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일 : 3월 20일
출산일 : 3월 29일 (41주 2일)
무통 NO. 유도 NO

예정일은 3월 20일인데 3월달이 들어서면서 부터 가진통이 계속 있었다.
애기가 조금 빨리 나오려나부다 생각하며 매일 저녁 샤워할때마다 이번이 애기 낳기 전에
마지막 샤워일까 생각하기를 20번... 예정일이 지나도 우리 애기는 소식이 없다.
가진통은 조금씩 심해지는데 진진통은 없고.. 병원에서도 41주까지는 기다려 보자고 한다.
41주에 병원 갔더니 유도 날짜 잡아주신다. 차라리 가진통이 없었다면 이렇게 더 조바심
내지는 않았을 것을.. 가진통은 있는데 예정일은 지나고.. 맘은 더 불안하기만 하고..
유도 날짜를 잡고나니 아싸리 맘이 편하다.

격주로 쉬는 신랑 쉬는 토요일.. (유도 이틀전..)
신랑 쉬는 토요일이라 신랑 있을 때 진통 오면 좋겠다고 살짝 생각해 보지만 담주면 어차피
진통이 오든 안오든 우리 애기를 만난다고 생각하니 맘이 조금은 편하다.
신랑이랑 늦게까지 낮잠을 자고 늦게까지 영화도 보고 놀고 있었다. 근데 저녁에 먹은 국밥
이 잘못됐나.. 배가 살~ 아푸더니.. 설사를 한다. 왜 이러지? 한바탕 하고 앉았더니 괜찮다.
그러고 20분 정도 뒤.. 또 설사를 한다. 두번이나? 이거 왜 이러나.. ;;
지금 생각해보니 자연 관장이었지 싶다.. 원래 출산 전에는 자연 관장 된다고 들었다.
그냥 빨리 자야겠다 싶어서 잠을 청했다..

일요일 새벽.. (유도 하루전..)
잠결에 배가 아푸다. 가진통을 오래 했던 터라 그냥 또 가진통이려니 했다. 그러고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다. 뭐가 울컥~ 한다. 근데 막달에 분비물도 많았었기 때문에 항상 이슬
인가 싶어 화장실을 갔다가 실망을 많이해서 이번에도 분비물일꺼라 확신을 하면서도
찝찝하다 싶어 화장실을 갔더니.. 피다!!! 기다리던 이슬이다!!! 새벽 4시 50분이다..
그럼 새벽에 배 아팠던게 진통이었나? 우선 배는 안 아푸지만 잠이 올리가 없다.
항상 생각했던 것이 진통은 견딜수 있을만큼 견디고 병원가자였고 초산은 5분 간격에
병원에 가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선 일어나서 밀린 설거지를 했다. 자는 신랑에게는
우선 이슬 비쳤다고 알려만 두고 자라고 했다. 설거지를 하는데 또 울컥~ 한다.
엥? 설마 양수가 터졌나?...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하고 다시 설거지.. 근데 또 울컥~
양수가 터졌구나.. 맘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양수 터지면 바로 병원가야 한다고 했는데..
설거지 후딱 마치고 보니 팬티는 다 젖어 있다. 신랑을 깨웠다. 그리고 챙겨뒀던 가방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근데 병원가는 차 안에서 진통이 5분 간격이다... 이렇게 빨리?
병원에 도착할쯔음 3분 간격이다. 헐퀴~

