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같은 회사 여직원과 바람이 났었어요.
일방적이라고는 하는데 아무일 없었다고는 하는데
어찌 됐던 저에게 그녀에 대한 사랑을 털어 놨고
또 이혼하자고도 했었어요.
너무나 충격을 받았지만 그냥 바람이려니 생각했어요.
남편한테 매달렸고 남편도 제게 잘못했다며 용서를 빌었지요.

그 여직원은 다른 부서로 갔고
남편과 저도 관계를 회복하고 아니 그전 보다 더 노력하며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는데
다른 부서로 갔던 여직원이 남편 부서의 같은 팀으로 오게 되었어요.
남편이 오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는데 가만히 있던 거죠.
느낌이 이상해서 남편한테 물었더니 털어 놓더군요.
그래서 어떻게 할거냐고 했더니 글쎄 모르겠대요.
아...모르겠다니요. 그 여직원 때문에 이혼까지 할 뻔한 거였는데 모른다니요.
그래서 가만히 안 있겠다고 여직원한테도 전화하고
회사 상사들한테도 다 알리겠다고 흥분해서 소리 질렀어요.
그랬더니 너무 슬픈 표정을 잠시 짓더니 이내 정신을 차린듯
자기가 알아서 다른 부서로 보내 보겠다네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가 보네요.
사랑한다더니 아직 정리가 안 됐나봐요.
남편에게 너무 노력했던 저라서 남편의 이런 행동에 기가 막힙니다.
안락한 가정을 만들었더니 회사에서 애틋한 사랑 놀음을 하고 싶었나봐요.
여직원이라 어느 정도 상사의 말에 복종해야 하고 또 밥사주고 술사주는데 굳이 싫다고 할 필요가 있겠어요? 나중에 남편이 승진했을때를 위해서라도 잘 보여야 하는 입장이구요. 남편은 다 안답니다. 여직원이 여시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 권력을 이용해서라도 여직원이랑 친한 사이가 되고 싶나 봐요.
솔직히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저에게 상처줘서 미안하다고 그런일 다시는 없을 거라던 남편이 그 여직원이 다시 이쪽 부서로 발령났다는 소리에 그저 멍했다고만 합니다. 정리가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설레는 마음이 생긴것 같습니다.
상황을 정리시킨게 남편이 아니라 저라서 너무 실망스럽고 괴롭습니다.
제가 몰랐다면 그냥 몰래 또 사랑을 키워 나가려고 했겠죠.
제가 오버하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냥 저도 맞바람 피겠다고 선언을 했습니다.
남편은 그러라고 합니다. 단 자기처럼 돌아와만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표정은 굳어 있네요.
알콩달콩 재밌게 살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남편은 그 여직원을 다른 부서로 보내버리면 같이 밥먹을 일도 회식할 일도 없고 연락할 일도 없다고 합니다. 그냥 정말 마지막으로 믿어 달라고 합니다.
제가 알게 되어 바람이 미수에 그쳤지만 남편이 본인 의지로 끝낸게 아니라 너무 괴롭습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좋은 감정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저렇게 순정을 주는 남편을 이제 포기하고 싶고 놔주고 싶어도 지네요. 짝사랑인것 같아 더 기가 막힙니다.
경험있으신 분들의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