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칼럼 #23. 1년이 넘고, 2년이 넘은- 지금의 우리.

우리의 첫 영화였다. 나는 영화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심지어 타이틀도 잊었다. 내 머릿 속에 오직 생각나는 것은 나를 자꾸만 쳐다보는 그의 얼굴이었고, 땀이 나도록 내 손을 꼭 잡고 있었던 그의 손이었다.

우리의 첫 데이트였다. 북적이는 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시켜준 칵테일이 쓰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것은 나만 바라보고 바보같이 웃고 있는 그의 얼굴과 .. 그 앞에서 웃고 있던 내 모습이었다.

2년이 흐른 뒤, 나는 자꾸 우리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첫 눈빛이 마주쳤던 때, 그 설레던 순간을 나는 그와 종종 이야기 했다. 우리 사랑의 형태는 바뀐 것같았다. 여전히 영화관에서는 손을 꼭 잡았지만, 영화에 더 집중하게 됬고- 식사를 할 때도 그는 아무렇지 않게 주의를 의식했다. 오직 나에게만 향했던 그 순간들은 이제 아주 가끔씩. 가끔씩. 만나게 되었다.

어제 우린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레스토랑이 예쁜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인지, 우리 주변에 예쁜 여자들이 잔뜩 있었다. 그가 자꾸 옆 테이블을 봤다. 나는 신경이 쓰였다. 아주 유치하게도 바지를 입고 온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또 그에게 우리의 첫 만남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우리가 그곳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쳤어도 사랑하게 됬을까?하고 물었다. 그는 이래서 이래서 그는 결국 나와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가 출장을 끝내고 다시 돌아갔다. 나는 아주 미세한 파동처럼 그의 행동이 서운했다. 변한 사랑의 형태를 받아들이기 싫은듯한 마음이었다. 그가 또 내 곁에서 떨어졌다는 서러움과 우리의 변한 사랑의 형태를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전화가 없었다. 그가 주고간 꽃다발 앞에서 내게 전화해달라고 속삭였다.

신기하게도 전화가 왔다. 나는 아기처럼 그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 그는 여자를 본 것이 아니라 여자가 들고 있는 카메라를 봤다는 것이었다. 친구가 가지고 있는 것과 같아서 생각이 났다는 거였다. 나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정말 그런 사람이고, 의심하고 싶지도 않았다. 우린 사랑이 식은게 아니라- 사랑의 형태가 바뀐 것 뿐-이니까.

나는 여전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길 바라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꿈을 이루길 바라고, 그가 원하는 삶을 살길 바라고, 그가 선택한 것들을 존중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그를 내 욕심에 가둬두면 안된다. 나 또한 그가 나를 가둬두지 않았으면 하는 것처럼.

설레임이 사라졌다고 우울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그보다 나는 이제 그와 더 솔직해지고 편해지면서 서로를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서로를 더 배려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서로를 더 깊게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랑은 단지 '지루하다'라는 감정으로 끝내는 게임이 아니다. 그걸 충분히 알 나이이기에. 그 어떤 파동에도 감정을 크게 앞세우지 않기로 했다.

writer.miya romance(1006cho@naver.com)

오늘은 저희 잡지사에서 4월 원고를 마감했습니다 =) 짝짝짝

잡지 카테고리 특성 상, 제 이런 감성가득한 문체를 녹이기 쉽지 않은데

매번 틈을 노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ㅎㅎ

나중에 보여드릴 수 있는 때가 있으면 좋겠네요.

위플래쉬라는 영화를 보면서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되었습니다.

제 꿈에 몰입해보고 싶은 욕구도 불끈불끈해지더군요.

여러분은 어떤 꿈을 가지고 계세요?

꿈은 이뤄야 제맛이니- 오늘부턴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보세요.

우주의 소중한 미물인 우리는 수천만년의 아주 작은 시간을 살잖아요.

우리가 원하는 것 해보면서 내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최고 아니겠어요?

앗 뒷글이 너무 길었습니다.

빠르게 퇴근하겠습니다. =) 잘 주무시거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