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소개로, 약 4개월정도를 만났습니다.
前 연인과는 저도, 그도, 3-4 년정도를 만났고
또 둘 다 헤어진지 3년여만에 서로를 만나게 되었죠.
물론 그 사이에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보았지만, 쉽게 그렇다 할 사람을 못 만나다가
서로, 서로를 만나 운명처럼 사랑에 빠졌습니다.

어른들의 소개로 만났고, 서로 나이가 있기에
결혼을 전제로 만남을 가지며, 서로 함께 해 나갈 미래에 부푼 마음을 끌어안고
짧지만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그 사람, 너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만,
저를 점점 외롭게 만들었고, 많은 생각 끝에 그에게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이별을 결정하기까지 여러 일이 있었지만, 생략할께요.)
행복하지 않다고, 너무 아프다고, 그만 아프고 싶다고....

바쁜 일을 마치고, 보고싶다고 온 사람 옆에 앉혀두고, 참 냉정하게 웃으면서 말이에요...

그는 제가 하는 얘기만 고개 숙여 묵묵히 듣고, 저에겐 어떠한 말 한마디 하지 않았고
저흰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헤어진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갑니다.
그에게서는 어떠한 연락 하나 없습니다.

반면 저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그를 향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제 자신이 너무 혼란스러워, 몇 주간 스스로 아무에게 말 하지 않고
참 많은 고민을 반복했습니다.

'그'가 그리운건지
'남자친구'가 그리운건지..

몇 주간의 고민 끝에, 염치없지만 그를 다시 되돌리고자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알고 싶었습니다.

4시간여를 그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그에게 전화를 하였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자존심과 고집 하나로도 살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고있기에,
전화를 쉽게 받지 않을 거란 예상은 했습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덧붙혔습니다. '안나갈거니까, 그냥 가"라는 문자라도 좋으니
답 한 번만 해달라고..그럼 맘 접고 가겠노라고...

4시간여동안, 3번의 전화와 3번의 문자..
하지만 그는 묵묵부답..



집에 돌아와 그에게 멜을 보냈습니다.
싸이를 하지 않는 그이지만
예전에 저와 1촌을 맺고 싶다며 잃어버린 비밀번호까지 어떻게 어떻게 찾아
저에게 1촌 신청을 했었는데, 그 때 온 멜 주소로 멜을 보냈습니다.
가뜩이나 싸이도 안 하는데, 그 멜 주소마저 그가 사용하지 않는 멜 주소라
과연, 확인을 할까...하면서도
아는 멜 주소가 그것 밖에 없었기에, 그리고 예전에도 한 번 그 멜 주소로
알콩달콩 멜을 보낸 적이 있었기에
(그 때는 제가 메일을 보내고 나서, 확인하라고 얘기를 해줬어요)
언젠가는..그게 십년 후가 되더라고, 확인은 하지 않을까란 마음에..
멜을 보냈습니다.

붙잡는 내용은 아니었고, 그냥..미안했다고 다시 잘 하고 싶어 갔던거였는데
아마도 마음의 문을 다 닫은 것 같다고 더이상 붙잡으면 안 되는거 같다고.
행복하라고...하는 일 다 잘 됐으면 좋겠다고...꼭 건강하라고...


그런데 며칠 후에 보니, 수신 확인이 돼 있습니다.
그래도, 나를 아직은 생각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에, 그가 고맙습니다.

혹시나, 답이 오지 않을까, 매일매일 메일 박스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네요.
정말, 어떤 답이라도, 듣고 싶은데..그러면 정리라도 될 거 같은데..
그는 그렇게 묵묵부답이네요..


여기 와서 글들을 읽어보니,
남자분들이 헤어지고나서도 전화를 왠만하면 받아주시던데
그것마저 부러운 건 왜일까요...

차라리 저에게
"이 나쁜사람아, 저리 가" 라는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참 웃기는 사람이죠.
헤어지자고 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그는 그렇게 혼자 다 정리를 해 나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저 혼자 바보같이 이러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