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막달되면 좀 예민해 지는건지, 제가 못된건지

예정일 (3/30) 하루 전인 3월 29일 (39주 6일),

이날은 남편과 거의 첨으로 산부인과를 같이 가보려고

남편이 월차 내고 같이 오전부터 막판 집안 점검 등으로 맘이 부산했어요.

이날 3시 반까지 가야 내 담당의를 만날수 있고

유도분만을 할지 어떨지 상의해야 하는 마지막 날이었거든요.

이미 유도분만은 한번 미룬 상태였어요.

며칠 전부터 통잠을 못자고 

토막잠을 자는 저는

새벽에 일어나 운동좀 하다가 (유도분만 하기전에 애 낳으려고)

한두시간 자다가 

일어나다가를 반복하곤 했어요.

이날은 엄마가 카톡으로 오전 10:19분에 문자 (병원에 갔니?) 보냈을때 잠들어 있어서

잠에서 깨자마자 오전 11:28분에 답장 (아니, 오후에 갈라고)을 했지요. 

오전 9:48분에 알바하는 곳 대표가 전화로 귀찮게 했지만 안들려서 못 받고

굳이 전화도 안했어요. 워낙 별일 아니어도 전화하는 분이라..

오전 10:15분에 카톡을 했길래 ('네 일을 늘려줬다, 출산후 1주일 안에 복귀해라'라는 내용) 

제가 4월까진 쉬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끔하게 답장을 오후 12:46분에 하고 

남편과 점심 먹고, 설거지 하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샤워를 했지요.

그리고 3시반까지 병원에 가기 전에 뭔가 더 먹어야 될거 같았어요.

혹시라도 초음파 상으로 뭔가 문제가 잡히면

그 자리에서 잡혀서 애 낳아야 하잖아요. 금식해야 할수도 있고.. 전 공복이 제일 싫었거든요.

그리고 병원 가기 전에 남편과 꼭 할일이 몇가지 더 있었어요. 시간이 촉박하죠.

샤워 중에 1:34분에 전화가 오는 거에요. 

알바하는곳 대표인거 같아서 화가 나서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싶었어요.

임신해서 일을 안하거나 줄이겠다고 분명 말했는데도

자꾸 말을 번복하며 일을 늘려주고,

예정일이 언제인지 알면서도 저렇게 자꾸 연락해대는 

배려 없음에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당연히 안 받았는데,

제가 안 받자마자 바로 남편한테 전화가 가더군요.

아, 시어머니구나, 그때 바로 느꼈어요.

평소에도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자꾸 전화하시려는 분이라..

(예를 들어 이 동네 오이가 싸다, 너 이거 필요하니, 물어보시려고 저한테 전화하시다 제가 혹시 일하다 못받기라도 하면 1분도 고민 없이 눈길을 위험천만하게 트럭 운전중인 남편한테 전화하시는 분)

샤워하고 나와 남편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장모님이 엄마한테 전화해서, 당신이 전화해도 연락도 없다고, 걱정되어서 그랬다네. 혹시 병원 이미 갔나 하셨대"

제 핸폰을 열어보니 엄마한테 전화 온 기록이 없어요. 갑자기 거기서 제 화가 폭발.

"아, 짜증나, 내가 그동안 어른들한테 도움 받거나 뭐 해달라고 한적 있어? 나한테 뭔가를 해주려고 하지 말고, 내가 싫어하는 짓을 하지 말라달라고만 부탁했잖아. 그게 그렇게 어려워? 엄마한테 전화해서 따져야지"라고 했더니

남편이 장모님한테 왜 그러냐고, 전화하지 말라고 소리치고 (시엄니가 거짓말한거 들키니 자기도 민망했던듯)

엄마한테 전화해서 나한테 전화 온 기록이 없는데, 난 그리고 엄마한테 카톡에 답장했는데 무슨 소리냐고. 

엄마가 한숨 쉬며 대답 (아, 이 안사돈이 또 없는 말 지어냈구나, 하는 뉘앙스)

"난 전화했단 얘기 안했는데? 사돈어르신이랑 통화하다가, 문자 했는데 답장이 아직 없네요 라고는 했지."

또 시어머니의 과장/거짓말에 정말 지겨워서, 그 자리에서 엄마한테 화가 폭발했어요. 시어머니한테 그렇게 화낼순 없잖아요. 

얼마전에 본 비디오에서, 출산 앞두고 친정 엄마와 시엄니한테 거리를 좀 두라고

예전엔 이러지 않았다면서 자꾸 옛날 방식을 강요하는 그 분들이 방해가 될때가 많단 얘기에 엄청 공감했는데

출산때 남편이 좀 힘들겠지만 아무도 안 부르려고요. 

저희 둘다 장남 장녀로 평생 가족에 희생만 하고 도움받은거 진짜 없이

여태껏 가족들 뒤치닥꺼리 하다가 늘그막에 어렵게 첫 애가 생겼는데,

저희 둘만 놔두면 진짜 잘 사는데, 

항상 저희 발목만 잡으시고.. 암튼 그런 분위기에요. 

암튼 이러다가 병원에 늦어서 남편이 과속 운전해서 가까스로 담당의를 만나긴 했지요. 왜 저희 시엄니는 자꾸 자기 아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짓을 하시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