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입니다.

남친이 결혼을 무척 하고 싶어해서 4개월 정도 만난 상태에서 상견례를 하고 올해 봄에 결혼식 날짜를 잡은 상황입니다.

작년 말 상견례 후 남친이 조심스럽게 물어보더라구요.

혹시 부모님이 빚이 있냐고...

어이가 없어서 물어보니 예비 시어머님이 자꾸 등기를 떼보려고 부모님 집 주소를 물어보신다는 것입니다.

시어머님이 저를 만날 때 혹시 갑작스레 물어볼지도 몰라서 미리 자기가 얘기를 해주어야겠다 생각했답니다.

또 자기 누나는 결혼할 때 등기를 쿨하게 교환했다면서, 서로 부모님 집 등기를 교환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

그것이 너무하다 생각되면 부모님의 신용등급을 알려주는 것 정도로도 괜찮다고 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남친 어머님이 유년 시절에 부모님이 사기를 당해 빚으로 고생한 일이 있고,

주변에서 결혼하고 사돈댁의 빚을 사위가 떠앉은 경우를 몇 번 봐서 이 부분에 민감하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저희 부모님의 재정 상황에 대해 의심하는 순간 기분이 굉장히 상해버렸습니다.

고민을 하다가 저희 부모님께 이 상황을 말씀을 드렸더니 노발대발 하시더군요.

부모가 공무원 연금을 받는 집안에, 신부가 신랑에 비해 조건이 더 좋은 상황에, 상견례까지 한 상황에서,

어떻게 의심을 하고 무례하게 등기 교환까지 요구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거기다 설사 어머님이 요구했어도 그것을 끊지 못하고 제 앞에 가져온 남친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이 있은 후, 1월에 예단예물 문제까지 터지면서 저희 커플은 정말 많이 싸웠고 양가도 서로 신의를 많이 잃었습니다.

1월에는 너무 힘들어서 결혼을 잠정 연기했으면 한다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남친이 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과 힘든 일이 있었어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저를 잡아준 것은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사실 이렇게 저를 사랑해주는 남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고민이 되고, 제가 남친에게 보았던 좋은 면들(가정적, 아이를 좋아함, 온화함, 편안함, 말이 잘 통함, 비슷한 직종이라서 서로의 일을 잘 이해함 등)이 있어서

화가 나도 사랑이 식어도 단칼에 잘라내지 못하고 결혼을 진행해 왔습니다.

결혼을 해도, 파혼을 해도 미래가 불확실하고 모두 장단점이 있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제 나이도 급하지 않고 조건이 제가 더 좋은 상황인데 왜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결혼을 하려 하느냐 말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없이 이 결혼을 하는 것이 맞나 고민하면서도 미련이 남아 계속 가고 있는 제 마음이 제일 문제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