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고민인지..
ssos 2015.04.09 12:08:48
결혼한 지 10년 초등 2학년 아들 하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남편은 오늘도 안들어왔네요
한달에 한두번 이렇게 술 먹고 외박하고
출근시간 정도까지 안들어옵니다.
오늘은 제가 휴가라서 보니 오전 11시에 들어왔네요.
애한테만 서로 집중하고 부부 사이에 서로 관심 없이 산지
한 3년 정도 된거 같네요
애한테는 정말 잘하는 둘도 없는 아빠입니다
허나 부부 사이는 외박을 하고 들오든 밖에서 무슨 짓을 하든
상관 안합니다 그냥 가정을 깨는게 아이에게 상처를 줄까봐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죠
경제적인 부분도 그냥 매월 생활비 동일하게 각출해서 살고..
말그대로 동거인이네요
가끔 이렇게 무의미하게 사는게 잘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하염없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손해보는거 같은 생각도 들고 그래요
아이 아빠가 밖에서 다른 여잘 만나는지 어쩌는지 별로 관심도 없고
질투도 안나요 그냥 집안의 아빠로서만 문제없이 역할을 하기만 바랄뿐
내 눈엔 나이 39에 나잇살 먹고 배 나온 아저씨일뿐.
결혼 초기엔 외박 때문에 시댁에 새벽에 전화도 하고 싸우고 했는데
이젠 그럴 필요조차 못느껴요 나만 피곤해질뿐.
제가 그냥 사랑받는 느낌 이런게 그립고 그래요
그러다가도 여기 올라오는 글들 읽으면서 난 그래도 행복한 편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그냥 아무 간섭도 없고 편하다고 생각하면 되는 거구,
돈 걱정을 하는 것도 아니구, 시댁이 괴롭히는 것도 아니구,
남편이 외박하는거 외엔 애도 잘보고 이뻐하고 놀러도 매주 데리고 다니구,
청소빨래를 제외하곤 저 바쁠 땐 아이 밥 챙겨먹이고 장도 보고
재활용 쓰레기 가져다 버리고 흠잡을건 별로 없네요.
고학력 전문직이라 돈을 못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렇게 계속 아무 일 없듯 살아가면 되는 건가요?
배부른 고민이라 닥치고 있음 되는 건지...
그래도 왠지 전 힘든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