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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단절을 끝나게 만든 커피 한잔
3 소통하는자 2018.10.22 11:02:09
조회 2,490 댓글 12 신고

 아내가 갱년기로 접어들면서 감정기복이 심한 편이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일을 예민하게 반응을 하곤 한다.

중2도 이긴다는 여자의 갱년기!


 저번 토요일 아침에 아내와 커피숍에 가서 커피한잔을 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의 큰 누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내가 갑자기 섭섭했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아내가 시댁의 어떤 안좋은 이야기를 해도 맞짱구를 쳐주면서 그 땐 정말 힘들었겠다 라고 공감을 해주곤 하는데 그날따라 약 30분간 집요하게 그 때 서운했던 이야기를 계속 하기에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제 그만 하자. 서운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 혈육인데 이 정도까지만 하자. 대화주제를 돌리려고 해도 계속 이 이야기가 계속되니 나도 듣기에 너무 힘들다. 정말 미안하다."

그 순간 갑자기 아내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커피를 다 마시고 집으로 오는 중에 서로간에 대화가 어느 순간 단절이 되어 있었다.


 집으로 들어와서 나름 아내는 집안일을 한다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평소에는 열어놓는 문을 닫고 일을 하고 있었고 나는 거실에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약 2시간 정도 서로 대화가 단절된 상태에서 답답한 마음에 밖에 나가 담배를 한대 피고 들어오니 말 한마디 없던 아내가 커피 한잔을 먹으라고 타 놓은 것이 아닌가? 평소 이 시간 쯤 되면 내가 커피를 찾는 습관에 알아서 타주는 이 커피한잔을 보는 순간 남편이 미워 보였을 텐데도 불구하고 평소처럼 커피한잔을 내가 앉아있던 거실 한쪽에 타놓은 것을 보고 불현듯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마침 도서관에 가 있던 딸내미가 아내에게 전화로 몸이 아파 병원처방전을 대신 받아 달라고 한 모양이다. 오후 1시가 거의 다되어 가는 시점이라 아내는 부리나케 옷을 입고 혼자 병원으로 간다고 나갔다. 나는 잽싸게 옷을 입고 뒤따라 나서면서 아내의 손을 잡았다. 평소 우리 부부는 손을 잡고 다니기에 자연스럽게 잡은 손을 아내가 갑자기 뿌리치기 시작했다. 나는 집요하게 손을 잡으며

 "아까 서운했던것 잘 안다. 내가 정말 미안하다. 내가 모든 것을 다 들어주고 이해해 줘야 하는데 미안해!"

 " 내가 시댁이야기를 조금 심하게 한 것은 인정하겠는데 남편 말고 누구에게 하소연 할 사람이 있나요? 그럼 앞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아무에게도 못하게 되면 더 섭섭한 마음의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해요?"


 아내는 평소에 남에게 싫은 소리 제대로 못하는 정말 마음이 여리고 착한 사람이다. 언제나 자신을 먼저 희생할 줄 아는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그리고 옛날에는 자신이 서운해도 말못하고 참고 살아왔는데 요즘 갱년기에 접어들어 한 번씩 서운한 생각이 날 때마다 감정의 기복이 크지면서 나한테 하소연을 하곤 하는데 평소 잘 공감해주던 남편이 오늘따라 자신의 편이 안되어 주는 것에 서러웠던 모양이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아내의 모습에 나는 당황하면서도 미안한 생각에 계속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반복을 하고 있었다.


  나의 이런 행동에 아내는 이제 진정이 되었는지 나의 손을 꼭 쥐면서 앞으로는 항상 자신과 공감하며 자신의 편이 되어달라고 하는데 그 모습이 순박한 어린애 같아 너무 사랑스럽다. 남자들은 대화속에 누가 잘못했는지 이성으로 판단을 내리려는 성향이 있는 반면 여자들은 자신이 아무리 잘못해도 이럴수 밖에 없던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해달라고 하소연하는 성향이 강하다는 그 진리를 다시 깨닫게 한다.


 일전에 대화가 단절된 부부사이에 귤을 매개체로 부부가 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서로를 이해하면서 둘이 안고 펑펑 울었다는 감동적인 글을 본적이 있었는데 우리 부부사이에 커피한잔이 대화를 시도하게 하는 매개체가 될 줄은 몰랐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속담이 있듯이 서로의 자존심을 버리고 대화를 하도록 노력한다면 결코 두사람의 사이를 갈라놓는 일이 없을 것이다. 먼저 손을 내밀도록 노력하자. 부부는 아래 위가 없고 서로 협력하며 평생을 같이 할 동반자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사이임을 명심하자.


 오늘 아내의 행동이 비록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잘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왜 그렇게 아내가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더 부부사이는 돈독해지지 않을까? 같이 살아온지 어연 25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여자에 대해서 남자가 100%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임을 다시 느끼면서 남편으로서 조금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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