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 달 전에 소개팅을 했는데(남자 대기업, 저 의사) 소개팅날은 그냥 평범했어요. 무난 했는데 전 차를 안 가져갔었는데 차를 가지고 온 남자가 그냥 가까운 지하철역에 내려줬어요.
글구 문자는 계속 왔어요. 한번 더 보자 해서 만났을 때도 그냥 무난했어요. 계속 존댓말 쓰고 중간 중간 어색한 분위기도 있었고 할 말 없을 때도 있었고. 남자가 막 재밌는 스타일은 아니고 신중하대요. 어떤 스타일 좋아하냐 물어서 인성 마니 본다고 했더니 자기는 키 큰 여자가 좋고 전문직이 좋다고 하더군요. 좀 계산적인가 싶었으나 저희 둘 다 나이가 있는지라 그런가보다 했어요.
그렇게 두번 만나고 간간히 하루에 두번? 문자 오고 그러다 그 남자가 출장을 가서 일주일 동안 연락이 끊겼어요. 그러다 출장 돌아와서 다시 문자가 와서 영화 보기로 했고 만났어요. 또 그냥 무난 했어요. 서로 본댓말 쓰고..그 뒤로는 자기가 퇴근 할때마다 집에 가는 길에 전화를 하더군요. 잠깐 통화하고 그냥 그랬어요. 통화로는 조금 더 적극적이었는데 제 칭찬도 마니 해주고 그랬어요. 글구 그 뒤로 두번 더 만났는데 역시나 존댓말 쓰고 무난 했어요. 갑자기 손 잡자 그래서 잠깐 손 잡고 산책 한 거 외엔. 근데 만나면 참 어색하고 불편해요. 별로 말도 없고 제 말에 경청 안 하는 것 같다는 생각 들 때도 있고. 통화하면 또 좀 적극적으로 하고.(그렇다고 막 대쉬하는 건 아니고)
그러다 어제 만나기로 했는데 한시간이나 늦게 오는 거에요. 엄마랑 백화점 갔다가 오느라 늦었다면서. 솔직히 그래서 이 사람이 진짜 못 됐구나 싶었어요. 와서도 그냥 포멀?하게 미안해요. 화났죠? 시간안에 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늦어졌어요. 이 정도? 그래서 짜증나서 그냥 그럼 미리 연락을 하면 담에 만나든 하면 좋았을텐데 하고 말했더니 자긴 맞출 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암튼 그러다 자연스럽게 손을 잡더라고요.
이 남자가 진짜 뭔가 해서 저녁 먹을 때 솔직하게 대놓고 이야기 했어요. 이제 만난지 6번째인데 할거면 하고 말거면 말자고. 난 이도저도 아닌 거 싫다고. 서로 바쁘지 않냐고. 그랬더니 자기가 원래 말도 잘 못 놓고 주변에 여자가 별로 없어서 요령이 없대요. (믿거나 말거나) 임튼 그러면서 그럼 하자! 이러더라고요.
근데 이번 연휴에 가까운 데 같이 놀러가자 하더니 자기 친구랑 놀러갔어요 ㅡㅡ
이거 사람 가지고 노는거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