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88년생 23살 여자이구요
고등학교 졸업 후 2006년 12월에 입사한 회사에 지금도 다니고 있어요
대기업이구요 연봉은 3천정도 됩니다
(근데 회사 관례상 여직원들은 결혼하면 그만 두더라구요...)
가족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남동생 함께 살고요
엄마는 가정적인 문제로 인해 이모댁에서 거주하고 계시구요
언니는 회사가 멀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편이라 집에 도와주느라 모아둔 돈은 얼마 되지 않네요..
제 주위에 경험자가 없어서 이곳에 처음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는데요
제남자친구와의 결혼 문제입니다..
남자친구는 27살이구요 회사에 다니고 있고 가족은 아버님, 어머님, 여동생이 있습니다.

처음 알게된건 2007년 1월,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건 6월입니다.
3년째 교제중이구요..
이곳저곳 놀러도 많이 다니고 사진, 추억도 너무나 많구요
가끔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서로에게 선물한거 같이 산거를 입고, 신고 나올때도 있습니다.
1년정도 만나고 서로의 집에 왕래하기 시작했구요
가족들 생신이라도 껴있으면 찾아가 얼굴 비추고 케익정도 선물합니다.
둘이 놀러가는 것도 양쪽집에 거짓없이 얘기하고 허락받고 가고요
양가부모님이 만나뵌적은 없지만 설날, 추석때 만든 음식 나눠먹기도 하구요
시골에서 야채, 과일등을 받으면 그것도 나눠 먹습니다.
오빠네 집에서 놀게되면 주말같은경우 아주가끔 어머님, 아버님께서 자고 가라고 하셔서 몇번 자고 온적도 있습니다.
말로 다 할 수는 없지만
서로에게 챙피하고 부끄러운 것도 없고 볼꺼 못볼꺼 없는
익숙하고 편한하고 아주 깊은 사이가 되어버렸네요 ^^;;

근데 제 잘못으로 딱 한번의 헤어짐이 있었어요
그 헤어짐은 4월 2일이였구요 다시 만나기로 한건 14일입니다.
여기서 제 잘못은
친한 언니에게 아는 오빠를 남자친구 없다고 하고 소개 받아
연락을 좀 주고 받았고 딱 두번 만났습니다.
남자친구도 있는데 왜 소개 받았냐고 하실꺼 같아 말씀 드립니다
저희오빠와 헤어지고 그 사람과 만나려 했던건 아닙니다
3년동안 저밖에 모르고 뭐든지 저에게 다 맞춰주고 오냐오냐 해주는 오빠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는거 같아 제가 제 자신을 테스트 해보고 싶었습니다
핑계, 변명이라고 생각하실꺼 알지만 정말입니다.

저희오빠가 어떤사람이냐면요..
제가 싫다는거 안하고 해달라는거 다해주고
말도 안되는 땡깡 부려도 다 받아주고 달래줍니다.
제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고 바보같지만 회사에서는 인정받는 사람입니다
한번은 제가 시간 갖자고 하고 두달동안 잠수 탄적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 기념일이 껴있던적이 있는데
저희집에 와서 선물, 케익, 편지 놓고가고
말없이 집앞에서 저 기다리다가 얼굴만 보고 그냥 간적도 있습니다.
또 항상 제 입장에 서서 생각하고 말해주고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서 분명 화난게 얼굴에 다 보이는데 그걸 꾹꾹 참고 자기가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참고 있는게 제눈에도 다 보입니다.
가족, 친구들보다 저를 더 위해주고 저한테 많이 맞춰줍니다.
제 주위사람들이 저에게 웃으면서 농담으로
니네오빠는 너한테 과분한 사람이야라는 말도 합니다ㅋㅋㅋ

이런 사람을 두고 왜 다른사람을 소개 받았냐구요?
제가 말씀 드린걸로 저희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판단하실 수 없는거 알지만
위에서 말씀 드린것처럼 제자신을 테스트 해보고 싶었어요..
저에게 화도 안내고 한없이 잘해주는 사람이라
정말 제가 저희오빠를 정말 좋아하는건지.. 나한테 잘해줘서 계속 만나는건지 알고 싶었습니다.
물론 방법이 틀린거 잘못된거 알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알고 싶었습니다, 정말이예요...
근데 소개 받은지 몇일되지 않아 오빠가 알게 됫습니다.
제 핸드폰이 아니라 제 네이트온을 로그인해서 쪽지 주고 받은걸 보았더라구요
제가 회사에 인터넷이 안되서 콘서트, 영화 등을 예매할때 오빠에게 아이디, 비번을 알려줬던적이 두번인가 있는데
그걸 기억해뒀다가 로그인해서 봤더라구요...
전 물론 제가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꺼를 로그인해서 본게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전화로 오빠가 더이상 힘들어서 못만나겠다고 해서 맘대로 하라고 싸우고 끊고 헤어졌었습니다.

