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사랑에 가장 어울리는 단어는 뭘까? 내가 맞춰보면(어차피 내가 맞춰야 하지만;) 그건 '희생'이나 '인내'같은 단어일 것이다. 숭고하고 진정한 사랑의 완성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인내하고, 희생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끙끙 앓다가- 새벽까지 뜬눈으로 밤을 새우거나, 한숨만 자꾸 쉬거나, 친구에게 위로를 강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강작가는 늘 연애에 있어 자기 자신, 본디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토대를 이뤄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려는 행위가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것을 방해한다면. 그것도 크게.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나는 그의 부모인가?'

'나는 수녀나 목사님이 될 가능성이 있는가?'

아쉽게도?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물어야 할 것이다.

'그와 사랑하며 얽힌 어떤 문제가 본래 나로서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가?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없는가?'

나는 그에게 장문의 메세지를 보낸다. 이것은 저번에도 보냈던 내용이었던 것을 알아챈다. 즉 이 문제는 여러번 거론되었던 것이다. 새벽 4시까지 뜬눈으로 보낸 나는 비몽사몽한 정신을 가다듬었다. 내가 오바를 해서 생각하든 안하든, 내 스스로가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다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만, 더 이상 나를 괴롭히는 것이 싫었다. 어쩌면 문제가 풀리지 않아 내가 홀로가 된다고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그리고 그에게 띄엄띄엄, '우리 사이 시간을 갖자' 텀이 긴 문자를 보낸다. 내 장문의 메세지에 내 불만사항들이 빼곡히 적혀있기에 이미 그는 나의 요구사항을 알았으리라.

사랑을 하는데 희생이 필요하지 않다고 우기는 것이 아니다.

본인을 헤칠 정도로 마음이 병들어 있으면서도- 사랑을 잃어버릴까봐 희생해야겠다고 마음을 닫아버리는 사람들에게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당신이 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그에게 당신의 마음이 잘 전달되지 않았을 수 있고, 전달이 되었더라도 그의 노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고, 그가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사랑 앞에 희생이 강요되어선 안된다고 여긴다.

writer.강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