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집 근처의 탁구장에 시도때도 없이 들락날락 합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탁구장에서 푼다는 말을 하고요.

성격이 밝은 편이라, 탁구실력은 몇 년째 잘늘지않아 불평을 하면서도, 탁구동호회의 총무를 맡는 등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런저런 들은 얘기들을 종합해보면 아내는 탁구장의 남자회원들과도 잘어울려지내는 모양인데 이런 일들로 이전의 자잘한 충돌이 있긴 했지만 그냥 내버려두는 입장입니다.  전에 동호회장이란 자가 밤중에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와 동호회일로 통화하는 것을 듣고는 나중 제가 "밤 중에 전화하는 그 자가 누구냐"며 성질낸 일 등이 있었지만 주변 관리를 잘 해서인지 그럭저럭 잘 넘어오고 있는 편입니다.  

이런 아내가 언제부턴가 골프를 배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어제 모처럼 동네뒷산을 같이 등산하는 와중에 아내가 골프 얘기를 꺼내길레, 의향을 확인차 물어보니, 친구 몇 명이 이미 골프를 하고 있고, 아주 재미나는 운동이다라며 남은 인생에 즐길 거는 해보고 살고싶다는 말을 합니다.

저는 골프란 운동에 그닥 관심이 가지않아 주변 지인들이 많이 함에도 근처에도 가보지 않는 편이구요. 한 때 골프연습장 인허가 승인 관련 공무를 보는 위치에 있어 약간의 친숙한 면은 있습니다.  제 말은 골프는 부부지간 같이 하는거야 괜찮지만, 아내 혼자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골프하러 다니는 건 우리나라 정서상 남녀간 좋지못한 사건발생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골프 얘기가 나왔을 때, 제가 "골프는 추천할 만한 운동은 아니다. 남편이 같이 하면 모를까,  아직은 인식이 좋지않다.  남자들과 필드까지 가서 치는 일도 있을 꺼고, 그럴 땐 여자들은 몸만 따라가겠지.... 난 추천안 해." 대략 이렇게 말하니, 아내는 "요새 그런 실속없는 남자들도 있나..... 필드에 나가볼라고 골프하기는 해"라며 말을 줄이더군요.

제 직장 월급이 평균 급여 수준에 아내는 알바수준의 시간때우기 일자리를 나가고 있는 편으로, 이런 형편에 아내의 골프 타령이 상당히 거슬리지만, 대놓고 하지 말라는 말을 못하는 것이 가정을 지키려는 가장의 처절한 고민인 거 같습니다.

아내의 골프를 하고 싶다는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도움이 될 만한 여러분들의 의견을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