근데 역시 잘해주던 사람, 항상 익숙하던 사람이 제 옆에 없으니 확 와닿더라구요..
오빠랑 만나고 있을때 몰랐습니다.
내가 무슨짓을 해도 항상 웃어주던 사람이였기에 요번에도 그럴줄 알았는데
저희오빠.. 상처 많이 받았던지 핸드폰 번호까지 바꿨더라구요...
정말 10일동안 너무너무 찾아가고 싶었지만
오빠 얼굴을 볼낯이 없고 염치가 없어 찾아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고 있었습니다.
근데 무슨 자신감인지 12일 찾아갔습니다.
오빠는 제가 3년동안 만나면서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주더라구요
그렇게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인지 처음 느꼈습니다.. 많이 낯설었어요...
3일동안 집, 회사를 찾아가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습니다.
그 3일동안에도 저희오빠는 오빠가 널 많이 사랑했고 아직도 사랑하는데 믿음이 없어서 만나지 못하겠다하며
미안하다고..
지금 울고 있는 너 안아주고 싶고 토닥여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고..
오빠 없이도 진심으로 행복했으면 좋겠고
자기보다 훨씬 좋은 사람 만나길 빌어주겠다며 눈물을 흘리던 사람입니다..
제가 찾아가는 3일동안 저희오빠 너무 많이 울었습니다
분명 제눈에는 다보였어요.. 아직도 절 사랑하는데 겉으로만 차갑게 대하는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오빠가 다시 받아주어 지금은 예전보다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하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정말 많은걸 느끼고 가슴속 깊이 반성해 오빠에게 더 많은 사랑을 주고 있습니다.
저희오빠도 예전보다 더 사랑해주고 아껴주는게 느껴집니다..

근데 이번 제 잘못으로 인해 저희오빠가 저에게 딱 1년만 연애하고 결혼하자고 합니다.
물론 첨에 만나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도
오빠가 자기는 정말 이사람이다 싶으면 빨리 결혼해서 가정 꾸리고 싶다고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저라고 말해주네요 ^^;
저랑 이렇게 오래 만나게 될지 몰랐다면서 어린나이에 비해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해서 그런지
제 또래 아이들과는 다르다면서 결혼하고 싶데요..
오빠는 저만 보면 자기가 옆에 있어줘야하고 평생 아껴주고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든데요.
어차피 결혼하게 될꺼 오빠랑 살면 평생 후회하지 않게 해주겠다고 행복하게 해주겠다네요..
아, 그 3일동안 술에 취한 오빠를 집에 데려다준적이 있는데요
오빠가 잠든 사이 아버님께서
왜 이틀동안 밖에서 기다렸냐고..
집앞까지 왔으면서 어떻게 얼굴도 안보고 그냥 가냐고..
이제부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나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 사람인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된거
결혼했으면 좋겠다며 절 꼭 안아주셨습니다.
오빠네 부모님을 뵈면 아 정말 사랑 많이 받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듭니다.
두분 사진 찍어드린다고 하면 아직도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뽀뽀하는 그런 부부이세요..
오빠가 아버님이랑 성격이 너무 똑같아서 왠지 나중의 오빠를 보는 듯한 그런 느낌도 받았습니다.

근데 다들 아시다시피 결혼은 현실이라고 하잖아요..
물론 아직 부모님께 말씀 드리기전이긴 하지만
제가 과연 1년후 24살에 결혼해서 가정을 잘 꾸리고 살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
애기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결혼하는게 아닌 정말 둘이 사랑해서 하는 결혼.......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말하다보니 길어진점 죄송하구요
최대한 솔직하게 쓴거니깐 잘 읽어보시고 조언 좀 부탁드릴께요 ^^
순간 혹해서 결혼하겠다는게 아닌 제가 3년동안 지켜본 사람이라 저도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인생 선배, 혹은 경험자 분들의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친동생 아끼는 동생이라고 생각하시고 진심어린 답변 기다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