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이고, 남친은 저보다 10살 위인 40대 초반이에요.

연애한지는 1년 반정도 되었고, 1년째 되는때에 남친이 저희 부모님을 뵙고 싶다고 해서

양가에 가볍에 인사만 드린 상태입니다.

남친은 페이닥터이고, 저는 국공기업에서 일하며 세후 4700정도를 벌고 있어요.

둘다 나이도 있고 하니, 가볍게 만나고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저는 결혼은 인생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고, 

남자친구도 싱글인 상태가 더 익숙한 사람이에요.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게 된 것도, 저희 부모님이 지방에 사시는데 절 보러 서울로 올라오신 적이 있어요.

그때 제가 남자친구를 부모님께 특별히 인사시키지 않았었는데, 남자친구가 그걸 너무 섭섭하게 생각하더라구요.

본인이 제 남자친구라는걸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다고, 꼭 인사를 드리러 가겠다고 하더라구요.

부모님께 얘기를 전하니, 결혼 허락 맡으러 오는것도 아닌데, 왜 찾아오냐고 하시면서 이해를 못하셨어요.

저희 부모님이 좀 고지식해서, 나이 서른 넘어서 그냥 대학생들처럼 얼굴 보러 오는걸 이해를 못하세요. 

그리고, 이쪽만 찾아오면 남자쪽 부모님들이 왜 인사 안오냐 섭섭해 하실 수 있으니, 

정 그렇다면 그쪽에도 연락을 넣어 저도 인사를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제 남자친구가 가볍게(?) 인사오는 거라고 해서, 부모님과는 밖에서 저녁만 같이 먹고 바로 헤어졌어요.

남자친구는 정말 순수하게 저희 부모님께 "본인이 제 남자친구다!" 만 말하고 싶었나봐요.

인사를 온 이유가 무엇이냐, 내 딸이랑 결혼할 마음이나 확신이 있냐고 질문을 하셨는데,

남자친구가 대답하길, 결혼을 생각하며 만나고 있다곤 하면서도 결혼에 대한 확신이나, 언제쯤 결혼 계획이 있냐는 말에는 대답을 못했어요.

그것 때문에 저희 부모님이 화가 좀 많이 나셨어요... 무엇 때문에 인사온건지 이해를 못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저랑 그 다음날 남자친구네 댁에 인사를 갔었고요.

남자친구 부모님들은 그냥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사람들이었어요.

남자친구가 딸2에 막내아들이고, 인서울 의대 나온 의사이니, 어머님이 아들을 엄청 애틋하게 생각하는 정도?

한시간 정도 아들 자랑만 하셨는데... 그럴 수 있다고 생각 했어요.

아버님은 아들이 나이가 많으니, 저랑 헤어지면 장가가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 하셨나봐요.

그래서 만나자 마자 결혼날짜는 너희가 알아서 추진해라 라고 하시더라구요.

어머님은 왜 그렇게 서두르냐고 하시고요. 

그렇게 양가에 인사만 드리고, 특별히 변한건 없어요.

그 뒤로 6개월 지나가는데, 그냥 똑같이 연애만 하고 있고, 

저희 부모님은 남자친구를 맘에 안들어 하셔서 다른 사람을 만나보라는 말까지 하시고요...

남자친구는 가끔 통화하는거 옆에서 듣다보면, 언제 결혼할꺼냐 잔소리 듣는거 같긴 한데요

서로 무거운 주제로 얘기 나눠본 적은 없고요.

저는 기회만 된다면, 부모님 계시는 지방으로 내려가서 살고싶어요.

그래서 요즘 지방대 교수임용을 준비중인데, 진행이 잘 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지방대로 갈 것 같아요.

남친에게도 얘기를 했었는데, 본인이 아직 개원 전이니까 같이 지방에 가서 페이닥터 하면 된다고 하지만,

결혼 한 것도 아니고, 본인 집도 서울에 있는데, 왜 따라 온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결혼을 할 생각이 있냐 물어보니, 자긴 언젠가 꼭 결혼을 하긴 해야한데요.

본인이 어디 하자(?)가 있는것도 아니고, 성격이 아주 이상한것도 아니고, 직업도 괜찮은데, 

자기가 장가를 안가면 부모님이 얼마나 속상해 하시겠냐고...

그래서 제가 주변의 그런 시선이 없다면, 결혼을 꼭 할 필욘 없겠네? 했더니

연애하면서 동거해도 사회적으로 비난 안받을 수 있다면, 자긴 그게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전 나이들기 전에 결혼해야지 이런 생각도 없고,

정말 평생을 함께 해도 좋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없다면, 혼자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결혼은 서로의 신뢰가 있어야 지속되는건데, 저런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니 제 마음도 붕 뜨고요ㅎ

처음부터 결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저도 이런 부분에서 실망 할 일이 없는데 말이지요...

부모님 말씀대로, 적당히 만나다가 정리하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보는게 좋은 일일까요?

남자친구가 무슨 심리로 이러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본인이 원하는게 제가 제발 결혼하자고 안달해서 못이기는척 결혼하는 그런건지...

아니면, 결혼(=희생) 생각이 들만큼 저를 좋아하질 않아서 그러는건지.

결혼하신 선배님들이 보기에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