6시 30분 병원 도착..
나는 진통실로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누워서 태동검사하면서 주사기 꽂고 신랑은 입원수속
하러 갔다. 간호사가 이것저것 물어본다. 대답 다 하고 신랑이 왔다. 무통 할꺼냐고 물어본다.
사실 무통이 좋다 안 좋다 말이 많아서 어쩌지 어쩌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간호사 하는 말이
오늘은 주말이라서 무통이 안되고 무통 하실꺼면 낼 오전 9시에 된단다.. 결국은 안된다는
거잖아!!!!! 그래서 무통은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주말이라 안되는거였다.
간호사가 아침 식사 해야된다고 한다. 음.. 진통은 5~3분 간격이지만 진통도 참을만 하고
밥도 준다고 하니 할만하다 싶다. 아침도 신랑이랑 나눠먹고 9시가 되자 당번 과장이 와서
내진을 해본다. 근데.. 젠장~ 무진장 아푸다.. ㅡ,.ㅡ;; 이리저리 휘젖더니 양수도 터졌고
10%로 진행인데 자궁경부가 많이 부드러워져 있어서 진행이 빠를꺼 같단다. 오홀~
생각보다 안 아푼걸.. 신랑이랑 농담하며 놀았따.. 친정 집에도 너무 빨리 전화하면 깨실까봐
8시쯤 전화해서 병원왔다고 오후에나 오시라고 여유를 부려본다. ㅋㅋ

오전 10시..
진통이 2분 간격이다. 이제는 진통이 올때면 농담은 못 할 정도로 아푸다. 침대를 부여잡고
참아본다. 애기 머리가 너무 위에 있다고 앉아서 진통 올때마다 아랫배에 힘을 주란다.
그리고 금식 푯말이 붙었다. 진통실에 혼자였는데 한명 더 들어온다. 진통 올때면 난
아파죽겠는데 옆에 산모는 티비 보면서 킬킬 거린다. 왠지 밉다.. ㅠㅡㅜ 남편 굶길수가
없어서 보호자 밥 하나 시켜서 먹였지만 신랑이 밥을 먹는지 마는지 나는 정신이 없다.

오후 3시..
진행은 45%라는데 더 이상 진도가 안 나간다. 애기 머리가 안 내려온단다.
근데 제길.. 옆에 산모는 간호사 둘이서 힘주라고 몇번 하더니 (한 10분??) 애기 머리
보인다고 분만실로 옮겨간다. 분만실로 옮겨가고 또 10분쯤? 애기 울음소리 들린다.
난 왜 진행이 안되는건데.. 아파죽겠다.. 하지만 이 고통은 시작에 불과했다는거..
점심때쯤 오신 친정 부모님.. 아빠는 기다리시다 그냥 볼일보러 가시고 엄마랑 신랑만
옆에서 같이 있어 주신다. 새벽에 빨리 깨서 그런지 잠도 미친듯이 오고 진통 올때면
너무 아푸고.. 친정 엄마는 그냥 소리를 지르라는데.. 난 절대 소리 안 지를꺼라고 다짐
하고 들어왔다능!!! 시간이 너무 더디게 간다. 그래도 진통 없을 때는 얘기도 하고 웃기
도 한다..

