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재회상담관련 글들을 읽다보다 바닐라로맨스님의 글을 접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글들을 읽어보면 다들 훈계같은 느낌이었는데 바닐라로맨스님의 글들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것 같아 더 눈길이 가더라고요. 다만, 사실 저는 이미 몇군데 재회상담을 받아본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처음에는 소액이었는데 계속 수백만원짜리 이벤트로 유도를하며 이벤트를 하면 남자친구의 마음이 돌아올것이라하고, 사실 인터넷에서 재회부적을 사본적도 있고요... 그런데 바로님께서는 이별 수용을 강조하시는데... 상대의 마음을 되돌리는 어떤 심리적 행동을 하지 않아도 정말 이별 수용만으로 재회가 가능할까요? - J양 

일단 무조건 내말이 맞다고 할 수는 없을거다. 수백만원짜리 이벤트를 통해 재회를 할 수도 있고, 재회부적의 영험함으로 재회를 할 수도 있을거다. 각자 자신만의 논리가 있겠지만... 일단 가능성은 있겠지만 나는 "~게 하면 상대방의 마음을 돌릴수 있어요!"라는 말을 애초에 불가능이라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싫다는데 따라다니는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가 수백만원짜리 이벤트를 한다고 갑자기 뿅! 하고 그 사람이 좋아 지겠는가? 그리고 생각해봐라 남자친구와 연애를 시작했었던 그 순간을, 남자친구가 J양에게 어떤 심리적인 수작을 부려서, 금단의 주문이라도 걸어서 J양이 남자친구를 좋아하게 되었는가? 

거의 대부분의 연애는 남남에서 지인으로 그리고 연인으로 자연스럽게 관계의 이동을 하지 결코 남남에서 곧장 연인으로 골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혹을 하여 한쪽이 끌려오는 방식이 아닌 서로 어느정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양쪽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방식으로 연인이 되곤한다. 

분명 이벤트, 이런 저런 심리적 트릭등이 재회를 하는데에 어떤 영향을 줄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이 틀렸다고 말하는 가장 큰이유는 우리는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것에 불편함을 느낀다는 거다. 가만히 생각해봐라. 한번쯤은 분명 외모와 성격은 마음에 드는데 이상하게 경계를 하게 되는 남자들이 있다. 이유가 뭘까? 

바로, 상대의 눈에서 "당신을 꼬시고 싶어! 그리고 그 이후엔... 흐흐흐"라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FBI협상전문가인 크리스보스는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안도감과 통제감을 꼽았다. 상대 입장에서 불편하지 않고, 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길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줘야 상대는 경계를 허물고 대화를 할 것이라는거다. 

사실 이벤트나 심리적 이론으로 상대의 마음을 돌려준다는 말은 재회상담을 원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매우 구미가 당기는 말이다. 이별로 힘든 입장에서야 하루라도 빨리 상대의 마음을 돌려 다시 사랑이 넘치는 연애생활로 돌아가고 싶을것이고 거액을 쓰더라도 한방에 되돌리고 싶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반대 입장에서 이런 생각을 해본적은 있나? "당신이 상대방에게 헤어지자고 했는데 상대방이 당신의 마음을 되돌리겠다고 수백만원짜리 이벤트업체를 동원하고, 당신이 다른 이성을 못만나고 당신에게 되돌아오는 부적을 구매한다고 생각해봐라. 당신의 감정은 어떻겠는가?" 이별의 수용으로 시작하는 나의 재회방식의 포인트는 상대방의 마음을 바꾸는데 있지 않다. 

오로지 이별에 아파하는 당신의 마음을 추스리고 상대앞에서 죄인이 아닌 당당한 지인의 모습으로 다가가는데에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이 헤어지자고 하는데 수백만원 들여서 이벤트를 하고 심리이론을 배워서 당신의 마음을 바꾸려는 사람과 일단 이별을 수용하고 지인으로써 당신과 대화를 하려는 사람, 둘중에 당신이라면 누구와 대화하고 싶을까? 

아들러심리학 열풍의 핵인 '미움받을 용기'에서 철학자는 청년에게 이렇게 말한다. "남을 조종하기 위해 나의 말과 행동을 바꾸는건 잘못된 일이다. 내가 말과 행동을 바꾸면 대게 상대도 말과 행동을 바꾸지만 그렇다해도 상대를 조종하기 위해 말과 행동을 바꾸는건 잘못된 일이다." 

처음 재회상담을 하며 자꾸만 "남자친구의 심리는 뭘까요?", "남자친구가 이러면 어쩌죠?", "만나서 어떡해야할까요?"라고 불안해하며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첫마디는 "디테일은 필요없어요, 이별을 수용하고 지인으로 다가간다면 분명 상대는 본인을 밀어내지 않을거에요."다. 

물론 사람들은 답답해하고 불안해하지만 막상 내말의 절반이라도 이해하고 이별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 경우에는 대부분 "너 갑자기 성숙한 느낌이야", "사실 나도 니가 좋긴한데... 아직 잘모르겠어", "왜 이제와서 이렇게 잘해주는건데?"라는 식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 마련이다. 

재회상담을 원한다면 그 포인트를 상대가 아닌 당신 자신에게 둔 상담을 하길 바란다. J양이 남자친구의 금단의 유혹주문에 홀려서 연애를 시작하지 않은것처럼 남자친구도 어떤 금단의 재회주문에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