정도였죠 뭐

 

아쉽네요 살이라도 뺐으면 복수극을 한번 해보는건데 ...ㅋ

 

이제와서 연락한 이유가 궁금하기도 한데

 

어차피 사과하고 싶어서..라던가 잘지내는지 궁금해서 라던가..이런 빤한 이유겠죠?

 

그렇게 매정했던 남자가 이제사 저에게 무슨말을 할지 궁금해서 신경이 좀 쓰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