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마이 마니아

러브 마니아 리스트
‥잡지사 에디터‥에세이, 단편소설 작가‥네이버 POST《30일간의 나와 연애》연재‥다음 BRUNCH《Elegant Life》매거진 연재(https://brunch.co.kr/magazine/elegantlife) 2015 F/W 은상
마니아 컬럼(러브) 즐겨찾기
당신은 여자를 데려다주는 남자인가요?
6  miyaromance 2015.10.25 22:28:11
조회 7,973 댓글 5 신고

 

 

§

 

prologue for girlfriend

 

나는 당신이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집으로 가는 어두운 골목에서 수없이 뒤를 보는 것을 안다. 전화를 하는 척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거짓 대화를 하는 것도 안다. 그러다 사람이 보이면 그 뒤를 열심히 쫒아가는 것도 안다. 남자친구에게 잘보이려고 입었던 짧은 치마와 구두로 종종 걸음을 걸으며 잔뜩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도착한다는 걸. 안다. 그도. 알아줬으면..하는 것도 안다

 

§

‥  그럼 나도 기분 좋지 않아요. 네.

9시 10분. ​나는 그가 나를 데려다 주길 원했다.

두가지 이유였다.

첫째. 나를 보호해주고 싶고, 나와 더 함께 있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을 받고 싶었다.

둘째. 뉴스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무서운 사건들 때문에 늦게 집에 가는 것이 무서웠다.

(내가 심하게 겁이 많긴 하지만, 정말 우리 집 근처는 어둡고 인적이 드물어 겁이 났다.)

​연애 초기, 그가 나를 차로 몇번 태워다 줬다.

하지만 차가 없이 데이트를 하고 헤어질 때면 연애 초기에도 절대로 집에 데려다 주지 않았다.

사귄지 일주일 정도 되던 날, 서운하다 말하는 내게 그가 말했다.

"그럼, 오빤 너 데려다 주고 집에 어떻게 와?

택시타고?

아니면 찜질방에서 자?

그럼 너가 기분이 좋니?"

‥ 그토록 바라던 것, 사랑

우리가 이별하던 어느 추운 겨울.

그는 도망치는 나를 쫓아 그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우리 집 앞까지 나를. 데려다줬다.  ​

나는 둘째. 이유보다

 첫째. 이유로-

그와

헤어졌다.

‥ 늘 집 앞에서 날 기다리던 남자

새로운 남자는 매일 우리 집 앞으로 찾아왔다.

새벽까지 일하고도 어느새 우리 집 앞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는 것이다.

데이트를 하고 나를 매번 데려다 줬고 겨우 막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

꾸벅꾸벅 졸았다(그는 지하철 멀미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나보다 더 빨리 샤워를 하고

내가 ​샤워하고 머리를 말리는 시간에 맞춰 전화했다.

여느 때와 같이 데이트가 끝나고 헤어지던 날

난 그를 올려다보고 말했다.

"자기 집이 더 가깝잖아. 오늘은 안데려다줘도 돼.

멀미 때문이라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라는 거 알아.

여름이라 사람도 많고.. 그리고 자기도 피곤하잖아. 얼른 가."

그럼 그는 웃다가

"혼자 가다가 서운해 할거잖아. 데려다 줄 수있어. 같이 가."

하고 내 손을 잡고 우리 집까지 왔다.  

‥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

어느 한번 그는 나를 데려다 준 것에 대해서 고마워하라고 말한 적도- 표현한 적도 없다.

어느 한번 그는 자신이 데이트 비용을 더 많이 쓰니 고마워하라고 말한 적도- 표현한 적도 없다.

그는 내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알려줬다.

데이트 후에 헤어지고 싶지 않지만, 왠지 또 그를 집 앞까지 데려가고 싶지만

이제 더 이상 그를 데려갈 수 없을 것같다.

미안하고, 늘 너무 고맙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래도..

그는 매번 집 앞에 와- 있다.

§

 

 

epilogue for boyfriend

 

여자친구와 늦게까지 있고 싶다면, 그녀가 집에 홀로 들어가며 얼마나 무서워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여자친구 버릇 어떻게 들일지 머리로 계산하지 말고, 마음으로 사랑하자. 당신을 사랑하는 여자는 당신의 등꼴을 빼먹을 정도로 사악하지 않다. 조건없이 주는 사랑은 작은 행동에서부터 시작된다.

 

 

§

 

 

예고편 : 스킨십과 사랑, 사랑과 스킨십 

 

7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마니아 혜택/신청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