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떨어져있어보자고 했다..

부모님의 끔찍한 반대로 둘다 지쳐나가 떨어져서 숨조차 쉬기 가파르던 시점에서
그냥 잠깐 헤어져있어보자고 했다..

그래도 6년을 그렇게 사랑했는데..
지금 연락 없는 거..내가 그냥 포기하고 돌아서길 기다리고 있는 거지?

잠깐 헤어져있었던 적 지난 번에도 있었지..

생각해보면 니네 부모님도 참 대단하시다..어떻게 2년을 그렇게 죽도록 미워하시니?
내가 멀 어쨌다고..우리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배운 것도 내가 더 배우고..외모도 내가 훨씬 출중한데..그런다고 내가 직업이 없어서 놀기를 하니? 관두자..

암튼..지난 번 이별에서는 내가 전화해서''"넌 내가 보고 싶지도 않냐?"라고 울면서 구질구질하게 굴었잖아..
그리고 나는 헤어지기로 하자마자 핸드폰에 이름도 지우고..메신저에 자기 이름 지워버리고 별 짓을 다해대며 울었는데..자기는 내사진도 그대로 두고..아무것 하나 손도 안되었더라...그때 자기 다시 만나고..자기는 나처럼 수선떨지 않는구나..참 맘 깊은 사람인가 보다며..감동 먹었는데...

이제 정말 헤어지려는 시점에서도..자기 부모님 반대 앞에서..착한 아들인 자기는 중간에서 어쩔 수 없다면서 그냥 있는 거....충분히 이해간다고 생각하고 나도 같이 많이 울어주었는데..언제나 담담히 있는 자길 보니..자기는 내가 있든 말든 상관없는 게 아닌가 싶다..

이제 이런 얘기도 지겹다..
내 후회없도록 사랑했으니깐 헤어지는 거 너무 억울하게 생각 안할께..

하지만..이번에 내가 먼저 전화하는 일 절대 없을 거다..
차라리 내 손가락을 내가 잘라버릴꺼다..
그럴리도 없겠지만..자기가 전화해도 내 마음 약해지지 않을꺼다.
다시는 자기 부모님 모진 구박 받으면서도 어떻게든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부들부들 떨면서 우는 일 안 할꺼다..
자기 미운 거 아냐..
세상에는 마음 만으로 안되는 일이 있다더니...우리 경우인가 보지..

암튼.. 나 오늘 메신저에 드나드는 자기 이름을 보면서.. 불러보지도 않았지만..울지도 않았다..
당신이 나한테 그러하듯이..나도 이젠 구질구질하게 굴지말고 세련되게 보내줄께..

나중에 혹 메신저에 있는 당신이름이..이건 누구지??? 여겨지는 날..그땐 지워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