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년을 만난 남자친구가 있어요. 평소 너무 잘해주고 저밖에 모르고 무얼 해도 늘 저를 생각하고.. 또 둘이 장난칠때 코드도 잘 맞아서 재밌고 저도 남자친구도 둘이 서로가 너무 편해서 동성친구 만나는 것 같이 모든걸 다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안정된 사이예요.

좋을땐 정말 남부럽지않게 정말 행복하고 좋은데.. 그런 저희도 사귄지 6개월때부터 정말 너무너무너무 많이 싸웠어요. 

(서로 생각이 너무 달라요.. 꼭 누가 '잘못'했는지가 남친한테 너무 중요하고 그래서 꼭 사과를 하거나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 기준이 자기 기준이라서 서로 생각하는 '잘못한' 기준이 다르다는거죠.)

그러한 이유로 싸우는건 둘째치고 정말 큰 문제는 남친이 화를 잘 참지를 못해요. 평소에는 온순한 편인데, 싸울때 분노게이지가 점점 올라가면 뻥 터져서는 저한테 소리를 지르고 의지를 쾅 밀치면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요. 저는 싸우는 것에서도 평소 스트레스를 받는데, 거기에 남친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면 너무 무섭고.. 결국 제가 울어야 그 싸움이 끝이나요.

제가 오빠의 그런점을 너무 힘들어하니까 오빠 자신도 최대한 화안내고 소릴 안지르려고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그치만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 싸우다보면 결국 끝에는 꼭 소리를 지르고 저는 울고.. 반복되요.

이제는 제가 거기에 어느정도 면역이 되서인지 오빠 목소리가 점점 올라가면, 

"오빠, (목소리가) 올라가는데 좀 내려오지?"

라고 하거나, 오빠 분노게이지가 꽉 차서 결국 소릴 지르게 되면

"오빠, 화 가라앉히고 다시 전화하자"

라고 할 수 있는 스킬을 얻었어요.

이런 싸움이 반복될 때마다 정말 너무 지치고 힘드니까 헤어져야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평소 저밖에 모르고 너무 사랑해주고 잘 해주는 사람이라 이런 사람 또 어딨을까 싶기도 하고.. 

3개월 전에 결국 헤어지자고 했는데 헤어지자 말하면서 머릿속에 자꾸 좋았던 순간들, 평소 장난치고 놀리고 재밌어 하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이런 장난까지 편하게 칠 수 있는 사람 다시 없을 것 같고.. 싶으니까 잡아주는 오빠말에 흔들려 다시 만나게 되었어요..

다시 만나면서도 계속 머릿속엔 다른것 보다도 오빠의 폭력적인 부분때문에 자꾸만 결혼이라는 것에 물음표가 생겨요.. 

아직 취준생이지만 생활력도 좋은편이고, 여러방면으로 늘 배우는 자세인데다 엄청난 노력파예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서 저희 집에서는 큰 반대가 있어요. 그치만 제가 좋다고 결혼하겠다고 하면 져주실 분들인데.. 문제는 제가 확신이 없어요.. 행복할 것 같은 상상을 하다가도 둘이 싸웠던 생각을 하면 결혼해서도 그럴것같고.. 저를 너무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좋은 사람인데 싸울때 보면 눈빛부터가 꼭 뭐가 씌워진 것 같이 너무 다른 사람 같아요.. 오빠는 곧 30대 중반이라 (저는 28) 1-2년 내에 취직하고 결혼하겠다고 하는데.. 오빠와의 결혼에 확신이 없는 저는... 모르겠네요..ㅠㅠ  결혼 생각이 안들면 놓아주어야 하는건데 좋았던 순간들 추억들 그리고 지금도 좋은 순간순간들을 놓지 못해 잡고있는건.. 제 욕심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