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문제로 싸웠고, 한달째 냉전중입니다.

솔직히 싸운것이 아니라...남편과 대화중에 넘 서운한 생각이 들어 제가 마음을 다친거지요.

뭔가 진지하게 의논하는 자리였는데, 남편은 건성건성 너무 성의 없는 태도로 일관했어요.

그래서 "나 지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당신이 그러면 맘 상한다... 지금 울고싶어졌어.."하고 말했는데도

"머.. 그건 당신 맘대로 해~" 하며 얘기를 더 하려하지않았어요.

그래서 결국 울었습니다.

울다보니, 서러운 생각이 들어 펑펑 울고말았습니다.

남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여자 왜이러나. 이게 저렇게 펑펑 울일인가. 생각할만큼...

사소한 문제였지만, 이것저것 터져나오면서 좀 많이 울었습니다.

무엇때문에 싸웠는지는 사실 중요하지않습니다.

문제는 싸운 이후에 어떤 과정을 거쳐 서로 화해하느냐가 관계의 질을 결정하는것 같습니다. 

남편과 사소한 다툼 끝에 울어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에서 보통 남편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남편은...소파에 팔짱끼고 앉아서 그냥 침통하게 바라보기만합니다.

휴지한장 집어주지 않습니다.

왜 우는지조차 도저히 모르겠다는 표정입니다.

5분 정도 그렇게 울고있는 저를 보고만 있더니 아무말 없이 자리를 피해 외출하더군요.

저는 당연히 마음이 많이 상한 상태라... 남편과 말을 하고싶지않습니다.

마음이 상한 건 저인데, 남편도 저와 말을 하려고 하지않습니다.

그 이후부터 쭈욱 한달동안 냉전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부부들은 어떻게 화해를 하는지...

저는 이런 상황을 잘 못참습니다.

결혼한지 10년 가까이 되어가는데...갈등상황이 생길 때마다 결국 말을 붙이고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건 저입니다.

아이도 둘 있습니다.

아이들도 보고있는데, 냉랭하게 오래 끄는 걸 제가 견디지 못해 결국 먼저 말을 걸고 화해를 청합니다.

돌아보면 제가 더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나도 잘못한게 있지.. 하면서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는 편입니다.

남편은 미안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 자체를 잘 안합니다.

자존심이 상하는가봐요.. 그런말을 한다는게... 이해 안가는 부분입니다만...

제가 먼저 말을 붙이면 남편은 그냥.. 유야무야.. 없던일이 된듯  그렇게 넘어갔어요.

갈등상황이 생기면 늘 이런 패턴으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하지만...그게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제 마음 속에 화가 쌓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이런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있는 경우에 폭발하듯이 터져나오며 서운한 마음이 몇곱절씩 증폭되는 것 같아요.

저는 이번엔 먼저 말걸고 싶지가 않습니다.

제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왜.. 내가 항상 그래야해...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제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네요.

그랬더니 한달이 지나도 이 사람, 별로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네요.

오히려 저보다 더 쌩합니다.

서운한건 저인데...

그래서 오늘, 결국 제가 먼저 물어봤네요.

"당신은 나한테 머가 그렇게 서운해서 말을 안해?"

"서운해서 말을 안하나. 말할 필요를 못느껴서 말을 안하는거지."

"말할 필요를 못느낀다구?"

"응.. 난 이게 더 편해. 지금이 더 편하지않아?"

이러더군요. ㅠ.ㅠ

이런 남편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한 밤입니다.

그냥 체념하고 살아야할까요...?

조언 한마디씩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