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주일 미친년처럼 멍때리다 울다 반복하다가 이제 정신 좀 차리고 여기에 문의글 올려요. 

지난 주에 난자 채취하고 예정대로라면 어제 이식했어야했는데..

이식도 못 해보고 허무하게 1차 시험관이 끝났어요. 

저는 올해 40이고 남편은 저보다 많이 어리긴 하지만, 정자에 문제가 좀 있어서 시험관 외에는 임신 방법이 전혀 없는 케이스에요. 

인공 수정은 고사하고 시험관, 미세 수정이 저희에게는 마지막이면서도 유일한 임신 방법이에요. 

남편 정자는 일단 활동성이 거의 없고 제대로 된 정자가 1%도 안되구요. 

저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부족하고 기초체온이 낮은 것 외에 특별히 이상 없다 했었어요. 

어차피 프로게스테론이랑 기초체온이랑 연관이 있는 거지만.. 

그런데, 막상 시험관 들어갔는데 난포가 잘 안자라더라고요. 

그래서 호르몬 최대로 때려붓고 바꿔도 보고 하면서 난포 터지기 전 마지막 날엔 

호르몬 주사랑 조기 배란 억제 주사랑 포함해서 주사를 6개나 맞았거든요. 

마지막 초음파에서 제대로 된 난포 두개만 확인하고 주말 사이에 호르몬 엄청 받은 거죠. 

그리고 며칠 뒤에 채취할 때 운 좋게 7개까지 나왔다고 했고 남편 정자도 생각보다 상태 좋다고 이야기 듣고 집에 왔어요. 

그리고 다음 날 병원에 전화했는데 7개 중에 6개를 미세 수정 시켰는데

6개가 모두 세포분열 자체도 안하고 그냥 다 죽어버렸어요. 

보통은 세포 분열하다가 도태 되는데, 

제 경우에는 아예 세포분열을 시작도 안하고 멍하니 있다가 그냥 다 죽어버렸어요. 

그래서 이식도 못해보고 실패로 끝났어요. 

난소 나이도 제 나이보다 젊지도 늙지도 않고 딱 비슷해요. 

늙은 난소 때문인지 채취 후에 꽤 아프고 통증도 오래가더라고요. 

배는 아픈데 난포는 다 죽어버리고 너무 속상한데 

그 보다 더 무섭고 속상한 건 이런 경우는 원인을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하더라고요. 

의사도 저 같이 6개 모두 전혀 세포분열하지 않고 죽은 경우는 너무너무 드물다고 당황했어요. 

정자든 난자든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그 중에 하나라도 세포 분열을 했을 텐데..

그냥 제 생각은 정자가 문제라면 그래도 그 중에 한개라도 세포 분열 했을거라고 생각해요. 

난자가 문제라 그런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데...

저 같은 케이스인데 다음 번 시험관에서는 세포분열해서 이식한 분 계신가요?

정말 갑갑하고 미칠 거 같아요. 

이유에 따라서 저희는 두번 째 시험관이 의미 없어 질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난자나 정자 공여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될 수도 있구요. 

아니면 강제로 딩크가 되는 거죠 ㅠㅠ 

남편이랑 둘이 끌어 안고 엄청 울었어요. 

서로 나 때문이다. 미안하다 그럼서요. 

그 와중에 남편은 정자 문제면 정자 기증 받아서라도 아이 갖자고 했어요. 

저는 우리 닮은 아이를 원하는 거라서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 

그래도 반은 저의 아이니까 저만 원한다면 자긴 괜찮다고 하는데 그 말 듣고 또 한참 울었어요.

혹시 우리가 시험관 2차를 준비해도 된다면

저는 코엔자임 큐텐이랑 dhea 인가 뭔가도 열심히 복용해보려고 해요. 

해볼 수 있는 건 다해봐야죠 ㅠㅠ

저같은 경우에 이식하고 임신하신 분 계신가요? 누가 아무나 있다고 답 좀 해주세요. 

지금 상황이 너무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