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란 거 알아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엽산과 종합영양제 잘 챙겨먹으며 반년 넘게 기다리다 만난 우리 첫 아기에요.

크리스마스 이브에 선물 같이 나타나 주수에 맞게 잘 자랐고 그 기쁨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답니다.

4일전 12주차에 다운증후군 투명대 검사하러 큰병원 갔다가 아기가 신경관 결손이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원인이 없대요. 그냥 발달 과정에서 생긴 사고래요. 허리 아래로 영구적인 장애를 가질거래요. 외형상 문제가 꽤나 진행돼서 아직 12주인데도 초음파상으로 발견이 됐네요. 의사는 일찍 발견된 경우라며 임신 중단 결정을 한다면 최대한 빨리 움직이라 하네요. 그게 말이 쉽나요. 가족들도 얼른 편히 보내주라 하는데 저도 그게 맞는 거 알지만 헤어지기가 쉽지 않아요.

어쨌든 13주가 된 오늘 임신 중단을 결정했고 2-3일후쯤 수술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네요. 의사를 포함해서 모두가 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거든요.

신랑이 8일후면 일주일 넘게 해외 출장을 가요. 저희는 외국에 살고 친정도 시댁도 친한 친구들도 모두 한국에 있어 몸조리를 어떻게 해야할 지도 모르겠어요.
신랑이 없는 동안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데 문화도 다른 곳에서 수술 전 금식하란 말이나 전하겠죠. 병원에서 몸조리 하는 법을 잘 알려줄리가 없어요.

미안하고 마음이 아파서 미치겠어요. 그래도 다음 아기를 위해서 수술 후에도 몸조리 최대한 잘하고 싶어요. 유도분만 아니고 수술로 진행이 될거래요. 혹시 이 부분에 대해 아시는 거 있으면 정보 좀 부탁드려요.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아무것도 몰라서요. 몸조리 방법 포함해서요..

예쁜 아가 품고 계신 분들 혹시나 이 글 때문에 염려 생기진 않을까 죄송스럽네요. 건강한 마음으로 임신 기간 잘 보내시고 건강한 아기 만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