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 생각만 드네요ㅜㅜ
dkfgdl 2015.03.03 15:38:04
결혼을 한달 앞둔 30대 후반 예비신부입니다.
신랑감은 성실하고 경제력도 있고 착하며 저를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막연한 두려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가끔 귀엽게 보이는 이 사람과 40년을 함께 할 수 있는지,
사랑은 아닌 이만큼의 감정으로 버텨낼 수 있는지 의문이 자꾸만 저를 괴롭힙니다.
소개를 받고 1여년 만나는 동안 떨쳐버릴 수 없었던 허전함을
결혼해도 무난할 사람이라는 판단으로 수차례 잠재워왔는데
쉬이 지워지지 않는 한 사람과 연락이 닿으면서 결혼을 엎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ㅜㅜ
그 사람과 헤어진 것은 너무나 좋지 않은 경제적 형편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을까 싶을 만큼 사람 하나는 보장합니다.
그가 가난한 것은 경제관념이 없거나 불성실하거나 부양할 가족이 있어서기 아닙니다. 사업이 풀리지 않기도 했고 말하자면 기니까 생략하겠습니다.
가난의 이유를 알기에 그 사람을 무능하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돈돈 하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에 판단이 흐려져
저 좋은 사람을 놓치는거 아닌가 하는 조바심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며칠 전 연락이 닿았고 그 사람이 저보고 자기한테 오라고 합니다.
비록 당장은 원룸 월세로 시작해야 하지만
몇 배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제가 결혼하려 했던 사실도 알고 그것은 문제 삼지 않는 대인배입니다.
지금 벌이는 한달 4백만원 정도입니다.
나름의 그림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어떻게 따라줄지 모를 운을 믿을 수 없어서 많이 걱정됩니다.
이 사람과 결혼하려면 나이 먹도록 무슨 일이라도 해서 가정에 보탬이 될 다짐을 해야겠지요. (서울에서 지방으로 옮겨야해서 다른 일거리를 구해야 합니다ㅜㅜ)
파혼의 후폭풍을 어떻게 잠재워야하는지도 겁나고
부모님께 드릴 불효를 생각하면 눈물이 마르지를 않습니다.
예비 신랑은 무슨 날벼락인가 싶고..ㅜㅜ
피가 마르는 듯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결정을 내리려하는데 너무 힘이 듭니다.
제가 현실감이 떨어지는건지, 감정이 최고조에 달해서 분별력을 잃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랜 결혼 생활을 해보신 분들의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저를 욕하셔도 괜찮지만 그보다는 결정에 도움이 될만한 글을 부탁드립니다.
차라리 혼자 살 맘도 먹고 있는데 무엇이 제일 좋은 결정인지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