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번 글올린적 있지만 저랑 남자친구는 장거리 연애입니다. 대구 부산 정도만 되더라도 한 달에 두번은 만나겠지만, 서울 부산 연애라서 남자친구를 만나고 헤어질때가 되면 항상 눈물의 이별을 하곤 합니다.

그래도 서로가 거의 첫사랑이나 다름 없었고 서로 좋았던 기억 힘들었던 기억 전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했어요. 우린 헤어지지말자고 꼭 결혼까지 하자고 그렇게 다짐해온지 벌써 3년째 입니다.

곧 다가오는 7월 초에 1000일이 다가와요.

물론 숫자 기념일 같은거 애들이나 하는거라 생각하고 선물 같은거 바라지 않아요.

제가 바란건 5월 말에 만나고 여태 못만났던 남친 만나서 맛있는거 먹고 영화한편보고 그냥 산책하면 좋을거 같다는 거..그냥 그거 하나뿐이에요.

참고로 저는 이제 대학 졸업반이라 취업준비생이고 남자친구는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에요.(6살 차이)

저희집 형편도 좋지않은데 저는 알바도 안하고 그냥 공부와 취업에만 전념하고 있으니 저한테 있는건 그냥 아주아주 작은 생활비 밖에 없어요. 그런 사정을 잘 아는 남자친구는 데이트비용의 90프로 이상을 부담하고 있는 상태구요.

나를 사랑해주고 내 가벼운 지갑도 이해해주고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면서 잘될거라고 응원해주는 남친은 정말 저에게는 과분한 남자인거 알아요.

그래서 자주 못만나도 나한테 돈 많이 쓰는거 아니까 이해해주고 오히려 고마워 했어요.

2달에 한번만날때도 있었지만요..(대부분은 한달에 한번 만나고 2박3일 또는 1박2일)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천일 같은거 저도 준비 안하고 있고 뭘 받을 생각도 전혀 없어요. 남자친구가 데이트 비용 부담하는게 너무 미안하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얼마전에 커플메신저에 접속을 해서 우리 천일 다가오고 있었네 했더니 그런거 말하는거 아니라는둥 갑자기 니가 그말해서 물마시다가 잘못 삼켰다고 하고 막 불편한 기색을 하는거에요. 저는 정말 선물사달란 말이 아니라 그냥 그 1000이라는 숫자가 신기했고 우리가 이렇게 오래 만났나 라는 생각도 들어서 한말 이었는데 남자친구가 그렇게 반응하니 기분이 좋지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오빠가 내 선물 준비하지 않았음 좋겠다고. 지금도 계속 오빠한테 빚지는 느낌이라 살짝 자존심이 상할때도 있는데 어차피 우리 3주년 몇개월있음 다가올거 1000일을 굳이 챙길필요가 있냐고. 그냥 만나서 평범한 데이트라도 하면 그걸로 난 선물이라고. 그렇게 말했더니 알겠다면서 그렇게 지나갔어요.

그러다 3일전 남자친구가 사무실 이사를 했어요.

이삿짐 정리한다고 바쁜건 아는데...정리한다고 바빠서 연락안되고 일한다고 연락안되고 밥먹고 있다고 전화 10초만에 끊어버리고 우리 어디갈까 했더니 니가 정해 나 바빠 이러고 대화를 끊어버리고.

사업때매 바쁜거 여태 이해해줬는데 한달에 한번보는 남자친구 연락도 잘안되고 그러니까 점점 대화는 줄어들고 소통이 안되고...그러다 보니 점점 지쳐가고 있어요.

이런말하면 남자친구가 걱정할거 같고 나를 집착녀로 생각할거 같아서 정작 남친한테 털어두지도 못하고 그냥 속으로만 삼키다가 여기에라도 털어두지 않으면 정말 마음속에 있는 힘든일 남자친구한테 다 던져버리게 될까봐..그래서 이렇게 글 올립니다.

그냥 제가 다 이해해주고 기다리면 오래 기다렸다고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수 있겠죠?

두서없이 쓴글이라 좀 엉망이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