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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또 때렸습니다. 도와주세요. 모바일등록
3 쏭쏭아빠 2020.04.14 05:50:36
조회 2,622 댓글 31 신고

아내와 같이 일을 합니다. 조그만 건물에 배달 일을 한지 근 3년이 되어 가네요.

생활이 아주 여유롭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놀러도 다녀왔고 가족끼리 시간을 보낼 때도 종종 있는

평범한 일상입니다. 그동안 큰 싸움도 없었고 다툼은 많았습니다. 여느 부부처럼요.

대부분 일 때문에 다투고는 합니다.

부부관계에 문제라기 보다 일로 인해 지치고 예민하고 날 선 생각이 많아 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결국 또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가 생각납니다.

8년, 9년 전 쯤, 처음 심하게 때린 날이..

 

아내는 어린 나이에 일찍 아이를 낳았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일을 할 때였습니다. 저는 뚜렷한 직업도 없었죠.

그렇게 작은 원룸에 살면서 이것 저것 손에 잡히는 데로 일하며 애쓰고 살았습니다.

그런 생활이 서로 지쳐서 였을까요.

어느날 아내는 술을 많이 먹었고 만취상태 였습니다. 대화를 오래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였습니다. 

어떤 대화가 오가면서 억제가 안되고 통제가 안되는 아내의 모습에 화가 치밀었나 봅니다.

그날 그렇게 처음으로 손바닥에 힘을 주며 아내를 개 패듯이 때렸습니다.

맞고 있는 아내는 끝까지 저항을 하더군요. 그 모습에 더 화가 나서 계속 때렸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응어리를 뽑아내듯이 계속 계속 때렸습니다.

아내는 바닥에 웅크리고 있었고, 저는 두발로 서서 짐승 잡듯이 때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이성을 잃었고 때리고 있는 제 모습을 인지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행동은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았습니다.

그렇게 한대,두대,세대 계속해서 머리와 뺨을 내리쳤습니다. 대충 생각해봐도 40대 이상은 때렸던 것 같습니다.

겁이 났었는지 갓난아이를 옷도 제대로 입히지 않고 발가벗긴 채로 데리고 경찰서로 도망가더군요. 추운 날씨 였고 비도 조금씩 내리던 밤이었습니다. 아내보다 아이 걱정만 되더군요.

그 일이 있은 후 정신과 상담 받아봤습니다. 아내는 우울증 진단.

저는 아니였지만 저도 경미한 우울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한두 번 정도 한두 차례 세게 때렸던 기억이 나지만 정확하지가 않습니다.

그때마다 그러지 않겠다고 사과하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내를 또 때렸습니다. 이유는 똑같습니다. 홧김에..

나 때문에 화가 난다고, 짜증난다고, 못살겠다고 그렇게 또 다툼을 시작합니다.

때릴 테면 때려보라고 아내는 또다시 도발인지 저항인지 모를 말을 덧 붙이며 저를 자극 합니다.

 

아이가 보는 데서 주먹 쥐고 뺨을 치듯이 한번,

집에서 목을 조이고 뺨을 또 한 번 때렸습니다.

 

처음 때린 그날 그때 제 모습이 다시 살아 난 것 같았습니다.

때리면서 알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는 것을..

 

습관..버릇..

습관이 버릇이 된다고 했나요.

아내는 이제 이 모습이 버릇이라고 말합니다.

그 말에 또 화가 납니다.

횟수가 적지만 횟수가 중요하나요. 결국 때렸다는 게 문제겠죠.

 

분노 조절장애.

그래요 그렇게 말할 수 있겠죠.

 

어릴 적부터 참고 살았던 마음이 지금 이렇게 분출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사 잘하고 어른들 말 잘 들으면 착한 것이라고 알던 시절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어른들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했고,

주관 적인 생각이 없던 나는 항상 끌려다니고 주변을 살피기만 했던 어리숙한 아이였던 같습니다.

어디서 부터 거친 행동이 나오게 됐는지, 그 시작을 안다고 달라지지는 않겠죠.

 

나만 이런 것인가, 아니면 때렸기 때문에 안되는 것인가.

 

압니다. 어떻게 하면 나아질 지,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 지.

아내는 말합니다. 또 때릴까봐 무섭다고.. 이혼하고 싶다고..

 

폭력은 오랜된 일인데도 잊히기 힘든 일이죠.

그래서 무서워도 더 저항하고 소리 질렀겠죠. 그 행동에 나는 더 화가 나서 참지를 못하겠죠.

 

이렇게 조용히 혼자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뭐하는 짓인가 생각이 들때가 있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아내에게 미안함을 더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인데 내가 그렇게 만들어 주지를 못하네요.

10년 넘게 살면서 아내가 어떤 기분인지 대강 봐도 압니다.

저만 노력하면 된다고 하겠지만, 아내가 너무 지쳐있습니다.

며칠 지나면 또 조용히 지나가겠지만,

노력만 한다고,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이미 아내에게는 큰 상처, 큰 걸림돌이 겠지요.

물론 계속 살아야 겠죠. 이혼하고 싶다는 게 아닙니다.

 

시작이 잘못 된 것처럼 우리 부부사이는 무언가 항상 맴도는 것 같아요.

정말 화가 날 때는 저도 이혼을 생각합니다. 이혼 그거 뭐라고.

딸 아이는 이제 커서 11살이 되었습니다.

엄마아빠가 잘못돼서 같이 안살아도 자기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난 상관없다고, 같이 안살아도 아빠 보고싶을 때는 볼거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런 날이 와도 마음은 조금 편해지기는 하겠습니다.

부부는 그냥 같이 살고, 같이 안살고 문제로 생각하니 이혼이라는 거 마냥 어려운 것 만은 아닌 거 같습니다.

상대를 잘못 만나 이렇게 변한 것인지, 나만 변한 것인지 헷갈리기만 하네요.

다시 혼자가 돼서 살면 좀 더 좋은 사람이 될까 상상도 해봅니다.

 

노력했습니다.

오늘도 노력하려고 대화 해봤습니다.

여느 부부처럼 이라고 생각 해봤습니다.

 

상대적으로 행동하고 말한 것도 있겠지만

뭘 해도 때린 게 제일 안 좋은 거니까 결국은 제가 문제이겠죠.

때리면 안되는 거 압니다. 때려야 겠다는 생각을 잘 하지도 않습니다.

그 몇번 폭력이 결국 버릇처럼 보이는 게 더 짜증만 날 뿐입니다.

 

사람은 고쳐서 쓰는게 아니라는데 고작은 아니지만 이런 일 몇번으로

인생 망친 것처럼 듣기도 싫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 

아내는 항상 그랬듯 며칠이 되었든 내일..모레.. 조금은 풀려 있겠죠. 나쁜 기억은 그대로 갖고 있겠지만..

잘 살아보겠다고, 재미나게 살아보겠다고 말해도 소용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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