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제 입을 꼬매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ㅠ

연하의 남친을 만나고 있는 결혼할때가 꽉 차고도 지나버린 32살의 여자예요.
당연히 집에선 선 보라는말 솔솔 나오고, 남친은 아직 자리도 못 잡았고...
집에 소개하면 현재로서는 반대할걸 알아서 좀 남친이 자리도 잡고 돈도 모으고
결혼할 준비가 좀 됐다 싶으면 소개할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나이가 너무 많죠.
지금도 노산인데, 더 지나면 아기 낳는것도 힘들어 질테고.
그래서 남친이 좀 빨리빨리 노력해서 저를 데려가 줬으면 하는데,
맨날 말로는 벌써 결혼해서 집사고 애까지 낳고 살고 있어요.
근데 하는거보면 진짜 날 데려갈 마음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그렇다고 그냥 만나는것 같지는 않은데, 본인이 어려서 그런가 별로 급한게 없어보였죠.

하루는 전화로 다투다가 평소 불만들이 하나둘 나오고...
결국엔 결혼얘기까지 나오게 됐어요.
그러다가... 나 집에서 선 보라고 하는데, 자기가 어리다고 나도 여유가 있는건 아니다.
날 데려갈 마음이 있긴 있는거냐...
그러면서 나온 말이,
자기 집에서 결혼자금 대줄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모아논 돈이 있는것도 아니구...
그랬더니 남친이,
자기가 두배, 세배 더 노력해서 빨리 자리잡아서 결혼준비 서두르겠답니다.
하지만, 서로의 대화는 점점 싸움으로 번졌고,
헤어지자는 말까지 나오고...
남친에게 나랑 정말 헤어질거냐고 했더니, 그러겠답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질린것 같다고...
언제부터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답니다.
그래서 기가 막혀서... 난 아직도 자기 사랑하는데... 알았어, 헤어져줄께...
그렇게 끊고 잠시 이별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남친이 돈 버는거에만 정신이 팔렸어요.
1차 목표는 얼마고... 등등...

그리고 오늘, 조금 전에, 남친과 헤어진 후, 다시 만나서 첨으로 얘기를 했어요.
난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남친은 자기는 못 한답니다.
뭔가 있는데, 이유는 얘기 안 하고 계속 난 못 한다, 그러다가 싫다...
그래서 살살 달래면서 헤어진 동안 생각해봤는데, 내가 이런이런 잘못했더라, 미안하다...
이런식으로 얘기를 풀어갔더니 좀 듣더군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친의 진심을 얘기했어요.
정말로 정이 떨어진 이유...
그건 바로, 헤어지던 날 제가 한 "그렇다고 모아놓은 돈이 있는것도 아니구"
이 말 이었어요.
그래서 그때 정이 확 떨어져서 헤어질 생각 했답니다.
그런데 전 헤어져줄께. 라고 차갑게 말한거였고, 남친의 상처가 너무도 컸던가봐요.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이유가 그거래요.
다른건 다 괜찮은데, 자꾸만 내가 했던 그 돈에 관한 말이 생각난다면서 눈물까지 보이는거에요.
그 말 한마디에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으면...
갑자기 돈 번다고, 1차 목표는 우선 얼마고... 그러는거 보고 왜 저러나 했는데...

처음엔 절대 다시 만날 생각 없다고 하던 남친이 끝에는 뭔가 혼란스러워하며
정말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고, 생각해 본다고 했고,
전 기다리겠다고 하고 돌아왔습니다.

진짜 그 얘기듣고, 미안하다고 난 정말 그런뜻 아니었다고,
내 남자라는 생각에, 자기랑 빨리 결혼하고 싶은 생각에...
너무 당황해서 횡설수설...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싹싹 빌었지만...
남친의 상처는 이미 너무도 깊어져버린것 같더라구요.

다시 만나면 내가 잘못한거.. 생각 안날만큼 잘 하겠다고....
그렇게 말 했는데...
남친 마음이 돌아올지는 모르겠네요.
집에 도착해서 통화했는데...
계속 모르겠다는 말만 하네요.

너무 미안해서 미치겠는데...
떨어져 있는동안 그 사람이 얼마나 아파했을지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아요.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남친이 정말 끝을 생각할까봐 너무 겁나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