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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스마트폰 볼까? 말까?
11  바닐라로맨스 2018.06.26 19:56:15
조회 796 댓글 6 신고

"세상에는 가능하다면 모르는 편이 더 좋은 일도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그 정도뿐이야." 

"하지만 알고 있건 모르고 있건 어차피 결과는 똑같아. 늦게 오느냐 빨리 오느냐, 갑자기 닥치느냐 그러지 않느냐, 노크 소리가 크냐 작냐, 그 정도 차이밖에 없어."

- 기사단장 죽이기 p.376 무라카미 하루키

 

 


연인의 스마트폰에 대해서 당신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찔릴게 없으면 공유를 해도 상관이 없다? 아니면 서로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하기때문에 절대로 봐서는 안된다? 

 

나의 경우에는 20대 초반에는 열렬한 찔릴게 없으면 공유해라파였다가 27살쯤? 부터 서로의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한다파였다가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지금은 공유를 하든 공유를 하지 않든 각자의 취향이지만 난 공유 안한다파에 정착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지금 공유를 하든 공유를 하지 않든 각자의 취향이지만 난 공유를 안한다파에 정착한 이유에는 몇가지가 있는데 일단, 상대의 스마트폰을 본다고해서 결과가 달라지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의 스마트폰을 열심히 사찰한다고 상대가 나아닌 다른 사람에게 향하는 마음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을까? 오히려 잦은 사찰로 트러블이 발생하고 나만 종일 불안할 뿐이다.

 

연인의 스마트폰을 본다는건 주식에 소액을 투자해놓고 매일 확인해보는것과 비슷하다. 상승장이라고 해서 안심이 되는게 아니라 계속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계속 확인하게 되고 그러다 하락장으로 돌아서면 언제까지 내려갈까 불안해서 계속 보게된다. 문제는 전문 주식 트레이더가 될게 아니라면 소액을 투자해놓고 계속 주식동향을 살피는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거다.

 

연애도 그렇지 않은가? 혹시... 하는 마음에 연인의 스마트폰을 보았다가 별게 없으면 뛸듯이 기쁘고 연인에 대한 신뢰도가 쑥쑥 자라나나? 많은경우 "아... 별거 없네...?"라며 다음을 기약하게 되기 마련이고 그러다 뭔가 건수가 잡히면 이걸 대놓고 이야길 해야할지... 좀 더 기다려야할지... 머리를 쥐어뜯기 마련이다. 

 

일어날 일은 결국 일어나게 되어있다. 내가 상대의 스마트폰을 매번 사찰을 하든, 하지 않든 상대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기운다면 그건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가 없는거다. 

 

"그래도 모르고 당하는것보다는 이게 낫잖아요!"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글쎄다... 물론 상대의 스마트폰을 확인해서 확실한 물증을 잡으면 내가 적발했다는 묘한 성취감과 시원함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한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랑을 속삭였던 것들을 적나라하게 본다는게... 마냥 시원하기만할까...? 

 

무엇보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건, 내가 그 상황을 적나라하게 목격하면 나는 그 것을 평생 머릿속에 간직하며 살아야한다는거다. 처음에야 상대에게 정을 뗄 수 있는 계기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불쾌한 기억을 생생히 머릿속에 기억해야한다는건 생각보다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상대의 스마트폰을 보나 안보나 결과가 똑같다면 굳이 그것을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머릿속에 짐짝을 늘리느니 적당히 "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갔구나...?"정도로 마무리 하는편이 좀 더 낫지 않을까? 물론 어디까지나 나의 취향일 뿐이다. 영화도 누군가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고어물을 좋아하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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