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초에 글 썼었는데 엄청 길어서 읽으신 분은 많지 않지만..

아무튼 이별한지 한달이 되어갑니다.

여자친구랑은 어쩌다가 안부 정도 묻는 상황이었구요.

여자친구가 제가 사는 곳 근처에 일이 생겨서 왔는데

잠깐 볼 수 있겠냐 해서 나갔습니다. 심장이 뛰고 긴장했는데 기대는 안했습니다. 희망고문일까봐.

그래서 카페가서 1시간 정도 같이 있었는데, 저는 정말 너무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눈만 마주쳐도 설레이고 좋더라구요. 그래도 섣불리 다시 만나면 안되겠냐고 하면 안될 것 같아서

일상적인 대화만 했습니다. 친구들이 여자 소개 안해줬냐, 헤어진거는 다들 알고있냐..그리고 여자친구의 가족 얘기도 듣고, 일하다가 상처받은 얘기..저 아니면 이런 말 할 사람 없다고 그런 얘기도 나누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근데 자꾸 시간이 갈 수록 여자친구는 이미 정리가 되어있고 저를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랑은 반대로..

걷다가 여자친구가 제 손을 잡아서 깜짝 놀랐는데, 습관처럼 잡았다고 본인도 놀라면서 이러면 안되는 사이인데 하는 겁니다.  어느 정도 선을 느꼈죠.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제 뒤에서서 어깨를 주물러 주는 겁니다. 기운내라고.. ^^ 여기서 확신을 가졌습니다. 아 정말 편하게 지내려고 하는구나.  그리고 서로 헤어지고 집으로 가면서 온 카톡은 이랬습니다.

'힘든데 괜히 불러내는거 같아서 미안했어'

'그래서 그냥 집에 간다고 연락하려는데 기다리고 있더라..'

(여자친구가 뭐때문에 왔는지 대충 알고 있어서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미안하고 고맙고..'

가능성이 전혀 안보이는 걸까요. 희망고문 인걸까요.

여자친구가 부모님 몰래 절 만나는 것에 스트레스도 많았구요, 헤어지기로 마음 먹고 절 안만나니까 마음은 편했답니다. 취업 문제도 스트레스 였고..그리고 오래 만나면서 제가 이제 너무 편해졌답니다. 오늘 같은 경우는 허전함에 저를 찾은거겠죠..? ^^

정말 너무 사랑하는 여자입니다. 제가 매달리고 잡으면 스트레스를 줄까봐 참고 참고 참았습니다.

사귀면서 너무 이기적이었던 제가 이 순간 만큼은 덜 이기적인 것 같네요.. 하하

부모님한테는 말씀 드린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고생했다고.. 여자친구가 그동안 힘들게 했으니 제가 마음고생 심할거라고..

저도 무조건 잡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정말 나아진 사람이 되거나 같은 이유로 헤어지지 않게 되어서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사람 마음이라는게 다 제 마음 같진 않으니 매달리는 건 너무 일방적인 강요가 될 것 같았습니다.

제가 너무 생각이 많은 것 같네요. 하지만 그만큼 소중한 사람이라 너무 조심스럽습니다.

여자친구가 이지데이 하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