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인 저가 잠이 들었다고 착각한 아내가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주고받는 대화내용에

한 밤중에 잠을 못이루고 띵한 머리로 출근한 사연입니다.

12시 임박했을까하여 전화가 걸려왔는데, 수화기너머 목소리가 또렷이 들렸습니다.

아내가 시간타임으로 다니는 직장에 나중 들어온 신입여성인데, 나이도 50대에 들어서는 또래이고, 사는 곳도 이웃 아파트단지인지라 평소보면 그 쪽에서 아내에게 전화걸어 이런저런 직장일을 묻고 답하고, 주변일이며 대화를 자주 나누는 사이입니다.

아내도 이 여성과 대화하는 것을 무척 활기차게 하더군요. 그런데, 어젯밤 심야대의 통화내용은 좀 특이했습니다.

아내도 야행성기질이 있는 편이고, 상대여성도 그런 듯 대화는 과장하여 거의 두어 시간을 넘는 시간동안 이어지더군요.

처음엔 직장일로 이런저런 얘기들을 묻고 대답하고 하더니 가정사 문제로 발전합니다. 그리곤 취미생활 (아내는 탁구클럽에 다닙니다) 얘기가 나오고, 친구들간의 교류가 나오더니, 급기야 남녀문제로 옮겨가더니 대화의 정점을 찍는데, 자는척하면서 들려오는 대화를 듣고 있느라 애 먹었습니다. 상대여성의 목소리는 들렀다말았다하여 대략 추측이며, 그 내용들을 옮깁니다.

- 상대방(박) : 00랜드(찜질방) 주차장 ~~

- 아내(정) : 접선장소를 바꿔.. 차안에서 보면 밖이 잘 보이는 거잖아. 증권사 로 하든지......

-박 : -'혜어진 남자 애기를 한 듯..'

-정 : 인연은 돌고 돌아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몰라

-박 : 한우집이 00에 있는데 참 좋더라. 남자하고 들어갔는데 고기만 먹고 나왔다~~

-정 : 신랑친구라도 보면 어떻할라고,

       남자가 고기 사주는 목적이 있는데, 고기만 먹고 어떻게 나와

-박 : 관심이 안가서 그래

-정 : 관심이 안가는 사람과 왜 갔어, 관심이 있어야 고기먹으러 가는 거지

       넌 객지가 돼서 덜 하지만, 난 여기가 고향이라서 조심많이 된다

       난 운동을 하다보니 마음맞는 사람이 있으면 고깃집도 가고, 2차로 .... ( 소리가 작아 못들었음)

       센스있고, 유머있고, 돈 있어보이고, 무드 리더해주는 남자하고 .........

-박 : - 다른 친구 비윤리적인 얘기를 한 듯 ..(소리가 작아 못들었음)

-정 : 끼있는 친구네

-박 : -남자만나러 가자고 부추키는 듯해 보임(소리가 작아 못들었음)

-정 : 귀찮아, 귀찮다니까.

대략 기억나는 대화의 토막들입니다. 내가 여태껏 내 아내를 일부만 알고 있었는 듯 합니다.

융통없고 찔뚝질 잘하고 잘  어울려주지 못하는 편인 이런 남편하고 여태 살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있는 줄은

알아 탁구클럽에 나가는 것도 지원하다시피 했었는데 저런 대화를 심야에 자는 척하면서듣고 있자니 제자신이

한없이 불쌍해 지더군요.  무슨 불륜의 현장을 염탐한 듯한 심정이 되더군요. 제 아내가 남들과  대화가 잘되고

남의 대화벗이 잘 되어주는 편입니다.

몇 달전에 일이 잊혀지지않네요. 처제와 한 차를 타고 이동중에 뒷좌석의 처제가

"블렉박스 녹음된 소리가 지 남편 욕하는 거라서 남편이 듣고는 크게 싸웠대"이런 말에

조수석에 탄 아내는 대뜸 크게 놀라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러더니

"차안에서 한 말도 녹음 돼? 라며 무척 당황하더군요. 운전석에서 이런 아내의 순간 태도를 훔쳐보자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 차안에서 무슨 불륜이라도 저질렀나? 왜 저렇게 놀라지...'

여러모로 남편보다 똑똑한  아내를 데리고 살며 맞춰주지 못한데서 오는 불만도있을 겁니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얼마안되는 급여로 살림도 똑소리나게 잘하고, 시간제 파트 직장일을 하고 있는 아내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