오후 5시..
드디어 진통이 50초 간격이다. 하지만 이건.. 지옥의 고통이다. 내가 고함을 안 지를꺼라
했던가? 그런거 생각 안난다. 무진장 고함 질렀다. 간호사 둘이서 힘주라는데 나는 힘을
줄수가 없다. 배가 이렇게 아푼데 어떻게 더 힘을 주냐고!!! 계속 응가 배처럼 배가 아푸
면서 아랫배에 힘을 줘야 배가 안 아푸다는데.. 난 아니다. 아파서 힘을 줄수가 없는
통증이다. 어쩌란 말인가.. 커튼을 치고 간호사 둘이랑 힘을 주는데 커튼 밖에서 엄마랑
신랑은 내 비명소리에 발만 동동 하신다. 안 아푼 1분 동안 계속 애기 태동 소리 듣고
내진을 한다. 안 그래도 배가 아파 죽겠구만 내진을 하니 더 아푸다. 내진 하면서 마구
휘젖는 간호사 팔목을 분질러 버리고 싶다.. 진심으로.. 비명을 지르니 간호사가 이렇게
자극을 줘야 애기가 더 빨리 내려온다나.. 젠장.. 젠장.. 죽고싶다.. 아까 옆에 산모는
이렇게 진통 10분 하고 분만실 가더니.. 난 한시간이 지나도 애기 머리가 안 보인다.
죽을듯이 아푸기만 하고 정신이 아득해져 간다.. 보다 못한 간호사가 신랑을 커튼 안으로
불렀다.. 진심으로 기도했다.. 내가 이렇게 죽을듯이 아픈데.. 제발 수술하자고 말해라!!
근데 왠걸.. 우리 신랑 "다 됐데.. 조금만 더 힘내자.. 응?" 이런다. ㅠㅡㅜ 안된다고 못
하겠다고 몇번이나 고개를 저었는지 생각도 안난다. 다시 신랑 나가고 간호사가 내 뺨
을 때린다. "산모님, 정신 차리세요.. 내 목소리 들리죠? 애기 내려와야 안 아파요.."
그 외에 많은 말들을 했지만 난 하나도 안 들린다. 그냥 이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도했다.
원래 내가 다리를 잡고 힘을 반대로 주는 자세였는데 도저히 안되겠다. 그냥 침대위에
봉을 잡고 밀면서 힘줬다. 그러기를 10분.. 애기 머리가 보인다고 분만실로 간단다..
첨부터 자세가 나한테 안 맞는거였어.. ㅠㅡㅜ 젠장.. 젠장.. 첨부터 봉밀껄..

오후 6시 15분..
분만실이다. 분만대에 누웠고 간호사가 한마디 한다. "산모님,, 이제껏 아팠던거 보다는
안 아플꺼예요.. " 정말 진통제 같은 말이었다. 첨이자 마지막으로 진통하면서 위안이 됐다.
당직 과장이 올라오고 진통은 계속 된다. 마취를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겠다. 회음부
절개를 하는데 느낌이 난다. 출산 전에는 그렇게 두려웠던 회음부 절개였건만.. 두려움이고
뭐시고 빨리 해버렸으면 좋겠다. 실제로 그냥 서걱하는 느낌만 나고 하나도 안 아푸다..
진통 올때마다 힘주란다. 이제 끝이 보인다. 정말 젖먹던 힘까지 힘을 준다. 순식간에
애기 머리가 나왔다. 근데.. 머리는 작은데 몸통이 크다고 했던 우리 애기 어깨가 안 빠진다.
간호사 둘이서 내 배를 누른다. 그러고 바로 애기 몸통이 나왔다.. ㅠㅡㅜ
6시 29분 우리 공주가 그렇게 내 곁으로 왔다. 주말이라 무통도 없이 12시간 진통끝에..
그렇게 4.05Kg 54Cm 천사가 세상으로 나왔다.


좀 길어졌네요.. ㅎㅎ
지금 생각해도 너무 아찔한 진통이랍니다. 둘째는 꼭 무통 할꺼예요..
종합병원이라도 주말에 우기면 무통 해준다네요.. 담에는 일욜 진통와도 우겨서 꼭 무통
할꺼예요.. ㅠㅡㅜ 하지만 이런 진통 끝에 우리 공주 만나서 더 사랑스럽네요..
크게 태어나서 그런지 좀 많이 빨라요. 3주에 목 다 가누고 자기 맘대로 움직이고 하네요.
사람들한테 그렇게 말하면 거짓말이라 하네요.. 근데 진짜랍니다. ㅋㅋ
정말 죽을듯이 아팠었는데..
얼굴에 핏줄 몇개 터지고 눈에 실핏줄 한개 터지고 새끼손가락 한마디 만한 치질 생기고..
그런데 벌써 둘째 낳을 생각을 하네요.. 참 웃기죠?
크게 태어난 우리 딸 이뿌죠? 생후 20일에 찍은 사진이예요..
출산 앞두신 산모님들 힘내시고 꼭 순산하세요!!! 저처럼 고생하지 마시구요.. ^^
파이팅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