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주말 신랑 생일, 원래는 금욜 저녁 퇴근하고 바로 친정 가기로했는데 도착하면 12시 정도 될거같아 그냥 다음날 오라고 하시길래 신랑 퇴근시간에 알려줬네요.

그랬더니 아주버님하고 도련님 집에 먹을거 사서 오신다고.. 술먹겠다는 얘기거든요. 다들 평소에도 술 좋아해서 많이 먹고 난동부린거 몇번 본터라 솔직히 좀 싫었는데..

조금만 먹겠다고 평소보다 적은 양을 사오셨더라구요. 뭐 다 좋은데 당장 내일 가야되는데 신랑이 엄청 먹더라구요.

평소 회식엔 소주 한병만 먹는데(두병정도가 한계치), 그날은 뭐 ㅡㅡ 제가 말해도 들어먹지도 않았고 도련님한테 이상한걸로 트집잡더니 자존심만 남아서 헛소리 짓걸이며 집안에 있던 술을 다 먹었어요. 같이요.

입장이 바뀌었더라구요, 평소같음 아주버님과 도련님이 신랑한테 권하는데 이번엔 자기가 안마시냐고 소리소리.. 육두문자 써가면서 ㅡㅡ.. 욕도 안하던 양반이..

도련님보고 나중엔 너 ㅈ되고 싶냐, ㅅㅂ 니가 그렇게 잘났냐 그러더라구요, 도련님 암말도 안했는데 지가 지랄. 제가 계속 옆에서 그만하라고 몇번을 말했는지..

나중엔 화가나서 도련님 아무말도 안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왜 자꾸 헛소리냐 좀 작작해라 그랬더니 신랑이 저랑 말리던 도련님까지 밀치면서 둘다 꺼지라네요 ㅋㅋ 나참

안방문 잠구고 자려고해도 거실에서 언성높이며 얘기하는데 잘수가 있나 ㅡㅡ 애기도 시끄러워 잠을 못자는데..

그래서 열어봤더니 바닥에 토를 해놓고 술먹고 있더라구요 ㅡㅡ.. 하.. 화가나서 밖에 나갔어요.

그리고 속풀거리좀 사서 들어왔죠. 그 새벽에.. 눈물이 왈칵..

컨디* 마시라니까 풀린눈으로 뭐? 이럼서 쳐다보길래 까서 줬어요. 먹자마자 토하고 자기가 토한거 밟고 앞으로 넘어지고.. 아이고 진상;;

괜찮냐 다친거아니냐 물어보니 괜찮데요. 그래서 도련님하고 걸레로 같이 닦고 있었는데 그새 넘어진 그자세로 자데요 ㅡㅡ

도련님도 엄청 많이 먹어서 취하긴했는데 정신 붙잡으려고 애쓰다가 결국 옆에 쓰러짐..

하이고 제일 얌전한건 전에 술먹고 난동 지대로 부린 아주버님이었고 집안은 난장판..

그날 두시간밖에 못잤네요. 다 치우고 설거지도하고.. 도련님 화장실인줄알고 세탁실, 것도 하필 애기 옷에 실례.. 집에 개도 있어서 개 배설물도 치우고 애기 수유도 해주고 아침 밝자마자 세탁기 돌려주고..

결국 약속 잡아 친정부모님 스케줄 바꿨는데 신랑앰에 못갔네요. 숙취가 워낙 긴 사람이라.

미안하다고 말로만. 집안일 자기가 다 하겠다고 말만. 그래서 해준적이 얼마나되고 얼마나 해줬다고..

몸살 날 지경인데 어제 저녁거리 사서가냐고 묻더라구요. 오면 8시인데 오징어볶음하게 오징어 어떠냐고 묻데요 ㅋㅋ 지가 할게 아니라 제가 해야되는거에요 ㅋㅋㅋ

아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진상부렸네요. 신랑 말투가 집에 맛있는게 없는데 뭘 기대하나라는 말투였고 와서 그 요리해달라는 자체가 배려심 없는거 아닌가요.

막 뭐라고하니 지도 화났다고 전화끊고 문자로 저녁 먹고 들어갈테니 혼자먹어 이지랄 ㅡㅡ

문자로 쏘아붙이니 내가 나쁜놈이지 뭐 �� 하나 보내고.. 하 진짜 ㅋㅋ

나한테 미안한 사람 맞는지 의심. 집안일은 온통 나한테 맡기고. 설거지거리도 물 제대로 안축여주면서 밥그릇에 뭐 뭍었다고 지랄지랄..

밖에 별로 못나가고 꾸미지도 못하고 뱃살쳐져 가슴쳐져 못생겨버린 얼굴까지 우울해죽겠는데 개고 신랑이고 말도 안듣고 애기는 보채고..

집 나가고 싶네요 진짜.

어디 하소연할때가 없어 여기에 했어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